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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을 다루는 젊은 기자와 작가들에게

"당신의 전문분야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이 세상을 바꾼다


인용가치 없는 진중권의 멘트

새해 벽두부터 조선닷컴에 실크세대 연재 칼럼을 쓰는 과정에서, 진중권이라는 인물이 등장해버렸습니다. 이는 뉴스한국에서 정확히 보도했듯이, 88만원세대론의 우석훈 박사와의 토론하는 글에서, 우박사가 386세대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다보니, 이에 대해 386세대는 무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사례로 진중권을 제시하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저의 논리는 <디워>와 <미네르바> 건은 SF영화, 미국대중문화시장, 컴퓨터그래픽, 경제, 법률, 인터넷 정책 등 고도의 전문분야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진중권이 과연 이 여섯 가지 분야에서 단 한 가지라도 전문성을 확보했냐는 겁니다.

물론 전문성이 없이도 보편적 차원에서 의견을 밝힐 수야 있습니다. 그러나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을 당시에는 일단 전문가들이 최소한의 팩트는 정리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논쟁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진중권은 늘 사건 초기에 전문성없이 여론을 선동하고 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이유가 바로 386패거리들의 힘이라는 겁니다.

저의 글에 대해 기사를 다룰 때, 진중권의 의견을 함께 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진중권이 코멘트를 했을 때라 가능합니다. 즉 진중권이 여섯 가지 분야의 전문성이 있다는 걸 입증하거나, 아니면 <디워>와 <미네르바> 건은 전문성 없이도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논쟁이 생산적으로 발전합니다.

그러나 진중권이 어떻게 했습니까? 아무런 근거없이 그냥 인신공격으로만 일관했고, 몇몇 매체의 기자들이 이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제가 기분 나쁘다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진중권 현상에 대해서는 이미 <디워> 때부터 빅뉴스에서 여러 차례 다루었고, 조만간 창간할 주간 매체비평지 ‘미디어워치’에서는 언론개혁의 관점에서 진중권 현상을 다룰 겁니다. 즉 진중권을 다루는 태도가 바로 한국 언론의 수준을 나타낸다는 겁니다.

젊은 진보세력의 앞길을 막고 있는 진중권

저는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의 젊은 세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우파 진영에서는 사실 상 386세대의 힘이 미약합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미디어협회, 미디어발전국민연합에는 상당수의 젊은 세대가 참여하고, 실제로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인터넷미디어협회의 정책위원장,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72년생의 전경웅 사무국장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감사로는 79년생 기업가도 참여합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 조직인 실크로드CEO포럼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진중권의 영역인 진보좌파 진영은 제 기억에 벌써 10년째 진중권 등 낡은 386들이 권력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인재가 없나요? 실명을 거론하지 않겠지만, 대중문화, 인터넷 등등에서 수많은 젊은 인재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발언의 기회가 없습니다. 사안만 터졌다 하면 실력없는 비전문가 진중권 등이 언로를 독점하기 때문이지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진보좌파 진영의 젊은 기자들과 방송작가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최소한 기자라면 그리고 작가라면, 보다 실력있는 전문가들을 찾아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은 취재원에 대한 예의이자, 독자에 대한 예의입니다. 방송에 많이 출연하고 인터넷에 댓글을 많이 썼다고, 손쉽게 진중권의 멘트만 따주고 있기 때문에 젊은 전문가들이 성장할 길이 막히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진중권의 태도에 대해서 매우 실망했습니다. 자기가 더 유명하니까 자기를 비판하는 건 열등감의 발로라는 태도, 이것 정확히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논리입니다. 그 출세라는 것도 오직 방송에 많이 출연했다는 것 정도입니다. 또한 평생 남을 밟으면서 커온 게 바로 진중권의 행적입니다. 자기가 남을 비판하면 정의이고 남이 자기를 비판하면 열등감? 대체 이게 정상적인 한국어입니까?

단호히 이야기하지만 방송이든 신문이든 이에 노출되는 것을 출세와 유명세라 자화자찬하는 인물은 절대 받아주면 안 됩니다. 언론은 전문가의 식견을 독자에게 전달해주는 의무가 있는 것이지, 특정인의 출세의 도구로 이용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비싼 유학비 들여 남들 다 따오는 박사학위도 실패하고, 나이 50줄에 자기 전공도 아닌 분야에서 시간강사나 하며, 언제 방송이 불러줄까 기웃거리는 수준의 인물에 대해서 제가 열등감을 가질 이유가 뭡니까? 그렇다고 다른 시간강사들처럼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기 분야에 대한 연구라도 집중하고 있습니까? 자기 분야 공부는 접어두고 방송사 주위만 맴도는 사람에게 열등감을 느낄 거라 주장하는 그 사람이야말로 제 정신이 아닌 거지요. 꾸준히 자기 기사 쓰고 방송대본을 작성하는 젊은 기자와 작가들이 훨씬 더 뛰어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젊은 세대의 비판을 막아내려 안간힘을 쓰는 진중권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대체 이렇게 해서 지켜내야 하는 것이 진중권이 자랑하는 유명세라면 저는 이를 취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저에 대해 무명의 논객이라도 진지하게 비판한다면 언제라도 응하겠습니다. 실제로 저는 그렇게 해왔습니다. 이것이 권력에 찌든 386세대 진중권과 젊은 세대의 근본적인 차이입니다.

