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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의원 ‘녹취록 행보’ 방문진 겨냥 계획된 행보?

녹취록 폭로-> ‘기사거리’ 제공 언론보도 양산->방문진 안건 상정 결정->녹취록 제공-> 명예훼손보도 자제 부탁하자 언론도 ‘잠잠’…언론플레이 당사자는 누구?


MBC관련 녹취록 폭로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지난 12일 6시간 분량의 녹취록 전문과 녹음파일을 방송문화진흥회에 전달한 가운데, 녹취록을 둘러싸고 그동안 최 의원이 보여온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해 국정감사 이후 바로 녹취록을 입수하고도 약 3개월을 흘려보낸 뒤 지난달 25일에서야 폭로해, 소위 ‘3개월 숙성’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2일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방문진에 제공한 것을 두고도 ‘시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진상규명’과 ‘합당한 조치’를 주장했던 최 의원이 녹취록을 폭로한 지난 달 25일 전후한 시기에 자료를 방문진에 제공할 수 있었음에도, 이달 12일에서야 방문진에 제공한 이유를 놓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 중 ‘언론플레이’ 정황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초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은 최 의원이 녹취록을 폭로한 다음날(1월 26일), 고영주 이사장에게 녹취록 관련 긴급 이사회 개최를 요구했다. 그러나 고 이사장은 2014년도에 이뤄진 대화이며 사안이 시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2월 4일 정기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긴급이사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후 최 의원은 이 날(26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하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출연을 시작으로 방문진 이사회 논의가 예정됐던 지난 4일까지 MBC 녹취록 관련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 등을 ‘몰아치기식’으로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최 의원 블로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27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녹음 현장에서 자신의 선거법 위반 논란 관련 MBC 보도 등을 언급했고, 28일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 색깔있는 인터뷰 코너에서는 MBC 녹취록을 바탕으로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상상의’ 발언을 이어갔다. 같은 날, 최 의원은 국민TV 팟빵 '이강윤의 오늘' 진짜인터뷰 코너에도 참여했다.

최 의원은 이들 방송에 출연해 “MBC는 얼토당토 않은 궤변과 억측을 늘어놓지 말고 증거없이 해고당한 사람들은 물론 법원에서 해고무효 판결을 내린 해직자들을 즉각 복직시키라” “아울러 묻지마 부당해고의 책임자, 백종문 본부장과 안광한 사장은 즉각 물러나라”등의 발언으로 안 사장과 백 본부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는 사실상, MBC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野3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공동주최 'MBC, 녹취록 파문, 문제점과 해결 방안' 긴급 토론회 일정을 잡아 1월 29일 소식을 알리고, 이 달 2일 진행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조를 맞추고 있는 최 의원과 특정 매체들

최 의원이 26일 이후 이 같은 집중적인 언론 인터뷰 등의 행보를 이어가는 동안 親언론노조 성향의 매체들 역시 같은 기간 집중적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언론노조가 발행하는 ‘미디어오늘’은 홈페이지 검색 결과 40여개의 관련 기사로 MBC 등에 융단 폭격을 가했으며, ‘미디어스’는 20여개의 기사를 쏟아냈다. 기사들은 해직자들에 대한 MBC의 ‘부당해고’ 논점을 부각시키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이 또한, 사실상 방문진을 압박하는 보도들이다.

녹취록 폭로 ‘언론플레이’ 주도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은 이 달 4일 방문진 이사회가 자신에게 녹취록 제공 요청할 것을 결정하자, 다음날인 5일 성명서를 통해 “방문진의 공식 요청이 오면 진지하게 검토한 뒤, 방문진이 진상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그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 협조할 것임을 밝힌다”고 밝혔으며, 이 후 언론보도 횟수는 크게 줄었다.

‘미디어오늘’은 홈페이지 검색 결과 5일 이후 16일 현재(오후 2시 기준)까지 녹취록 관련 기사는 9건, ‘미디어스’는 5건이 검색됐다. 26일 방문진 긴급 이사회 개최가 거절당한 뒤 녹취록 관련 각종 ‘의혹제기형’ ‘비방형’ 기사를 양산하던 이들 매체들이 4일 이사회 결정 이후 급격히 보도량을 줄인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최 의원이 지난 12일 방문진에 자료 제공 사실을 밝히면서, 명예훼손 등을 우려해 사실관계 확인에만 사용할 것을 강조하자, 언론의 보도태도도 부쩍 달라졌다는 점이다.

최 의원은 15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제공하는 자료에는 이미 공개된 내용 외에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명예를 훼손하는 등 공개되는 것이 부적절한 내용이 적지 않다”며 “따라서 반드시 방문진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한 사실관계 확인에만 사용되어야하며, 절대 9명의 이사와 1명의 감사 외에는 자료를 유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자료는 방문진의 의사결정이 마무리된 이후 본 의원실로 반납해”달라고 덧붙이면서, 이와 관련해 방문진 사무처가 자료가 유출되지 않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한 뒤 이사와 감사에게 자료를 전달했다고 최 의원실에 밝혔다고 전했다.

‘명예훼손’을 우려한 최 의원의 이 같은 태도는 12일 이후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 등 親언론노조 매체들의 보도행태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들 매체들이 이전과 달리 명예훼손성 발언이나 무차별 의혹 제기식의 기사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뷰’와 ‘박한명’ 전 편집국장을 각각 실명 보도하며 의혹을 제기했던 PD저널 또한, 16일 녹취록 관련 기사에서 ‘ㅍ매체 편집국장’으로 표기를 바꿨다.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하는 명예훼손성 공개는 부적절하며 사실관계 확인에만 사용돼야 한다는 최 의원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이라도 한 듯, 이들 매체들이 보조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타락한 언론이 최민희 의원 행태 비판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지난 달 25일 녹취록 폭로 후 보인 최 의원의 행보와 일부 매체들의 ‘보조’식 보도행태는 방문진 이사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MBC 경영진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압박용이라는 일각의 의혹이 실제 최 의원의 행보와 일부 언론보도의 행태에서도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셈. 이는 애초에 녹취록 폭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최 의원의 행보가 철저히 계획된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부추길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최 의원을 비롯, 일부 매체들이 MBC 등을 향해 제기한 ‘언론플레이’ ‘언론공작’ 비판이 오히려, 최 의원과 일부 매체들이 지금껏 보여온 행태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 바른언론연대 조영환 운영위원은 “최민희 의원은 본래 우파 언론을 잡는 소명을 가지고 국회에 들어간 사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조선일보도 공격하고 MBC도 다시 좌경화시켜야 하고 좌익 언론 매체들에 대해선 입을 다무는 등 최 의원은 철저히 좌익선동 매체를 비호하는 국회의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BC 녹취록과 관련해 무분별한 보도가 양산된 후에야 방문진에 녹취록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도 “우파, 애국언론을 해코지 하는 행태로, 언론이 국회의원의 이런 행태를 비판해야 하는데, 타락한 언론들이 이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최 의원은 자기 소명대로 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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