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언론노조가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며 하금렬 전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을 고소한 사건을 검찰이 조사한 결과 혐의가 없다고 20일 밝혔다. 뉴시스 등 이날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야당이 압력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했던 김충일 이사를 포함해 3명의 방문진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하 전 실장과 김 전 의원의 서면조사결과를 검토한 결과 해임안 처리 과정에서 아무런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어 불기소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특히 중요한 대목은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여당과 야당 측이 추천한 방문진 이사들을 조사한 결과 해임안과 관련된 전화통화나 외압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참고인들의 진술이 모두 일치했기 때문에 피고발인을 굳이 소환할 필요가 없어 서면조사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즉, 검찰 참고인 조사대상엔 야당 추천 이사가 있었고, 야당 추천 이사도 외압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는 것이다. 일부 친野, 친MBC 노조 성향의 매체들은 두 사람을 단지 서면조사로 끝냈다며 검찰 조사가 엉터리라는 식의 뉘앙스를 주려고 애쓰지만 부질없는 짓이다. 검찰이 엉터리 수사를 한 게 아니라 조사에 응한 야당 이사까지 모든 방문진 이사들이 두 사람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동일한 증언을 했기 때문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하 전 실장과 김 전 의원까지 MBC 문제로 터무니없는 음해성 고소까지 당했지만, 검찰 무혐의로 이들을 누명을 벗었고, 고소 당사자인 언론노조는 교활한 정치적 의도가 드러난 셈이다. 또한, 언론노조 MBC 지부, 즉 MBC 노조는 연전연패를 이어가는 셈이며 지금까지의 온갖 소송전을 통해 이들 집단이 얼마나 정치적이며 입만 열면 주장하는 공정언론과 거리가 먼 집단인지 또 한 번 스스로 정명한 셈이다.
거짓말로 드러난 양문석·신경민·유승희 등 야당측의 뻔뻔한 주장, 당사자는 책임져야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필요에 의해 멋대로 의혹 제기하고 결과에 대해선 전혀 지지 않는 극단적인 무책임 말이다. 특히 당시 하 실장과 김 전 의원이 외압을 넣었다고 주장하며 온갖 언론플레이를 했던 방통위 양문석 위원의 문제는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당시 양 위원은 민통당 방통위 위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본부장이 나를 거짓말로 매도하고 있는데 김충일 이사도 시인한 부분에 대해 오리발 내미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물증을 보여 달라면 보여줄 수 있다"고 의혹 제기에 열을 올렸고, 민통당 유승희 의원은 "우리 공영방송 역사상 가장 추악한 사건 두 개가 동시에 일어났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등의 김재철 지키기 외압 의혹과 길환영 씨가 KBS 사장 내정 사건"이라며 "박근혜 후보가 권력을 잡기도 전에 이미 공영방송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신경민 의원은 "양문석 위원이 사실관계를 이야기했는데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니 그렇다면 법적으로 고소하고 수사하면 사실관계가 드러날 것"이라며 "박근혜 후보가 MBC 파업사태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는데 6.29 합의를 깨고, 급기야 압력을 넣은 것은 박근혜 캠프가 김재철 구하기에 한발 한발 다가간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까지 했다. 자신들 멋대로 상상한 소설을 가지고 MBC뿐 아니라 여당과 대통령까지 싸잡아 매도한 것이다. 정치공세도 정도가 있다.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근거도 희박한 말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무책임하게 내뱉어선 안 된다.
