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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3인조’ 변호사, “박범계 사과글 진위 의심돼”

박준영 변호사 “피해자 측에 연락 없었다”...사과글 책임회피·변명도 ‘눈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과거 배석판사로서 삼례3인조사건의 사법피해자들에게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만든 장본인 중 한 사람이다. 


박 의원은 뒤늦게나마 온라인에 피해자 측에게 보내는 사과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 측에서는 박범계 의원 본인이 작성한 글이 맞는지 의심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사과글의 내용도 무성의한데다 엉터리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8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재심에서 사법당국에 의해 살인자로 몰려 징역까지 살았던 강인구, 임명선, 최대열씨는 17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법원은 즉시 유감을 표명했고,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사건을 관할했던 전북지방경찰청도 얼마 뒤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법정의를 위해 사건 관련 법조인들의 공개적인 사과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피해자 측은 특히 당시 1심 재판부의 배석판사를 지낸 박범계 의원을 주목했다. 관련 경찰과 검사, 판사 등 사과해야할 사람은 많지만, 박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스토리펀딩 사과문 작성자는 익명 아이디 번개불

 

박준영 변호사는 이달 초 SNS에 글을 올려 박범계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 6일 삼례 3인조 사건의 재심을 이끈 박준영 변호사의 이야기가 연재된 인터넷 사이트 스토리펀딩에 게시글 하나가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아이디 번개불이었고, 본문은 박범계 의원입니다로 시작했다.

 

작성자는 게시글에서 오랜 옥살이 끝에 진실이 규명돼 누명을 벗게 된 점에 깊은 위로와 다행의 마음을 전한다고 일단 사과했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내용은 자신은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해명으로 채웠다.

 

작성자는 제대로된 재판을 하지 못한 책임을 사과하는 대신 무엇보다 세 분이 장애를 갖고 있는 등 사회적 약자였고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자백으로 정리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이 제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한다며 오심의 원인을 당시 사회분위기 탓으로 돌렸다.

 

해당재판 판결문에 이름을 올린 무거움만으로도라거나 원심 재판에 이름을 올린 사람으로서라고 수 차례 강조, 마치 자신은 직접 책임 당사자가 아닌 양 표현했다.




배석판사는 맞지만 재판기록은 못봤다?

 

백미는 작성자가 다만 저는 이 사건 재판 당시 전주지법 형사단독 겸 영장전담이 주요 보직이었고 이 재판에 관여할 수 있는 재판장이나 주심판사가 아니었습니다당연히 재판기록을 전혀 보지도 못했고 재판에 대한 기억도 있지 않았다고 해명한 부분이다.

 

법조계 전문가는 이 같은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석판사는 부장판사를 도와 재판 사건기록을 살펴보고 판결문 작성에도 간여하는 합의부의 일원이다. 합의부 판결문에는 부장판사는 물론 배석판사 2명의 이름과 직인이 찍힌다. 이는 배석판사도 판결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사과문 작성자는 분명히 자신의 이름이 판결문에 올랐다는 점을 밝히면서도 재판에 관여할 수 없었다거나 재판기록을 전혀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배석판사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재판 기록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얘기로, 상식적으로 믿기 힘든 주장일 수밖에 없다.

 

앞서 당시 재판기록을 모두 가지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가 SNS에 공개적으로 1심 배석판사였던 박범계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한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박 변호사는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국민의 대표인 박범계 국회의원, 먼저 솔선수범하십시오! 본인 잘못을 반성 안 하면서 남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입니다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사과문에 달린 댓글도 진정성을 의심했다. 아이디 아직궁금해하도 찜찜해서 몇번을 또 다시 읽어봤다문장엔 사과라는 단어를 쓰긴했는데 톤(느낌)자신의 입장은 사과할만큼 잘못한 것 같지 않다는 항변같이 들린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에 연락없이 슬쩍 게시 방식의 문제

 

무엇보다 사과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박준영 변호사에 따르면, 박범계 의원은 아직까지도 박 변호사는 물론 피해자, 피해자 가족 중 누구에게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사과문도 카메라 앞에서의 공개 표명까지는 아니라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식이 가장 분명하다. 박범계 의원은 자신의 주된 소통채널인 페이스북이 아닌 익명성이 보장된 스토리펀딩 파티게시판을 택했다. 누구인지 알수 없는 아이디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사과문의 진위여부에 대한 의혹은 불가피했다.

 

실제, 아이디 번개불의 사과문에 대해 박준영 변호사는 박범계 의원 명의로 스토리펀딩 파티게시판에 사과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봤다저희쪽에서 미리 통보를 받은 바가 없어, 이 글이 박범계 의원이 쓴 글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그는 솔직히 조금 의심스럽습니다. 사과방식의 문제겠지요. 제가 출처를 확인해봐야겠습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과방식에 대한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사과글의 내용에 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박 변호사는 다만 박범계의원이 사과를 한 것이라면, 삼례친구들 그 가족, 피해자, 유가족과 이 글을 놓고 이야기를 해봐야한다면서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제가 제 생각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과는 제가 받는 게 아니라 이분들이 받는 것이니깐요라고 덧붙였다.



 

짝퉁진보 친노의 우리편 감싸기사례 추가되나

 

박 변호사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진보, 보수, , 우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진실이 우선이다고 분명히 밝혔다.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진보 인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지만, 진실을 은폐하려는 진영논리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실제, 그는 13SNS에 올린 글 안대희만의 문제인가에서 “'관계'때문에 제기하지 못하는 우리편(?)의 문제가 얼마나 많은지 돌아보게 된다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이런 문제들을 공론화하고 싶습니다고 썼다. 그러면서 보수진영의 안대희는 물론, 진보진영의 이용훈, 박시환 전 대법관의 억대 변호사 수임료 문제를 똑같이 지적했다.

 

박 변호사의 글은 삼례3인조 사건 당시 배석판사를 지낸 박범계 의원의 엉터리 해명 내용에 대한 실망감, 피해자들에게 연락 한 번 없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 하나 올리는 무성의한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또한 박범계 의원을 향한 사과 요구를 비난하는 진영논리에 시달린다는 사실도 짐작케 한다.

 

박 변호사는 당분간 박범계 의원에게 강한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최근 SNS에서 박범계 의원이 우병우 구속촉구 시위를 하는 등 이런 시국에서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 문제제기를 좀 미루고 있다면서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미디어워치는 스토리펀딩 사과글의 본인 작성 여부를 묻기 위해 박범계 의원에 접촉했으나, 본인으로부터 대답을 듣지 못했다. 대신 지난 11, 박범계 의원실 이모 비서를 통해 의원님이 본인이 쓰신 글이 맞다고 하신다는 답변을 얻었다.

 

박범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손꼽히는 친노 의원으로 분류된다. 판사 출신으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법률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대통령 당선 뒤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위원을 거쳐, 참여정부 출범 후 청와대 민정·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대전 서구을에 출마해 19, 20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사실, 상대방의 작은 흠결도 맹렬하게 물어뜯으면서도 이른바 우리편의 비리와 범죄, 표절, 논란에는 철저하게 침묵하는 것이 친노좌파 진영의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친노좌파는 지금도 손석희 JTBC 사장, 조국 서울대 교수의 논문표절 문제에는 침묵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치적으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북한 인권법 관련 북한문의 사태에도 사과하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방송인 김제동 씨가 군 영창발언에 대해 말을 흐린다이제 친노의 후안무치 사례집에 박범계 의원의 삼례3인조 오심 판결 스리슬쩍 사과가 추가된 셈이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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