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박형명)는 구청이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 날아온 축구공 때문에 공원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아버지가 넘어져 사망했다며 박모(25.여)씨가 구청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청이 (이번 사고와 같은) 이례적인 경우까지 예상해 축구장과 도로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두거나 수목과 울타리 등 안전장치를 설치할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축구장 주위에 울타리를 설치하면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 경기 도중 울타리에 부딪혀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고 축구장을 단축마라톤대회 등 각종 행사장소로 사용하는 것이 어려워지며 폐쇄할 경우 오히려 시민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초래된다"고 판시했다.
작년 6월 서울 구로구 시민공원에서 축구를 하던 김모(24)씨가 찬 공이 축구장 바깥쪽 턱에 튕겨 굴러가다 근처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박씨의 아버지(당시 53세)의 자전거 페달 사이에 박혔다.
이 때문에 박씨의 아버지가 아스팔트 바닥으로 넘어져 두개골 골절 등으로 인한 뇌간마비로 이튿날 사망하자 박씨는 같은해 8월 구로구와 김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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