청와대·여당이 개입했다며 기자회견까지 한 방문진 야당 이사, 검찰조사에선 ‘그런 일 없다’
이번 하금열, 김무성 무혐의는 검찰의 허술한 조사결과가 아닌 방문진 여야 이사들의 공통된 증언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 MBC와 같은 민감한 사안, 특히 야당이 서슬퍼런 눈으로 지켜보는 사건에 대해 의혹이 있는데도 서면조사에만 그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꼬투리를 잘 잡는 야당이라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조사결과다. 야당 이사까지 외압이 없다고 증언한 이 같은 결과에 민통당과 민통당 내 신경민, 유승희 의원과 같은 극단세력은 이제와서 뭐라고 변명할 텐가. 종편에 출연해 MBC 노조 허위주장이나 읊어대고 사퇴쇼 등 온갖 언론플레이를 해대고 방통위원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함량 미달인 양문석 위원은 그간 자신이 내뱉은 한심한 말들은 어떻게 주워담을 것인가. 방문진 야당 이사는 애초 자신들의 주장이 정치공세에 불과했다는 비판엔 또 어떤 변명을 할 텐가. 기가 찰 노릇이다.
검찰 조사에선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증언한 방문진 야당측 이사, 그들은 애초 논란이 일 때 뭐라고 했었나. 야권 이사들은 여당 추천 이사들이 정치권의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었다. "일부 여당 이사와 야당 이사들이 김재철 사장 거취 문제를 포함한 MBC 정상화 방안을 결의문으로 채택하고 지난달 25일 타결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으나, 24일 갑자기 '더 이상 (해임안 표결을) 추진할 수 없어 포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렇게 된 결과는 권력으로부터의 외압 때문이라고 확신한다"(프레시안 기사<김무성ㆍ하금열 "김재철 MBC 사장 '유임' 지시" 파문>)고 했다. 프레시안은 당시 기사에서 “여권 이사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건, 청와대나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 사장 유임 압력이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야권 이사들의 판단”이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덧붙였다.
검찰 조사결과로 ‘하금열·김무성 모함’은 야권의 정치공작으로 드러난 꼴
이랬던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정작 검찰 조사에선 그런 일이 없다고 증언한 것이다. 도대체 이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양문석 위원은 물증을 달라면 물증을 보여주겠다고까지 했었다. 양 위원은 왜 하금열 김무성의 정치외압을 증명할 물증을 내놓지 못했나. 양 위원의 말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고소하라고 부추겼던 신경민 의원은 뚫린 입으로 이제 뭐라고 변명할 텐가. 당시 청와대와 여당의 외압이 사실인 양 몰아갔던 언론들은 왜 하 전 실장과 김 전 의원의 무혐의 확정을 보도하지 않나. 도대체 이들에게 티끌만한 양심이라도 있는지 의문이다. 민주통합당 야당측 방통위원 언론노조가 한패가 돼 똘똘 뭉쳐 청와대 여당의 MBC 개입으로 몰아갔던 사건은 이렇게 허무하게 결론 났다. 그것도 야당 방문진 이사까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면서 이들 패거리의 부도덕성을 또 한 번 증명한 꼴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볼 때 애당초 정치공작의 의도가 없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이렇게 MBC 관련 또 하나의 해프닝이 끝났다. 그러나 그저 단순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야권진영의 고질적 중병을 확인한 셈이다. MBC 문제와 관련해 노조 등은 수차례 법적 소송과 언론플레이로 국민을 기만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는 데도 여전히 고장난 레코드 돌리듯 언론장악 반대를 외치며 뒤로는 온갖 꼼수를 부리는 모습이 차라리 서글프기까지 하다. 지금까지도 김재철 사장과 현 MBC 체제가 문제투성이라고 매도하는 야당과 노조 등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도대체 문제투성이가 누구인가. 법에 의해 누명을 벗는 이들이 문제인가, 뒤집어씌우는 자들이 문제인가. 사건 족족 법에 의해 자신들의 거짓주장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너무나 몰염치하다. 민통당과 양문석 위원 그리고 정치공세하다 뒤늦게 사실을 밝힌 방문진 야당추천 이사, 언론노조는 억울하게 당한 하금열 전 실장과 김무성 의원 뿐 아니라 국민에게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명백한 자신들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으면서 무슨 자격으로 국민에게 정의를 말할 수 있단 말인가.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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