이 역시 제가 기분 나쁘다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야 이미 우파 진영에 옮겨왔기 때문에 진중권이 무슨 말을 하든 저의 활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진중권 정도하고는 같이 막말하고 내쳐도 상관없습니다.

댓글 수준으로 전락하는 한국언론

그러나 진보좌파 진영에서도 진중권의 실력부족에 대해 비판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도 많습니다. 이른바 실력으로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진중권은 “나에 대한 열등감이다”이렇게 비판의 목소리를 막아버립니다. 솔직히 나이에 비해 언론 영역에서 진중권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이루었다 생각하는 저에게조차 이런다면, 무명의 진보좌파 젊은 세대들이 진중권의 권력에 얼마나 치이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점은 바로 언로입니다. 보다 실력있는 젊은 세대가 윗 세대를 교체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이를 막아내는 것도 자연의 섭리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386패거리들의 힘으로 억압하고, 자기를 비판하는 자를 열등감에 빠져있다고 모략하는 것은 수구기득권 세력도 하지 않는 일입니다. 이런 사람을 젊은 기자들이 띄워주고 있으니, 젊은 세대 조직의 책임자로서 통탄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겁니다.

저는 젊은 기자들과 작가들에게 이렇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진중권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클릭수나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 칩시다. 언론의 생리 상 이 부분까지 무시하라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인용을 하더라도 반드시 비판적 시각을 곁들이십시오. 남을 비판할 때 논점을 이탈하고, 인신공격을 퍼붓는 경우라면, 최소한 한줄이라도 진중권을 비판하는 코멘트를 첨가하십시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대안과 정책을 제시할 능력이 안 되는 진중권의 멘트보다는 새로운 젊은 전문가들을 찾아 나서십시오. 진중권은 이미 여러 차례, 걸쳐서 “아랫 세대는 독서량이 부족해 미래가 없다”며 조롱하고 있습니다. 그 아랫 세대는 좌파와 우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진중권보다 나이가 적은 젊은 세대입니다. 이런 조롱을 받으면서도 자각하지 못하고 진중권이 불러주는 대로 기사를 쓰고 방송에 섭외한다면, 영원히 386세대의 노예로 살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진중권에게 “당신의 전문분야가 무엇인가” 물어봅시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가 창간하는 매체비평지에서 꾸준히 진중권과 한국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입니다. 또한 조만간 구성될 좌우매체를 망라한 젊은 기자들이 참여할 소통포럼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겠습니다. 한국 언론이 댓글 수준의 취급을 받는 이유는 댓글 수준의 멘트를 하는 인물을 인용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한국 언론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최소한 댓글보다는 깊이있는 전문가적 식견을 언론에서 보여주는 길밖에 없습니다. 하루하루 클릭수와 판매부수 늘이기에 바쁘더라도 장기적 안목으로, 하나하나 바꿔나가야 합니다.

제가 포털과 무려 4년에 걸쳐 싸우고 있고, 지하철 무료신문을 고소고발하고 있는 것은 모두 언론을 제 자리에 놓기 위해서입니다. 말이 나와 정리하자면 포털과 4년을 싸우면서 3개의 입법을 상정했고, 거의 모든 인터넷 정책 과정에 참여했고, 포털 관련 책도 한 권 냈습니다. 수천장에 달하는 소송 법률 자료도 달달 외울 정도입니다. 최소한 이 정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인터넷 정책 논의에 발언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전문성이란 진중권도 실패한 박사 학위 이런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와 진지한 태도입니다.

이 글에 대해서는 진중권은 물론 어떤 네티즌들이 비난해도 개의치 않습니다. 단지 함께 한국 언론을 살려나가야 할 젊은 기자들만 제 뜻을 이해해주면 됩니다.

앞으로 진중권을 취재하든 섭외할 때, 반드시 이 질문을 하십시오. “당신의 전문분야는 무엇입니다?” 이 질문 하나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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