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을 사칭해 국내 취업을 알선해주겠다고 속여 중국인들로부터 알선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8일 국내 취업을 미끼로 중국인들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이모(50)씨를 구속하고, 이씨를 도와주고 알선비를 챙긴 한모(40.여)씨와 이씨에게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신분증을 위조해 준 김모(49)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작년 5월 조선족 모집책을 통해 중국 길림성에 사는 중국인 L(42.여)씨에게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취업시켜주겠다"고 속여 300만원을 받는 등 작년 3월부터 7개월 동안 중국인 35명에게서 1억2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돼 있던 재중동포 김모(54)씨의 친척 등에게 "불법 체류자를 빼내주겠다", "비자발급이 거절된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전산기록을 삭제해주겠다"고 접근해 작년 1월부터 2차례에 걸쳐 2천200여만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 신분증은 물론 유령기관인 `한국연수진흥공단' 출장소장 신분증을 위조해 사용했으며 불법 체류자 단속요원인 것처럼 무전기, 수갑 등을 갖고 다니며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등은 피해를 입더라도 신분상 불이익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할 수 없는 불법 체류자들의 절박한 사정을 악용했다"며 "불법 체류자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일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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