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있다면 해외출장을 다시 갈 수도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남미로 출장 갔던 서울 지역 7개 구청장들은 23일 `외유성 여행' 의혹을 일축하며 기회가 있다면 해외 출장을 다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발 대한항공 KE 082편으로 이날 오후 5시5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노재동 서울 은평구청장은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공기관 감사들이 이달 17일 입국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난 여론이 비등할 것을 의식한 듯 서로 떨어져 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왔으며 취재진과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호조 서울 성동구청장은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1시간여 동안 비행기에 머무르다 모자를 눌러쓰고 뒤늦게 나왔으나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 의해 발각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노 구청장은 "(우리는) 외유가 아니다. 구청과 협의해서 갔다. 공식 일정을 가지고 일정을 소화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남미엔 300∼400년 전에 계획적으로 설계된 도시가 있어 벤치마킹할 점이 있어 갔다고 밝혔다.
그는 "외유는 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공무원들은 많이 보고 배워야 한다. 공직자들의 해외 여행을 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안 되지 않느냐"고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그는 "공무원이 해외에 나가는 것은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이며 공기업 감사와 싸잡아서 관광이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브라질의 이과수 폭포는 왜 갔느냐는 질문엔 "볼 게 있다. 도시행정 측면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다"라고 짧게 말했다.
김효겸 서울 관악구청장은 자신들이 공공기관 감사들과 비교되는 것을 거부했다.
김 구청장은 "그 분들은 잘못했지만 우린 다르다. 골프도 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말기보다 초기에 가서 배워 (우리 실정에) 접목시키는 것이 낫다"며 "남미가 과거엔 우리보다 잘 살았던 나라이며 선진 디자인을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입국장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회원 30여명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조합원 15명이 나와 구청장들을 질타했다.
이들은 `국민 혈세 낭비로 90만 공무원 우롱하는 남미관광 외유 한나라당 7개 구청장 규탄한다'는 플래카드와 `여행 잘~ 다녀온 당신 이젠 토해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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