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권오훈, KBS언론노조)는 길환영 전 KBS 사장 체제 하에서 국장급으로 재직했던 간부들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100점 만점에 36.3점 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지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KBS언론노조 소속 조합원 9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는 ▲ 공영방송 철학 구현 능력 ▲ 부서원들과의 소통 능력 ▲ 민주적 리더십 등 3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본사와 지역 국장급 간부 62명에 대해 실시됐으며, 매우 우수(100점), 우수(75점), 보통(50점), 미흡(25점), 매우 미흡(0점)의 5가지 선택지를 놓고 평가를 내렸다.
KBS언론노조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수행능력이 ‘우수’인 75점 이상의 평점을 받은 간부는 평가 대상 62명 가운데 10%도 안 되는 6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와는 반대로 평점이 ‘미흡’인 간부는 1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KBS언론노조는 이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간부들과는 정확히 반대로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려 하기 보다는 일방적 지시를 일삼는 비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이라며 “길환영 사장에 대해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인 전형적인 ‘해바라기형’ 간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현 국장급 간부에 대한 구성원들의 평가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향후 인사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며 “KBS본부는 앞으로 이번에 실시한 국장급 간부에 대한 조합원 평가를 정례화 할 것이다. 평가가 정례화 돼 신뢰도가 높아지게 되면 평가 결과 낙제점을 받은 인물을 중심으로 평가 결과 일부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KBS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KBS언론노조 소속 노조원들의 의견으로만 이뤄진 국장급 간부 평가는 ‘그들만의 잔치’일 뿐 KBS 구성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며 “노조 스스로가 국장급 간부들의 ‘성적표’라 칭한 평가 결과는 그간 ‘눈엣가시’로 평가하던 간부들의 유임을 막기 위한 ‘꼼수’이자 은근슬쩍 KBS 간부 인사에 개입하려는 KBS언론노조의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국언론노조 산하 단체로서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한껏 드러내며 편파, 왜곡 방송을 일삼는 이들 KBS언론노조 구성원들에게 ‘낙제점’을 받은 인물들이야말로 편향된 KBS를 정상화 시킬 수 있는 주역들”이라며 “역설적이지만 노조의 평가에서 25점 미만의 낙제점을 받은 인원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원보다 3배가량 많은 17명이라는 점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조대현 신임 사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진정 KBS를 정상화 시킬 의지가 있다면, KBS언론노조라는 정치집단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안위와 연임을 의식한 행보로는 절대 KBS 구성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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