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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발연은 좌파와의 대화에 최선을 다한다"

김창룡 교수의 미발연에 대한 우려의 글에 답한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이하 미발연)의 출범에 대해 인제대 김창룡 교수가 우려와 기대를 표명하는 글을 미디어오늘에 기고했다. 미발연이 폭넓은 소통로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김창룡 교수의 관심에 감사드린다. 딱히 반론이라기 보다는 미발연이 김창룡 교수가 우려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글이라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김창룡 교수는 미발연이 사회를 이념적으로 분열, 혼란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어떤 시민단체도 사회를 이념적으로 분열, 혼란시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분열보다는 통합과 상생을 추구해야한다는 명제는 한국같은 사회에서 당위성을 갖는다.

스스로 ‘보수중도 언론연합단체’라고 지칭하며 ‘좌파 매체의 핵심 브레인 역할하는 미디어 오늘’ ‘진보좌파언론단체’ 등의 표현으로 보수와 좌파 등 이념적 지형을 나누고 있다. 추상적인 이념의 잣대로 ‘좌파, 우파, 진보, 보수’등으로 편가르기를 시도할 때 끊임없는 소모적인 논란으로 사회의 안정보다 혼란을 더 초래한 역사의 경험이 있다. 이런 경우 시민단체가 추구하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부각되며 정책대안 제시는 무의미해진다."

미발연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바로 추상적인 좌우대립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적 사안을 중심으로 논의하자는 것이다. 미발연이 출범과 함께 13대 정책과제를 발표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추상적 좌우갈등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서로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여, 이를 공론장에 놓고 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서로 구체적 대안만 제시할 수 있다면, 오히려 이념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은 대화와 소통에 득이 될 수 있다. 미발연이 제시한 13대 정책과제는 명확히, 언론시장의 활성화와 공공언론의 공영성 확립이라는 두 가지 흐름에서 도출되었다. 이는 보수우파적 가치와 부합하는 것이었다. 미발연의 입장에서는 포털과 지하철 무료신문을 비호하며 언론시장을 위축시키고, 국민이 주인인 공영언론을 정치적 사유화하는 정책이야말로 표면적으로 드러난 진보좌파적 가치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비판적 접근에 진보좌파 측은 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 구체적 사안을 놓고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 미발연이 좌우를 구분한 것은 대화와 소통을 위한 것이지, 서로 낙인을 찍으며 벽을 쌓자는 뜻이 아니다.

만약에 이러한 미발연의 접근방법조차 김교수가 원치 않는다면, 오히려 김교수가 글을 기고하고 있는 미디어오늘의 기사를 분석해보기 바란다. 미디어오늘이야말로 명백히 좌우를 편가르기 하여 분열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가. 김교수가 이제껏 미디어오늘의 편가르기를 비판한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과거사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미발연의 좌우 정체성 규정은 분명히 기존의 진보좌파 측에서 쳐놓은 소통의 벽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미발연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진보좌파 측의 언론정책을 한시적으로 차용한 것이 있다. 그러나 김교수는 이의 모순점을 지적하였다.

"또한 이 단체가 내세우는 정책목표내용을 보면 그 자체가 상호모순되는 부분도 나타난다. ‘진보좌파언론단체와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하겠다는 목표가 ‘미디어 오늘’에 와서는 느닷없이 ‘광고주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불매운동과 같은 시위행동은 충분한 대화시도나 소통의 노력이 실패로 끝났을 때 취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이 단체는 이제야 출범하면서 언제 ‘미디어 오늘’과 대화시도라도 해봤는지 의문이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법원은 특정 언론사 광고주 불매운동을 정당한 소비자의 권리로 보지 않고 영업방해행위의 범주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책제시를 한다면서 특정사를 겨냥해서 광고불매운동을 하거나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초기단계에서 다소 과한 측면이 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검토와 시민사회단체간의 소통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공정성과 편파보도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자료와 정보가 제시돼야 한다."

김교수의 지적대로 미발연은 출범과 더불어 미디오늘에 대해 광고주 불매운동과 KBS <미디어포커스> 폐지 건의를 내세웠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미디어오늘의 광고주에 대한 한시적 광고게재 중단 요청이다. 미발연은 정책과제 자료에서도, 현장 기자들의 질의응답에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정식으로 광고주에 공문을 보내, 좌우가 언론시장과 광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광고주불매운동의 부당성에 합의할 때까지 한시적으로만 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광고주 불매운동을 불법으로 규정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 오히려 여전히 이를 부추기고 예찬하는 진보좌파 측에 대해 먼저 비판하는 것이 마땅하다.

