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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집착’이 부른 민주통합당의 비극

정부조직개편안 ‘거래’로 스스로 ‘몸통’ 드러낸 민통당

드디어 몸통이 드러났다. 물론 꼬리를 흔들 때부터 그 꼬리의 주인이 누구일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환경·노동문제를 다루어야 할 환노위에서 한편의 막장 드라마와 같은 MBC 청문회가 열릴 때부터, 작년 국회개원협상에서 MBC를 제물로 요구할 때부터 징그럽게 팔딱대던 꼬리는 촘촘한 조직으로 연결된 몸통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니 그 이전부터 무수한 사건에서 노골적 징후들이 있었다. MBC 노조가 파업을 하자 민통당의 간판 얼굴들이 현장에 나타나 ‘함께 가자’며 구호를 외칠 때 진실은 이미 얼굴을 드러냈다. 민주통합당이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전제조건으로 김재철 사장의 목을 요구하면서 그 적나라한 몸통을 들러내기 전에도 이미 꼬리와 몸통은 한몸임을 수차례 스스로 증명했다.

그럼에도 민통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MBC 문제를 끌고 들어간 것은 심각한 의미를 내포한다. 지금까지 민통당이 주장해왔던 모든 대의명분이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기 때문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부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것은 방송장악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던(척 한) 것도 정략적인 발목잡기에 불과했다는 점을 드러냈다. 임기 1년밖에 안 남은 방송사 사장 목 하나 쳐내자고 방송장악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SO 이관 반대도 쉽게 철회했다. 단지 새 정부 발목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그토록 중대한 문제를 쉽게 철회할 리가 없지 않은가.

전체주의와 독재 본색이란 민주통합당의 불편한 진실

민통당은 게다가 김 사장에 대한 검찰 조사까지 요구했다. 그동안 검찰을 비난하며 정치 중립을 외쳐온 민통당의 진정성마저도 의심받게 됐다. 게다가 한 개인을 특정해 검찰 조사를 요구하는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 태도까지 보였다. 세계 어느 민주국가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요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정당과 정치인을 볼 수 있단 말인가.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민통당은 뒤늦게 3대 요구조건을 거둬들였지만, 여전히 궁색한 변명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전체주의와 독재에 찌든 본색을 드러내놓고도 창피한 줄 모르고, 아니 무서운 줄 모르고 여전히 언론자유·공정방송 떠드는 모습을 보면 기도 안찬다. 결국 이 모든 것의 진짜 의미는 민통당이 입만 열면 주장하는 공정방송·언론자유·검찰독립 등이 우리가 아는 그것과 전혀 다른 의미였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오싹하게 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미친 듯 날뛰던 꼬리가 제 것이 아닌 척하던 몸통이 본 모습을 드러난 이상 더 이상의 궤변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MBC 문제와 관련해 내놓는 그 어떤 주장과 문제 제기에 대해 민통당은 더 이상 중립인척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조직법개정안을 가지고 국민을 볼모로 거래하려던 태도나 김재철 사장과 관련해 보여준 초법적 발상은 민통당이 말하는 공정방송이나 언론자유가 국민이 아는 것과 거리가 멀고 자유민주주의와도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적어도 이번 일은 국민으로 하여금 민통당의 진정성에 대해 정략과 술수가 담겨있지는 않은지 그 뿌리부터 의심하게 만들었다.

민통당 때문에 방문진 등도 의심받게 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가지고 꼼수를 부리고 위험한 거래를 하려던 민통당 때문에 이제 국민은 MBC 문제를 더욱 냉철하게 바라보게 됐다. 또한 MBC와 관련한 민통당의 모든 주장뿐 아니라 언론노조 MBC지부(MBC노조), 친야 성향의 각종 언론단체, YTN 노조 등 언론노조, 언론인, 관련자들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배경과 의도를 먼저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또한, 김재우 이사장 박사학위 논문표절 건으로 올스톱 상태인 방송문화진흥회도 마찬가지다. 민통당이 몸통을 드러내고 본색을 밝힌 이상 민통당 추천의 방문진 야당이사와 이에 동조하는 여당측 일부 이사들의 행위들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됐다. 예컨대 김 이사장의 논문표절 건을 둘러싸고 벌인 방문진 이사들의 보이콧 사태는 공감과 지지보다는 비판대상이 되기 쉽다는 얘기다. 국민은 김 이사장의 논문표절 자체보다 왜 야당 이사들과 일부 여당 이사들은 김 이사장을 당장 내쫓으려 하는가에 포커스를 맞춰 지켜보게 된다는 것이다.

공정방송과 언론자유 정치독립과 같은 고상하고 순수한 단어들은 이렇게 오염될 대로 돼 버렸다. 공정방송이라 말하고 야당방송을 의미하는 주의주장들은 더 이상을 힘을 얻기 어렵다. 민통당이 꼼수를 부리면 부릴수록 새누리당과 보수우파 진영도 그들을 정직하게 대할 수 없게 된다. MBC 문제뿐 아니라 모든 언론문제는 더 꼬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공정방송과 언론자유 정치독립이란 단어들이 본래의 의미를 되찾게 해주는 것이다. 그 첫 시작이 MBC 문제에 정직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본인들의 잘못과 편파성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들은 선이요 상대는 악으로 규정짓고 온갖 부당하고 불법적 행위들을 정당화하는 짓을 멈추어야 한다. 그러나 그게 과연 가능할까? 안팎의 일부 극단세력에 끌려다니는 민통당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민통당은 김재철 사장에 대한 과도하고 어리석은 집착에서 벗어나야

다시 말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민통당이 부리려던 얄팍한 꼼수는 그 속살이 훤히 드러났다. 게다가 민통당은 자신들이 줄곧 외쳐왔던 공정방송 등 온갖 대의명분의 실체도 새삼 확인시켜줬다. 언론·방송에 있어 민통당의 주의주장이 더욱 여론의 지지를 얻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게 민통당의 김재철 사장 집착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BC노조가 설령 매달렸다 해도 과감히 뿌리치고 냉정을 찾았어야 했지만 민통당은 ‘야당방송’을 위해 한 술 더 떴다. 그러다 이번에 노조로부터 선 긋기라는 수모까지 당한 것이 아닌가. 과도한 집착은 비극을 부르기 마련이다.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를 놓고 본색을 드러낸 민통당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냉정을 되찾아 김 사장 집착에서 벗어나는 길 뿐이다. 민통당을 가득채운 꼼수와 술수란 불순물을 거르지 않고서는 MBC 문제를 포함해 모든 사태를 눈덩이처럼 더욱 키울 뿐이다.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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