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이슈] ‘사이버 레카’ 세무조사 나서는 국세청... 주목할 탈세 검증 포인트는

인싸잇=유승진 기자 | 국세청이 ‘사이버 레카’ 등 악질 유튜버에 대한 대대적 세무조사를 예고했다. 이들 사이버 레카들이 과거 영상 조회수와 구독자수 등으로 수입을 올렸다면, 최근에는 영상 제작 및 유포 행위를 멈추는 대신 금전을 받기로 약속하고, 이를 우회적으로 받아 소득과 수익금을 분산하는 등으로 탈세 수법을 취하고 있다. 이에 세무조사 과정에서 당국의 더 철저한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2일 국세청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유통하면서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거나 시청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유튜버들의 탈세 행위를 막기 위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타인에 대한 비방 콘텐츠를 주로 만드는 악성 ‘사이버 레커’ ▲투기와 탈세 심리를 부추기며 시장을 교란하는 부동산·세무분야 유튜버 ▲허위·부적절 콘텐츠를 유포하는 유튜버 등 총 16개 업자다.

 

이중 국세청이 주목하는 조사 대상은 악성 사이버 레커다. 이들은 타인을 비방 또는 조롱하고 허위정보를 담은 영상 등을 제작 및 유포해 수익을 챙긴다.

필자가 유튜브 업계에 종사한 경험과 최근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국세청이 파악한 대로 이들은 제대로 된 사실 확인이나 근거도 없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타인을 심하게 헐뜯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이를 공유하는 걸 주업으로 한다.

 

이를 업계에서는 ‘레커짓’이라고도 말하고, 여기에 피해자들이 즉각 해명과 법적 대응에 나서더라도 레커짓에 발동을 걸면 거의 매일 추가 콘텐츠를 제작해 공유하기에 그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이런 레커짓을 접한 영상 시청자들의 심리를 대체로 이렇다. 피해자가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호소하고 레커를 고소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해도, 오히려 시청자들은 레커들을 향해 “이렇게 당사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고 소송까지 제기한다는데, 그걸 무릅쓰고도 계속 영상을 올린다. 이건 분명 고소당하더라도 지지 않을 정도로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인식을 가지며 레커짓이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

 

레커들은 이 레커짓을 통해 얻은 조회수와 구독자수로 수익 극대화에 나선다. 유튜브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구독자가 5~10만 명씩 늘어날 때마다, 이를 통한 광고 수익도 월 수백만 원 단위로 증가한다. 또 일부 레커들은 법인 계좌로 후원까지 받기에 추가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제부터 이들이 해당 수익을 유지하거나 더 키우려 하는 경향이 강하기에, 또 다른 레커짓을 찾고 다닌다는 것이다. 결국 피해자는 더 늘어나고 피해 규모도 커지겠지만, 레커들의 수익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 앞서 사이버 레카 등 악질 유튜버들이 수입금액 분산, 거짓 세금계산서 발급, 부당 세액감면 등 다양한 수법을 동원해 탈세를 범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중에는 친인척 명의 또는 무단 수집한 인적 사항을 이용해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꾸며 사업소득 지급 내역을 거짓으로 신고하고 소득세를 탈루한 사례 등을 확인했다고 한다.

 

사실 이처럼 사이버 레카들이 운영자와 수익자의 명의를 달리하거나, 사적인 목적의 지출임에도 이를 업무를 위한 것으로 속여 경비로 처리해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방식은 과거부터 흔히 있었다. 특히 이건 사이버 레카 외에 다른 악질 유튜버들도 써먹는 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해 볼 부분은 사이버 레카들만이 독특하게 수익을 올리면서 소득을 축소하는 방법이다. 사이버 레카들의 타깃이 된 이들 중에는 레카짓의 피해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레카들과 금전 협의를 통해 이를 막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에는 레카짓을 멈추는 대신 피해자 측이 레카와 ‘광고 계약’ 또는 ‘리스크 컨설팅 계약’ 등 용역 계약 형식으로 금전을 지급하는 방식을 취했다. 지난 2024년 논란이 된 한 유명 여성 먹방 유튜버가 사이버 렉카들로부터 금전을 갈취당한 사건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사이버 레카들이 용역에 대한 서비스 증빙이 쉽지 않자 이는 금방 탄로 났고, 결국 공갈 혐의에 대한 형사 처벌 및 세무조사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자 최근 사이버 레카들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들과 관계없는 타 법인과 용역계약을 맺게 해 레카짓을 덮은 대가를 받고, 레카는 해당 법인으로부터 법인카드 등을 받아 사용하거나 후원금 우회 전달 및 기타 경로로 수익을 올리면서 수입금을 분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는 사이버 레카들의 특정 피해자에 대한 레카짓이 갑자기 중단된 사례를 주목해 볼 대목이다. 레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이런 방식으로 돈을 갈취해 수익을 올리고 자신들의 소득을 축소 신고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당국이 이를 주목해 송곳 검증에 나설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국세청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그 반대급부로 소득을 얻은 유튜버들의 고의적 탈루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는 차원에서, 조사 대상자뿐만 아니라 관련인까지 폭넓게 점검하면서 빈틈없이 세무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