김교수는 미발연이 미디어오늘과 KBS <미디어포커스> 측과 대화를 시도해봤냐고 반문했다. 미발연 입장에서는 충분히 대화를 시도했으나, 미디어오늘과 <미디어포커스> 측에서 전혀 대화에 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설명드리고 싶다.

미디어오늘은 2005년 보수중도 인터넷신문들의 단체인 인터넷미디어협회의 전신인 포털피해자모임 시절부터 끊임없이 포털 비판자들을 왜곡 음해하는 보도를 일삼았다. 포털피해자모임과 인터넷미디어협회는 수차례에 걸쳐 미디어오늘 측에 해명할 것을 요청했지만 미디어오늘은 단 한번도 답변한 바 없다. 김교수가 원한다면 관련 자료를 얼마든지 보내줄 수 있다. 아니 그럴 것 없이 김교수가 직접 미디어오늘에 요청해보기 바란다.

또한 <미디어포커스>의 경우 최근 7월 12일자 <조중동의 포털 길들이기> 방영분에서 인터넷미디어협회 전경웅 사무국장의 발언을 왜곡하는 멘트를 첨가했고 무려 6:1의 비율로 포털 규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멘트를 집중배치했다. 당연히 인터넷미디어협회에서는 <미디어포커스>에 발언의 왜곡과 멘트 배치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청했으나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인터넷미디어협회는 <미디어포커스>를 방송통신위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인터넷미디어협회 이외에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미디어포커스>는 집중적으로 보수신문만 공격했고, 노무현 정권의 언론정책을 예찬했다는 점이 실증적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도 여러차례 <미디어포커스> 측에 직간접적인 해명을 요구했으나 <미디어포커스> 측은 해명을 하기는커녕 여전히 기존의 보수매체 공격형 편집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미디어포커스>에 대해 미발연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폐지 건의 말고 뭐가 있겠는가. 정 김교수가 미발연 측의 대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공개토론의 장을 열어주기 바란다. 대화에 응하지 않는 측은 미발연이 아니라 미디어오늘과 <미디어포커스>이다.

그래도 김교수는 미발연에 대해 일말의 기대감을 표했다.

"시민단체의 순기능은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정책목표에 반영할 때 돋보이는 법이다. 정책제시보다 구호가 앞설 때, 논의보다 주장이 우선할 때 자칫 창립목표가 퇴색될 수도 있다. ‘미디어 발전 국민연합’이 명실상부하게 국내 미디어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정책과 대안 제시를 기대한다"

김교수의 주장에는 공감하나, 논의를 먼저 하고 주장을 먼저 해야한다는 의견은 미발연보다는 진보좌파 측에 제안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미발연은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다. 인터넷미디어협회, 시민을위한변호사모임, 바른사회옴부즈맨 등 각계 보수단체들이 추진해온 정책을 한 데 모은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미디어협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보수단체는 최선을 다해서 진보좌파 측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번번히 묵살당했다. 그러니 기존에 추진했던 정책을 일단 제시해놓고, 모든 사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여, 합의할 것은 합의하고, 합의되지 않는 부분은 어디서 생각이 갈라지는지 그것부터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필자는 동아일보의 지면을 통해, 노무현 정권의 방송장악 정책 비판, 언론시장을 파괴하는 지하철무료신문과 포털 규제, 광고주불매운동 중단, 폭력적 안티조선 운동 철폐, 등 네 가지 사안에서 일단 합의할 것을 진보좌파 측에 제안했다. 아무리 이리 생각하고 저리 생각해봐도 이 네 가지 사안은 진보좌파적 가치관에 비추어보더라도 충분히 합의될 수 있는 사안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왜 그런지라도 서로 알아보자는 것이다.

김교수의 관심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교수가 미발연에 대한 우려의 생각의 반이라도 진보좌파 측에 돌려본다면, 충분히 대화의 장이 열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미발연도 최선을 다해서 대화의 채널을 개설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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