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9'의 통합진보당 편파 보도 논란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정부의 손석희 찍어내기”가 본질이라며 선동에 나섰다.
야권지지 성향의 인터넷 매체로 파악되는 폴리뉴스의 최훈길 기자는 29일 <안철수, ‘손석희 찍어내기’ 주목해야 하는 까닭>의 제목으로 올린 기자칼럼에서 방통심의위의의 JTBC <뉴스9> 중징계 검토에 대해 “중징계 검토 소식을 본 순간 이명박 정부 초기 신경민 MBC 앵커 하차 논란이 떠올랐다”며 “사안은 다르지만, 방통심의위가 총대를 메고 뉴스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고 최종 목표는 ‘앵커 찍어내기’였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기자는 신경민 앵커가 MBC뉴스데스크 앵커 당시 야권 층의 지지를 받았던 대표적 클로징 멘트를 소개했다.
최 기자는 “지난 2008년 12월 당시 신경민 앵커는 종편 출범의 근거가 된 언론법을 기습 상정한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을 두고 ‘문방위원장은 기습 상정에서 누군가를 위해 몸을 던지는 친절을 보였다. 총 맞은 것처럼 친절했던 배경이 궁금하다’고 꼬집었고, 촛불집회 재판을 ‘몰아주기’ 배당한 서울중앙지법을 이틀 연속 비판하기도 했다”며 신경민 클로징 멘트 칭찬을 이어갔다.
최 기자는 신 앵커의 클로징 멘트에 대해 “이 같은 클로징멘트가 나가자 MBC 홈페이지에는 “속이 후련하다”, “바른 소리를 하는 MBC” 등 응원 메시지가 쇄도했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불편했다”면서 “미디어발전국민연합(공동대표 변희재)이 민원을 제기했고 방통심의위는 곧바로 심의에 착수했다”고 주장했다.
‘신경민 출세 사례’를 ‘정부의 탄압 사례’로, 현실 아닌 ‘상상’을 ‘기정사실화’ 한 기자의 오버
신경민 앵커에 야권 지지층은 환호했을지 몰라도 공영방송 대표 뉴스 앵커가 사사건건 야권 편에서 오로지 야권 입맛에만 맞는 발언만 일삼는 것에 대해 다른 시각의 국민은 대단히 불편해 했고, 많은 항의가 있었던 사실은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또 신 앵커가 앵커직에서 물러난 후의 행보도 비판 클로징 멘트의 순수성이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 앵커는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당 대변인을 거쳐 공천을 받고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런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출세를 위해 공영방송 뉴스를 사유화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MBC 보도국에서는 당시 신 앵커가 클로징 멘트에 대해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해왔다는 증언도 있었다.
그런데 최 기자는 출세를 위한 방송 사유화 문제에 언급하기는커녕 신 앵커 클로징 멘트에 대해 당시 방통심의위의가 민원제기에 따라 검토한 점, 이후 MBC가 보도국 인사 단행과 신 앵커가 자리에서 물러난 점, 당시 뉴스데스크 광고가 줄어든 점만을 연결 지어 정부의 탄압을 받았다는 뉘앙스로 칼럼을 써내려갔다.
최 기자는 이어 “물론, 이 같은 일련의 사태가 박근혜 정부인 현재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에도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야당·시민사회의 반발, JTBC 구성원들의 의지, 사회적 여론 등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트위터(@unheim)에 “바로 권력의 칼이 들어오는군요”라고 촌평한 것처럼, 신 앵커 하차 당시처럼 ‘권력자’에 불편한 뉴스에 ‘민원→방통심의위 중징계 검토→공정성 심의 논란→인사·프로그램 개편’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후 최 기자는 현재 방통심의위가 정부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뜬금없이 안철수 의원의 28일 기자회견을 끄집어냈다.
최 기자는 “안 의원이 낡은 틀을 깨는데 진심이 있다면 ‘방송 공정성-언론 정상화’ 과제도 그 안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며 “지난 8월 방통심의위는 4년 전에 방송된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안철수’ 편에 대해 객관성 위반을 지적하며 권고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 심의의 폐해를 경험한 안 의원이 누구보다도 먼저 사태 해법을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언론이 손석희를 반정부 투쟁 도구화하지 말아야 한다”
최 기자의 칼럼은 JTBC 손석희 뉴스 통합진보당 보도에 대한 방통심의위 심사가 결국 정부의 탄압이고, 그런 탄압을 막기에는 현 방통심의위 등 정부기관 구조가 여당에 유리하게 돼 있으니 안철수 의원도 이 문제 해결에 동참하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최 기자는 ‘손석희 앵커 찍어내기’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 댄 것이 오로지 본인의 ‘감’과 ‘추측’ 뿐이었다. 근거라는 것도 신경민 앵커 사례를 끌어다가 정확한 사실에 의한 근거 없이 입맛에 맞는 정황만을 대고 ‘그럴 것이다’라고 예상한 것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한 비유와 추측성 칼럼은 또 다른 선동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뉴스 보도 민원 하나 제기돼 방통심의위가 심사 하나 한 것을 가지고 정권탄압이고 손석희 찍어내기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손석희는 털끝하나 건드려선 안 되는 성역인가? 비판 하나 받아선 안 되는 절대선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총장은 “그런 논리라면 방통심의위 결과에 따라 지적받은 프로그램, 인물, 방송사 모두 정권탄압을 받았다는 얘기인가? 야권의 성토로 사실상 종편 출연금지 당한 변희재 대표도 정권 탄압을 받았다는 얘기인가? 자기들 입장과 논리만 가지고 마치 전체의 이야기인 것처럼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불필요한 과장과 왜곡이 바로 지금의 언론노조와 야당, 좌파단체들이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박 총장은 “JTBC 손석희 뉴스는 지금 단 한 건 문제가 제기돼 방통심의위 검토를 받았을 뿐”이라며 “언론이 지나치게 사안을 확대해 키우는 것은 손석희를 이용한 또 다른 대여정치공세, 반정부 투쟁 선동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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