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록’ 최초 폭로자 최민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시종일관 녹취록 입수 과정을 베일에 감춰, 이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달 25일 MBC 일부 경영진의 사석 발언이 담긴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최 의원은 ‘총 6시간’ 분량으로 알려진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한겨레신문’ ‘뉴스타파’와 함께 분석했고, ‘미디어오늘’ 등 일부 언론에 직접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잇따른 방송 인터뷰와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녹취록을 입수한 경위는 정확히 하지 않고 있으며, ‘녹음파일’ 보다는 ‘녹취록’을 제보받았다는 표현을 더욱 많이 사용해 상황을 불분명하게 하고 있다.
지난 달 27일 오마이뉴스 ‘팟짱’에 출연한 최민희 의원은 “이 안에서 이뤄진 대화가 어떻게 해서 최민희 의원에게 갔을까 여전히 궁금하다”는 질문에, “누군지를 말하면 안되는 거구요, 다만, 그 자리에 여러명 있었잖아요, MBC에도 있고 ‘ㅍ매체’. 거기도 여러명 있었을 거 아니에요. 비록, 그런 얘기를 같이 나누는 자리에 있었지만, 그 중에 한 분이 해도해도 너무한다, 이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녹취록이 더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다 했을 것 같고, 그 중에 한분이 이건 도저히 안되겠다. 제가 언론을 계속, 방송문제를 다뤄 온 국회의원이니까 저희 의원실에 지난해 말에 제보를 해 주셨다”고 말했다.
다음 날(28일) 최 의원은 국민라디오 ‘이강윤의 오늘’에 출연, 진행자가 “최의원님이 보시기에, MBC백종문 측에서 이것을 녹음했을리는 만무하고…”라는 발언에, “그건 모르죠. MBC백종문 본부장 뿐만 아니라…”면서 말을 끊었다.
진행자가, “이걸, 그럼 누가 녹음했다고 보세요?”라고 묻자, 최 의원은 잠시 대답을 주저했다.
진행자가 “누가…? 왜…?”라고 다시 묻자, 최 의원은 “아, 저는 녹음한 사람이 여럿일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라면서, “왜냐면, ‘내부자들(영화 제목)’보면, 아주 친한 사이에서도 녹음하잖아요”라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서로 녹음했을 것이다, 이렇게 보구요. 다만, 저희에게 이걸 제보하신 분은 ‘해도해도 너무한다’ 라는 공익적 마음으로, 그 동안 방송 문제를 제기해 왔고, 저희 방으로 제보를 해 준겁니다”라며 또 다시 입수 경위에 대한 답변은 피한 채, ‘공익제보’임을 강조했다.
진행자가 “누가 녹음했는지는 명확치 않네요, 현재?” 라고 묻자, 최민희 의원은 “네”라고 답했다.
이처럼 최 의원은 녹취록 입수 경위에 대해, 제보자를 밝힐 수 없다는 간접적 답변으로 대답을 회피했고, 제보자의 ‘양심적’ 행위로 설명하는 한편, 입수 시기도 지난해 말 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제보자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악의적’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또, 최 의원은 국정감사 이후 바로 자료를 입수했다고 말해왔지만, 입수 시기가 10월이 아니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한편, 최 의원 측은 지난 7일 폴리뷰와의 통화에서, 제보자가 ‘6시간 분량’의 녹음파일을 들고 최민희 의원실을 직접 찾아왔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드릴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면서 기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의원실에서 받은 것이냐고 묻자, “마음대로 생각하시되, 그에 대해 인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제 3자 동행 여부에 대해서는 “말해주고 싶지 않다”면서 취재를 거부한 바 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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