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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박재승은 손학규부터 쳐내라"

한나라당 출신이 이끌어나갈 노무현 노선

통합민주당의 박경철 공심위 간사가, “노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사람들은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박재승 위원장은 대한변협 회장 시절, 각 지부들의 동의없이 스스로 나서 탄핵반대 성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박재승 위원장의 전력과 박경철 간사의 발언으로 볼 때, 탄핵을 주도한 인물을 애초에 숙청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의 탄핵 주역 김경재 전 최고위원은 4배수 공천에서조차 배제되었다.

박재승 공천팀은 이에 더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자, 이라크 파병 찬성자 등도 정체성의 기준으로 공천에서 배제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야말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노무현식 모험주의 노선으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박재승 공천팀의 정체성 기준은, 통합민주당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당내에서 논의해본 적이 없다는 데에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다. 박재승 공천팀은 정당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이 사람들의 정체성 자체가 무언지도 모르는데, 이들이 갑자기 당에 들이닥쳐 당의 정체성을 확정하여, 이 기준으로 정치인들을 숙청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개된 이들의 발언으로 볼 때는, 분명히 노무현의 노선이다.

그렇다면, 통합민주당은 심각한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다. 통합민주당의 현 대표 손학규는 한나라당에 몸담아,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를 지냈다. 탈당하기 전까지는 이명박, 박근혜와 함께 빅3 중의 한 명이었다. 박재승 위원장이 칼을 휘둘러대는 무기로 삼고 있는 노대통령 탄핵과 국보법 폐지만 놓고 보자. 노대통령 탄핵은 한나라당이 주도했고, 국보법 폐지도 한나라당이 온몸으로 저지했다.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시절 탄핵을 반대하거나 국보법 폐지를 찬성한 기록은 없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출신의 경기도지사, 그리고 대선후보였던 그는 탄핵찬성 및 국보법 폐지 반대론자라 봐도 무방하다.

이런 한나라당 출신의 당대표를 받아들인 통합민주당 공심위원장이, 탄핵과 국보법으로 당의 정체성을 규정하겠다? 박재승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할 일은, 노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국보법을 지키고, 이라크 파병을 강행한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 대표부터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는 박재승 위원장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서울 종로에 출마선언했다.

지금 가장 우스운 사람은 박재승 위원장이 아닌 손학규 대표이다. 그리고 그는 당대표로서 분명히 해주어야할 게 있다. 박재승 공천팀이 밀실에서 규정하고 있는 당의 정체성에 대해서, 당대표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노무현 탄핵, 국보법 폐지 반대에 대해 지금 손학규 대표의 입장은 무어냐는 것이다. 손대표가 최고위원회 등에서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규정하여, 만약 박재승 공천팀이 이에 어긋난다면, 오히려 박재승 공천팀을 탈락시키는 게 맞다.

이 부분은 전과자들 11명 탈락시킨 것보다, 총선에서 훨씬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이미 노무현의 모험주의 노선을 버렸다. 이런 폐기처분된 노선을 다시 들고 나서서 총선에 승리하겠다는 건 운동권 패거리들만의 이론이다. 상대당인 한나라당은 바로 이 부분을 집중 공격할 것이고, 이를 정면에서 막아내야할 사람은 공천만 하고 떠날 박재승이 아니라 손학규 대표이다. 한나라당의 3인방 중 한 명이, 한나라당 노선에 대항하여 노무현의 노선을 들고 나오는 코미디로 총선을 이기겠다는 생각은 빨리 버리기 바란다.

박재승이냐, 손학규냐, 이 둘은 논리적으로 같이 갈 수 없고, 둘 중 한 명은 당을 떠나야 한다. 이런 솔직한 자세라도 보여주어야, 표를 구걸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대충 눈속임으로 넘어갈 수 있는 낡은 시대는 지났다는 것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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