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6일(현지시각) 열린 쇠고기 검역 관련 한미 농업 고위급 협상도 전날의 자유무역협정(FTA) 양허 관련 협의와 마찬가지로 별 진전 없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한미 FTA의 최대 쟁점인 농업 부문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함에 따라, 오는 8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8차 한미 FTA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7일 농림부에 따르면 민동석 통상차관보와 리처드 크라우더 미국무역대표부(USTR) 수석농업협상대표(차관급)가 각각 이끄는 양국 협상팀은 이날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 방안을 놓고 의견 접근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미국 측은 미국산 소 뼈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므로 뼛조각 뿐 아니라 뼈 전체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다"며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뼈에 대한 안전성이나 이에 따른 수입 위생조건 변경은 국제수역사무국(OIE) 평가 결과가 나온 뒤에야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전언대로라면 뼈 안전성에 대한 양국의 입장 차이는 지난달 7~8일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미 쇠고기 검역 기술협의 이후 거의 좁혀지지 않은 것이다.
또 이번 협의에서 우리 측은 실질적 교역 재개 방안으로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반송 또는 폐기하는 '부분 반송'을 다시 제안했으나,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미국이 부분 반송에 대해 구체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뼈 전체가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이 방식을 인정하지 않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농림부는 미국 정부가 부분 반송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일단 이 방식을 통해 교역 재개를 시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상관없이 미국 수출업체들은 충분히 부분 반송 원칙을 받아들이고 다시 대(對) 한국 수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리 정부의 예상이다.
쌀과 쇠고기 등 주요 민감 농산물 양허(개방) 방향을 놓고 진행된 전날 협의에서도 두 나라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섰다.
우리 측은 민감 품목 인정을 요구하며 관세 즉시 철폐를 대신할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으나 미국은 '예외없이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양국 농업 분과 실무 협상단은 이번 8차 협상에서도 양허 방향을 아직 정하지 못한 235개 '미정(undefined)' 품목을 그대로 안고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조차 지난 6일 국회 농해수위에 출석, 현재까지 상황으로 미뤄 농업 분과의 경우 8차 협상으로 끝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민 차관보는 8일 오전 1시(한국시각) 워싱턴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이틀간의 한미 농업 고위급 회담 결과를 브리핑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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