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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박재승은 노빠 중의 노빠"

탄핵 주도했다고 공천을 배제하다니

통합민주당의 김경재 전 의원이 탈당서를 제출하면서,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인터넷에 공개한 이별의 편지에서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여 탄핵반대성명을 주도한 박재승(당시 대한변협회장)이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의 김경재(당시 민주당최고위원)에게 정치적 보복을 가한 것이 분명해 졌습니다"라며, 박위원장을 노빠 중의 노빠라 규정했다.

다음은 김경재 전 의원의 편지 전문

저는 오늘 38년간 충직한 당원으로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온 민주당에게 그리고 민주당과 함께 고락을 같이해온 동지 여러분께 이별의 편지를 쓰고자 합니다.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감정이 복받치지는 않으나 어쩌면 먼 망명의 길목에서 밤 깊은 시각에 고국에 있던 동지들에게 간절한 사랑과 연대의 글을 쓰던 심정으로 자못 처연하고 엄숙하기도 합니다.

저의 정치인생은 참으로 고난과 고독 그리고 짧은 환희 그리고 다시 고난과 고독의 연속이었습니다. 15년의 망명에서 돌아와 8년의 야인생활, 그래도 그 시절은 오랜 방랑 끝에 고국 땅에 돌아와 살고 있다는 안도감과 낭만이 있었습니다. 곧이어 찾아온 8년간의 의정활동은 저의 이전의 고난과 고독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았습니다. 저는 적당히 알려져서인지 전국 어디든, 심지어 강원도 속초를 가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다투어 술밥을 살만큼 되었고 분당후로는 ‘민주당지킴이’로 자부를 가지고 전당대회에서 당내서열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정도 뜬 인기에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반성아래 스스로 몸을 낮추어 그 흔한 골프 한번 쳐본 일이 없고 아직도 전셋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의정생활 8년간 내리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뽑혔고, 제 지역구에 세 명의 시장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연거푸 사법처리를 당하는 혼돈 속에서도 그들에게 단 한 건의 인사 청탁, 단 돈 100만 원 짜리 수의계약 하나 부탁해 본 적이 없이 깨끗하게 살아왔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10명이 신청한 공천희망자 중 1차 압축선발 4명에도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더욱이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서울로 지역구를 옮겨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희생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것 때문에 그 후 4년간 갖은 고난을 감수했는데 바로 이것이 ‘열린우리당’의 잔재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대통합민주신당’ 계열이 주도하는 박재승 공심위원회가 저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린 이유라는 말입니까? 아니면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여 탄핵반대성명을 주도한 박재승(당시 대한변협회장)이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의 김경재(당시 민주당최고위원)에게 정치적 보복을 가한 것이 분명해 졌습니다. 그들 스스로도 ‘탄핵’을 심사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을 인정한 마당에 당시 탄핵을 주도하던 민주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저 김경재가 지난 4년간 끊임없이 노무현정부와 대결하고 투쟁해 온 것을 이번 공천작업을 통해 정치적으로 매장하려는 기도는 통합정신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좌파세력의 ‘정치적 숙청’이라 규정합니다.

이 점에 관하여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도덕성을 가진 양 치켜세워지며 모든 정치인들에게 훈계하기를 서슴지 않는 박재승 위원장은 양심고백을 하기 바랍니다. 특히 이런 ‘노빠 중의 노빠’를 갓 통합한 신생정당 그래서 무엇보다도 통합과 화해를, 그리고 공평무사를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통합정당의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천거한 사람과 이를 덥석 받아드린 손학규 대표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의원들의 이데올로기적 보수성을 배격한다는 명분아래 이라크파병 연장을 찬성한 16명의 의원들과 국가보안법 폐지반대 등을 주장한 의원들을 공천배제 검토대상으로 삼는다는 박재승위원회의 추가공천지침은 스스로가 이념적 좌파로 인정한 것으로서 좌우 양 극단을 배제하고 중도보수와 중도진보가 조화를 이루려는 중도개혁정당의 이상이 ‘좌파정권’이나 ‘제2의 노무현정권’을 창출하려는 위험한 모험주의로 변질되어 유권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음을 지적해 두고자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민주당 동지들이여, 벗들이여.
38년 민주당원 김경재는 이제 작별을 고합니다. 사실은 저는 그 기간 동안 두어 차례, 당을 떠나 인생의 나머지 부분을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 여행하기, 농사짓기 등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선뜻 선비가 지조를 바꾸는 것이 아닌가 하여 주저했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손님이 주인이 되어 옛 주인들을 몰아내고 있습니다. 허허허, 공허한 웃음으로 먼 하늘을 보며 등 떠밀려서 떠납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다 제가 부덕한 탓으로 자초한 자업자득입니다. 다만, 그 오랜 시간동안 고락을 같이해온 동지들 특히 저에게 남다른 기대를 가져오던 여러분에게 한없이 미안합니다. 제가 그 세월동안 혹 어느 분께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면 용서를 빕니다. 저도 그동안 저를 음해하고 모략한 사람이 생각나면 모두 용서할 마음입니다. 부디 건승하십시오.

2008년 3월11일 김 경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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