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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장호하사 국군수도병원 빈소 |
(서울=연합뉴스) 2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로 숨을 거둔 故윤장호 하사의 유해가 안치된 경기도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빈소를 찾은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2007-03-02 15:24:50/ |
꽃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폭탄테러로 희생된 고(故) 윤장호(27.다산부대) 하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하늘도 애도했던 것일까.
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로 희생된 유 하사의 유해가 사건발생 사흘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2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슬픔을 더했다.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아들의 유해를 쿠웨이트에서 손수 인수하고 만 하루 만에 돌아와 아시아나항공 전세기 트랩을 내려서는 아버지 윤희철(65)씨와 어머니 이창희(59)씨의 어깨는 한없이 처져 있었다.
유가족이 트랩에서 내리는 것과 비슷한 시각, 전세기 화물칸 문이 열리면서 윤 하사의 유해를 실은 대형 냉동 컨테이너가 화물 운송장비에 의해 비행기에서 내려졌고 곧바로 흰색 마스크와 장갑을 낀 8명의 운구병들이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태극기로 덮인 윤 하사의 관(棺)을 조심스럽게 꺼내 한 걸음씩 내디뎠다.
뒤에서는 어느새 트랩에서 내려온 윤씨와 이씨, 윤 하사의 형 장혁(33)씨, 누나 서연(30)씨 등 유족 7명이 숙연히 고개를 숙인 채 고인을 뒤따랐다.
또 관 앞에서는 2명씩 짝을 지은 호위병과 영정병, 유 하사에게 정부가 추서한 인헌무공헌장을 든 병사들이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로 유 하사를 인도했다.
유 하사의 유해가 운구병들에 의해 앰뷸런스를 향해 한걸음씩 옮겨지자 군악대의 애달픈 연주가 울려 퍼지면서 주위를 더욱 숙연케 했다.
이날 새벽부터 나온 박흥렬(朴興烈) 육군참모총장과 윤 하사의 원 소속부대인 특전사 김진훈(金鎭勳) 사령관을 비롯한 특전사 장병 100여 명은 일제히 거수경례로 고인을 맞이했다.
운구병들이 약 40∼50m 거리를 한 걸음씩 내디뎌 윤 하사의 유해를 앰뷸런스에 싣는 순간, 윤씨 부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했다.
이어 윤 하사의 유해를 실은 앰뷸런스는 헌병 사이카와 순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분향소가 설치된 경기도 성남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으로 이동했고 유족들도 뒤를 따랐다.
이날 서울공항에서는 유해가 도착해 국군수도병원으로 떠날 때까지 다소 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하사의 유해를 싣고 온 전세기에는 이라크 아르빌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교대병력에 바통을 넘겨준 300여 명의 자이툰부대 장병들이 함께 타고 있었던 것.
주검으로 돌아온 윤 하사와 파병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귀국한 자이툰부대 장병들의 모습이 묘하게 대비됐던 것이다.
윤 하사에 대한 애도 분위기 속에서 장병들은 자신들의 무사귀국에 대한 환희를 뒤로 한 채 쿠웨이트에서 돌아오는 9시간여의 비행시간은 물론, 서울공항 도착 후에도 윤 하사의 유해가 국군수도병원으로 떠날 때까지 기내에서 대기하며 숙연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유해 인수를 위해 지난 1일 유족들과 합참 유해인수단이 쿠웨이트로 떠나는 전세기에도 자이툰부대 교대병력 300여 명이 함께 탑승했었다.
당시 윤 하사의 어머니 이씨는 파병길에 오른 장병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장호 같은 장병들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장호가 마지막이 돼 달라고 기도를 드린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서울=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