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폭력시위로 변질된 ‘민중총궐기 대회’를 두고 종편 4사의 보도행태가 극명하게 갈렸다.
중국과 북한의 열병식 등 정치 사회분야 빅 이슈에 대해 편성프로그램의 시간을 활용, 집중보도해 온TV조선과 채널A는 이번에도 사옥위치의 어드밴티지를 업고 실시간으로 광화문 폭력시위 현장을 생중계했다.
특히, 두 채널은 프라임뉴스 ‘뉴스쇼 판’ 과 ‘종합뉴스’ 시작 전에 각각 ‘이봉규 황유선의 정치옥타곤’ ‘쾌도난마’와 같은 시사프로그램이 편성된 터여서 뉴스 시작 전부터 광화문 현장 생중계를 패널들의 해설과 함께 시청할 수 있었다.
다만, 채널A의 종합뉴스가 19시 20분에 시작해, 20시 20분부터는 예정된 교양프로그램이 이어졌고, TV조선은 20시 45분부터 1시간 가량 ‘뉴스쇼 판’을 진행해, 종편 4사 중 사실상 가장 마지막까지 현장 보도를 송출한 셈이 됐다.
채널A종합뉴스는 주요뉴스 앵커멘트 이 후 광고가 진행되는 동안 뉴스속보로 현장을 지속적으로 전했다.
방송은 ‘최대 규모 폭력 집회 된 ‘민중총궐기’’ ‘경찰차 끌고 쇠파이프…전쟁터 된 시위현장’ 등 현장 보도로 시작했다. 앵커와 기자 모두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며 긴박한 상황을 전달하면서 자막으로 ‘서울역 등 도심 집회 7만 명 참가…’광우병집회’ 이후 최대’를 삽입해 설명을 더했다.
또, 이처럼 격렬한 시위대의 요구조건을 기자는 “'노동시장개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등을 외쳤다”고 요약해, 개연성 없는 명분들을 강조하면서 집회현장 주변의 시민불편도 함께 전했다.
이어, ‘[긴급진단] 시위대 수백 명, 경찰버스에 줄 매달아 끌어’에서는 전원책 변호사와 황성준 문화일보 해설위원이 패널로 참석해 시위 현장을 해석했다.
패널들 “자기만이 절대 선하다는 민중독재” “정상적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전 변호사는 이번 시위처럼 조직된 시위문화를 시위로 봐야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자기만이 절대적으로 선하다는 민중독재…노동개악 주장하는 분들은 근로윤리 문제에 일언반구도 않는다”는 점을 맹렬히 꼬집었다.
이어, 전 변호사는 이 날 시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을 ‘공동의 적’으로 삼아 운동권 세력들이 뭉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집회단체의 요구 사항에 ‘이석기 석방’이 포함된 것인데, 이것이 얼마나 나쁜 인상을 주는 지 전혀 모르고 있다며 폭력시위 주도자들에게 일침을 놓기도 했다.
황성준 문화일보 해설위원 역시, 1980년대 운동권 형태를 언급하며, “운동권 자체가 고사당하고 있다…이번 기회로 세를 결집시키지 못하면 다음 총선시 소멸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박근혜 정권에 파열음을 내고 민중민주의 정치적 대중전선 복귀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 해석했다.
두 패널은 경찰 대응도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계엄 전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내려놓고도 경찰 버스를 끌고 가는 시위대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경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배’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언론노조 사무실이 위치한 프레스센터 18층으로 피신 후 JTBC와 인터뷰 한 사실을 언급하며, “경찰 40명이 투입돼도 퇴로가 이미 있었다. 거기에 동조하는 언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 논설위원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일”이라고 강조하며, 이 날 광화문 시위 현장을 폭력시위라 논했다. 또, 폭력시위는 폭행인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시위자들이 특정 변호사 단체의 변호사들을 대동하고 나타나면서 경찰들에게 법적책임을 역으로 묻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나서서 폭력사태를 진정시킬 교섭자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날 시위 관련 보도는 뉴스 후반부에 생중계 ‘폭력으로 ‘얼룩’…광화문 ‘아수라장’’과 ‘[긴급점검]시위대차벽붕괴시도…경찰물대포분사’으로 다시 보도됐다.
긴급 점검에서는 황 논설위원이 다시 출연, 시위대의 폭력성에 대해 “세를 과시하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권에 대한 타격이 아닌, 야당에 대한 경고다. 여당에 끌려가는 야당의 발목을 꽉잡아 보수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개별적으로 하나의 구호를 외치며 나왔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동지화되면서 나머지 구호도 함께 외치는 논리라 설명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