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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자가당착, 김광진과 김재철의 경우

김재철 전 사장의 특혜 의혹 제기한 민주당과 언론노조, 김광진 의원 가족 사업엔 침묵하는 자가당착·이중잣대 버려야


민주당이 이름도 재정비하고 당 강령도 수정하여 중도노선을 강화한 것은 기존의 민주(통합)당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주류인 친노가 민 후보 대신 비주류인 김한길 후보를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한 것도 친노가 갖고 있는 극단적 이념투쟁, 갈등과 분열의 이미지가 민주당을 불임 정당화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 개혁이 이런 표면적인 포장(!)에만 그쳐선 안 된다. 민주당은 자기분열에 이를 정도의 심각한 모순, 이중잣대 버릇도 더불어 뜯어 고쳐야 한다. 비단 민주당뿐 아니라 여야정치세력과 우리 사회 여느 집단·사람 모두가 나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남에겐 혹독한 경향이 있지만 민주당은 특히 그 정도가 심하다. MBC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보여준 억지와 자가당착 언행들은 상식적인 국민이 보기에 정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민주당이 MBC 노조와 함께 김재철 전 사장을 맹렬히 공격한 논리는 무엇이었나. 김 사장이 직책을 이용해 친분이 있는 무용가 정명자씨에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것이다. 노조와 함께 민주당은 더 나아가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자신들이 주장하는 일감몰아주기의 부당성을 강조하려 두 사람을 삼류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관계로 몰아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국회 환노위의 MBC 청문회처럼 못할 코미디와 같은 장면들이 탄생하기도 했고, 한국 무용에서 나름의 일가를 이루고 자신의 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실력가 무용인을 무명의 가난뱅이 무용수로 비하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도 서슴지 않았다. 실력도 없는 가난뱅이 무명의 무용수에게 MBC가 공연을 몰아준 것은 부당한 특혜로 횡령배임죄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폴리뷰의 취재와 경찰조사 등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민주당과 노조의 이와 같은 주장들이 모조리 허위라는 것이다.

사장 지위를 이용해 무용가 정명자씨에 특혜 주었다고 비난한 민주당과 언론노조는 왜 국회 권력자 김광진 의원의 가족 사업엔 침묵하나

민주당이 상식적인 사고를 하는 정당이라면 최소한 논리의 일관성만은 보여주어야 한다. 지극히 정상적인 계약마저도 부당한 일감몰아주기라며 횡령, 배임죄까지 거론하고 눈에 쌍심지를 켤만큼 도덕성을 강조했다면 최소한 자당에서는 그런 비슷한 경우도 나오지 않게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길경우 민주당 스스로 부끄러워해야하고 반성하며 더욱 강하게 스스로를 비판해야 맞는 것이 아닌가. 민주당은 과연 그런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주었나? 전혀 아니다.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김광진 의원의 가족이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에서 대박을 터트렸다는 기사를 보면 도덕성에 관한 민주당의 이중잣대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뻔뻔하다. 최근 언론은 김 의원 가족의 회사가 만드는 갈대차가 <2013 순천만 정원박람회>에 공식 쇼핑제품으로 선정됐고, 게다가 박람회장 요지에 매점까지 열어 매출대박을 올리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렇지 않아도 갈대관련 사업으로 거액의 세금까지 지원받은 마당에, 또 온갖 특혜를 받는 국회의원의 집안이 큰 이권사업에 뛰어든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비판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국회의원 가족의 사업체가 매점을 따내 대박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평소 민주당의 습관대로라면 의혹을 제기할만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민주당에선 아직까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김광진 의원측을 향해 부당한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거나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정치·사회 이슈마다 끼어들어 자신들이 마치 정의의 심판자라도 되는 것처럼 굴던 언론노조와 MBC 노조 역시 입을 봉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기회만 생기면 김재철 전 사장이 지위를 이용해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었다며 눈에 핏발을 세우던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인가. 김광진 의원은 더군다나 자신들의 미래를 대변한다는 청년대표의원으로 세운 간판 아닌가. 국회의원이란 권력자의 가족이 서민에게 돌아가야 할 매점사업까지 뛰어들어 알뜰히 챙기며 살고 있다는 소식에 앞장서 비판해야 마땅할 신경민 의원 같은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단 말인가.

일반 국민은 꿈도 못 꿀 거액의 세금 지원도 척척 받아내고,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와 같은 큰 행사에서 매점사업도 쉽게 따내고, 제품이 공식 쇼핑제품으로도 선정되는 김광진 의원 집안의 사업을 보면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절묘한 ‘행운’이 곳곳에 끼어있다. 국회의원이란 지위와 이런 ‘행운’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소위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정당을 자임하는 민주당의 ‘젊은피’ 국회의원이라면 자제했어야 옳았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자당의 새파란 젊은 의원의 도덕 불감증엔 입에 자물통을 채우는 것만큼 이보다 더한 특혜가 어디 있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 고장 난 레코드판 돌아가듯 공격을 멈추지 않는 민주당은 제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 티끌은 침소봉대하는 일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

김종국 사장, 제 눈의 들보는 못 보는 민주당과 언론노조의 자가당착 비판 무시해야

민주당이 불임정당으로 변질돼 가는 데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렇듯 나와 남에게 들이대는 극명한 이중잣대로 인해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민주당에게 필요한 것은 당 대표를 갈아치우고 이름을 바꿔 다는 겉으로 드러난 개혁만이 아니다. 진짜 필요한 것은 민주당 내면의 개혁이다. 남을 공격하기 위해서라면 심각한 자가당착을 저지르고 뻔뻔한 이중잣대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민주당이 그런 고질병을 고치지 못하는 한 ‘제2의 김재철’과 같은 민주당의 낙인찍기식 비판은 오히려 더할 수 없는 찬사가 될 수밖에 없다. MBC 노조가 사상 유례가 없는 장기파업을 벌이고도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실패한 데엔 노조 자체의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김 전 사장에 대한 비상식적 공격에 눈이 먼 노조를 맹목적으로 감싸고 이중잣대나 휘두르면서 거들었던 민주당의 고질병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바로 김광진 의원과 김재철 전 사장의 사례에서 보듯 말이다.

마지막으로 MBC 김종국 사장에게 다시 한 번 당부하고 싶다. 이렇듯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민주당과 언론노조의 ‘제2의 김재철’이란 낙인이 두려워 MBC 개혁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이 자기반성으로 스스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제2의 김재철’이란 최고의 찬사요 명예로운 훈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오히려 이런 호칭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역대 가장 최고라 할 수 있는 경영실적을 올린바 있는 김 전 사장은 노조가 파업으로 망가뜨려 밑바닥까지 주저앉힌 회사를 되살려 시청률도 회복기에 안착시켜놓았고, 사원들의 복지도 챙기고, 사장이 정치노조에 끌려 다니며 좌편향 논란만 일으키던 공영방송 MBC를 어느 정도 바로잡았다. 민주당과 언론노조가 이런 김재철 전 사장을 MBC 개혁의 상징적 인물로 만들어 놓은 이상 김종국 사장은 ‘제2의 김재철’이란 호칭을 위해 더욱 맹렬히 뛰어야 할 것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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