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검은 17일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원(산기평)으로부터 받은 연구지원비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로 자동차 용품 개발업체 A사 대표 이모(49)씨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1년 1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산기평으로부터 정부출연금인 국가연구개발비 24억9천여만원을 지원받은 뒤 2003년 4~9월 허위 영수증을 매입하거나 사업비 지출 영수증을 중복 사용하는 등 수법으로 5억5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연구개발비를 원래 용도인 자동차 음성 인식 제품과 핸즈프리 전용 제품 등의 개발에 사용하지 않고 회사 직원의 급여 및 사무실 임대료, 유흥비 등으로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기평으로부터 국가청렴위원회에 제보가 접수된 뒤 내사에 착수한 검찰은 유사한 수법으로 공적자금인 국가연구개발비를 횡령한 여타 업체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산업자원부 공무원과 산기평 연구원 등이 A사에 대해 거액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내사중이다.
검찰은 산기평 간부들이 법인 카드를 이용해 산자부 공무원을 접대하고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포착하고 산기평 간부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4일 업무 편의를 봐 달라며 산자부 공무원에게 로비를 벌인 혐의(업무상 배임)로 한국산업기술평가원 김모(47) 본부장과 직원 이모(42)씨를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강남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는 내용과는 별도로 진행하는 수사이지만 횡령 자금의 용처와 공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공무원과 산기평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sa@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