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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는 언론으로서 규제받아야"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인터넷, 언론의 미래인가’ 토론회


20일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지민호)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재단이 후원한 토론회 ‘인터넷, 언론의 미래인가’가 정치권과 언론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CCMM빌딩에서 개최됐다.

이날 인터넷미디어협회 지민호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의 인터넷 언론은 외관상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외국의 언론인들이 한국의 인터넷언론에 대해 찬사를 보내기도 했으나 국내 신문사들의 매출액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언론의 사회적 의제설정 기능조차 언론에 의해서가 아닌, 포털사이트들이 어떤 기사를 전면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제는 낯설지 않게 들리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품질 좋은 뉴스를 언론이 제공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여러 대안들이 전문가들에 의해서 제안되고 또 토의를 통해서 한단계 발전시키는 게기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축사를 통해 “오프라인에 있는 대부분의 컨텐츠들이 인터넷 공간으로 결집되고 재구성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인터넷 언론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이 단연 선두이므로 업계에서 합의되는 부분에 대해 즉시 입법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밟는데 우리 정치권에서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의원은 포털사이트의 검색 기능과 관련한 ‘검색서비스사업자법안’을 지난 7월 발의했을 정도로 인터넷 언론과 포털사이트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 왔다.

민주당 이승희 의원도 “인터넷미디어협회가 발족한지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런 큰 토론회를 열게된 데 대해 놀랍고 축하드린다”며 “오늘 토론회가 한국 언론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희망하고 기대하며, 앞으로도 독과점 해소를 위한 법안과 검색사업자법 개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봉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회장은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가 뉴스와 콘텐츠 유통시장의 질서를 새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게 된 것은 대한민국 모든 언론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오늘 토론회가 우리 기존 언론의 문제뿐만 아니라 뉴 미디어로 지칭되는 새로운 미디어 질서에 대한 이해와 대화의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총 3부로 나뉘어져 진행됐다. 1부 발제를 맡은 김일홍 동아닷컴 이사는 “인터넷에서 클릭되는 전체 뉴스 클릭수 중 6대 포털사이트에서의 클릭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종합일간지는 10%대에 불과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현재의 단순 콘텐츠 공급(판매)계약을 ‘콘텐츠 공급+공동사업’의 형태로 변경하는 ‘뉴스뱅크 프로젝트’를 소개, 미디어와 포털의 상생 모델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중앙일보 장정훈 기자는 “과거 언론환경에서는 채널을 가진 기관이 몇 안됐지만 지금은 각종 미디어가 뉴스를 양산한다”며 “뭘 어떻게 유통하느냐에 따라 언론권력의 규모가 정해지기에 포털은 그 자체로 언론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 기자는 “포털이 지금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데는 기존 언론이 반성할 부분도 있다”며 “포털사이트들은 2002년 월드컵과 대선, 이라크전 등을 거치며 기존 언론보다 더 기민하고 다양,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능력을 발휘했고, 이것이 네티즌들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포털 권력 비대화의 이면에 기성 언론들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도 “포털은 이미 뉴스를 편성하고 있으니 분명히 언론이 맞다”고 못박고 “신문-방송 등 기존 언론에 대해 행해지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법적규제가 있어야 하며, 포털이 사회적 임무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포털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되는 괴물이며, 문제는 너무 많은 이용자들이 이 괴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 문제를 폭력적이고 억압적으로 풀어서는 곤란하며 사회적 논의 하에 풀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2부 발제를 맡은 선문대학교 이연 교수는 올드 미디어의 인터넷 및 뉴 미디어 전략에 대해 일본의 사례를 들며 “일본의 인터넷신문에는 언론의 품격 유지와 저작권자 보호를 위해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지 못하게 막아놓는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정기성을 가지고 뉴스를 보도하면 학문적으로 신문으로 구분하며, 편집까지 손대면 이건 언론이라고 봐도 된다”고 규정하고 “현행 신문법에는 포털사이트를 예외로 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엄연히 뉴스 편집하고 재배치하는 신문”이라고 앞 토론자들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하병길 한겨레엔 미디어 이사는 “언론으로 인터넷신문들이 살아남으려면 저작권 강화가 근본적으로 관철돼야 하는데 각종 언론관련 협회들을 보면 상근인력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한 정도의 인적-물적 자원이 확보돼야 실효가 있을 것이며, 업계 전체적인 자금 모집을 통해 힘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언론사들이 결속해서 포털을 활용의 무대로 이끌어내는 공동의 대응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온라인분야에서 내부 투자가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하며, 자원-기술-사람에 대한 투자가 더 이상 지체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최 기자는 “발상의 전환과 적극적 참여가 가능한 언론사 내부의 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3부 발제에 나선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은 “2002년 대선 당시 특수를 누렸던 인터넷 신문들이 정책적 당파성이 아니라 특정 정치세력에 종속된 당파성을 드러내면서 발전이 저해됐다”고 지적하고 ▷창당과 합당, 탈당을 반복하는 등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권의 행위에 대해 당파성에 관계없이 비판 논조를 유지하고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인 대통령과 정권에 대해서는 누가 정권을 잡느냐와 무관하게 비판 및 감시기능을 잃어서는 곤란하며 ▷정책 검증 기능을 강화하고, 한미FTA나 북한인권 문제 등 정책적 판단의 기조를 유지하고 ▷특정 정치인의 비리 의혹이 거론될 경우 당파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4가지 원칙을 제안했다.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고문인 김영한 뉴데일리 대표는 “한국 언론들이 대체로 정론지를 표방하지만 이는 위선적이며, 모든 신문들이 정파성에서는 컬러를 분명히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한국언론도 이제는 독자성을 내보여서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회장은 “언론단체나 사용자단체가 인터넷 신문의 대선관련 보도에 대한 비평-감시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포털의 뉴스독과점을 가속화시키는 데 연합뉴스가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도매업 하라고 만든 회사가 소매업을 하는 격”이라며 연합뉴스 문제를 거론했다.

오마이뉴스 김은국 기자는 “그나마 인터넷신문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 방안이 컨텐츠이며, ‘정파성’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여기서는 인터넷신문이 포털과 종이신문닷컴을 능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포털사이트들이 소속된 ‘인터넷기업협회’에는 상근직원도 20명이고 포털과 관련된 논쟁이 시작되기가 무섭게 대응논리를 마련할 정도”라고 소개했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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