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문턱 ↑…R&D 비중 7~9%로 상향

外 기업 전용 트랙 신설·리베이트 소멸시효 도입
하반기 신규 신청부터 적용

인싸잇=이다현 기자ㅣ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14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R&D(연구개발) 투자 문턱은 높이면서 심사 절차는 간소화하는 ‘투트랙’ 개편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26일 관련 시행령·시행규칙 및 고시 개정안을 오는 5월 6일까지 입법·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매출액의 최대 9%를 R&D에 투자해야 하는 등 요건이 강화된다.

 

대신 정부는 기업 경영의 최대 불확실성이었던 리베이트 관련 인증 취소 기준을 손봤다. 심사 시점으로부터 5년 이전에 종료된 위반 행위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해, 소송 장기화로 뒤늦게 인증이 취소되던 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R&D 비중 기준 일괄 2%포인트 상향…공포 후 3년 유예

 

 

개편안의 핵심은 인증 요건인 ‘의약품 매출액 대비 R&D 비중’ 기준의 상향이다. 직전 3개년도 평균 매출액 1000억 원 미만 기업은 현행 7%에서 9%로, 1000억 원 이상 기업은 5%에서 7%로 각각 2%p 높아진다.

 

c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또는 EU GMP 품질기준 충족 기업에 적용되는 완화 기준도 3%에서 5%로 상향된다.

 

다만 투자 규모 확대에 시일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해 해당 기준은 공포 후 3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복지부는 상향 근거로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2023년까지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중 상승폭이 3%p로, 일반 상장 제약사(1.4%p)를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cGMP·EU GMP 보유 기업이 인증 연장 시 완화 기준을 적용받기 위한 증빙자료 요건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제출 자료의 작성 시기에 별도 기준이 없었으나, 개정 시행규칙은 인증 유효기간 만료일로부터 3년 이내에 작성된 자료만 인정하도록 명문화했다. 이 조항은 공포 즉시 시행되며, 올해 하반기 인증 연장 신청부터 적용된다.

 

심사 5년 이전 리베이트 위반은 제외… 예측가능성 제고 차원

 

리베이트 관련 인증 취소 기준도 합리화된다. 현행 제도는 약사법·공정거래법상 리베이트 행정처분에 소송이 제기된 경우, 판결 확정일을 처분일로 간주해왔다.

 

이 때문에 위반 행위 발생 시점과 무관하게 소송 경과에 따라 뒤늦게 인증이 취소되는 사례가 반복됐고, 기업의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국회와 관련 부처를 통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안은 인증심사 또는 인증연장 심사 시점 기준 5년 이전에 종료된 위반 행위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 지난 2010년 12월 31일 이전에 종료된 위반 행위도 마찬가지로 적용 대상에서 배제된다.

 

다만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이 제기된 경우, 기각재결 또는 기각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는 인증 취소가 가능하도록 단서를 뒀다. 일정 기간 내 불복 절차가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는 인증 취소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심사항목 25개→17개 간소화…최저점수 65점 고시에 명시

 

혁신형 제약기업 유형은 ‘일반 혁신형’과 ‘외국계 혁신형’으로 이원화된다.

 

핵심 기술과 특허를 글로벌 본사가 보유하는 외국계 제약사의 사업 구조를 제도에 반영한 조치다. 외국계 혁신형 기준에서는 국내 연구·생산시설 유치, 해외자본 유치, 공동연구,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관련 항목 배점을 높이되, 본사 주도로 이뤄지는 후보물질 개발이나 특허 기술이전 성과 항목 배점은 낮춘다.

 

구체적으로 해외자본 유치 및 오픈이노베이션 항목에는 12점이 배점된다. 외국계 기업은 일반 혁신형과 외국계 혁신형 기준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심사체계도 전면 재편된다. 총점은 120점에서 100점으로, 심사항목은 25개에서 17개로 줄어든다.

 

R&D 투자, 임상시험 건수, 수출 규모 등 주요 항목은 정량지표로 전환해 객관성을 높이고,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생산·보급 관련 사회적 책임 활동 항목도 신설돼 10점이 배점된다.

 

인증 최저점수 65점을 고시에 명시하고, 탈락 기업에는 미인증 사유를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의무화해 절차 투명성도 강화한다. 세부 평가 기준은 고시 별표로 전면 공개된다.

 

복지부는 오는 5월 6일까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안을 확정하고, 올해 안에 ‘국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의견은 보건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 또는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