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사회의 룰과 경고를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행동한 일에 대한 처벌을 받게 됐다.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치가 42일만에 발표된 것이다.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한 이른바 ‘안보리 결의 2087호’를 15개 이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으로 그 15개국에는 중국도 포함돼 있어 의미가 크다.
기본적으로는 북한의 2012년 12월 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규탄을 시작으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적인 발사와 관련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에 관한 과거 약속을 재확립하라는 요구가 골자다.
또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고 관련 활동을 즉각 중단하는 등 기존 결의에 규정된 의무를 완전하게 준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결의안은 또 북한의 금융기관 관련 모든 활동에 대한 감시 강화 촉구와 공해상의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기준 마련을 명시했다.
북한이 기존 금융제재를 피하려고 대규모 현금을 사용했다고 규탄하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모든 금융거래에 대해 주의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선 우주공간 기술위원회의 백창호 위성통제센터 소장,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 등 개인 4명과 기관 6곳도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도 했다.
제재 대상과 관련된 어떠한 품목도 모조리 그물로 훑듯이 다 차단하겠다는 의지이며 북한을 경제까지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안보리는 북한이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 있다면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쉽게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할 것이다.
사실 안보리의 자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해 12월 위성발사를 진행한 것이니 이번 대처도 약한 감은 없지 않다.
물론 유엔의 더 강한 조치를 기대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북한에게 충분한 으름장이 된 것 같다. 추가 도발시 중대한 조치를 하겠다고 했으니 이제 북한으로서도 이를 쉽게 무시하진 못할 것으로 본다.
중국도 북한이 국제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미사일 발사 진행을 표명한 것에 유감이라고 밝히지 않았던가. 북한으로선 이 부분이 가장 뼈 아플 것이다. 유일한 우방을 잃어버린 것이니.
그럼에도 북한은 반성이란 걸 모른다. 북한은 즉각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의 가증되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며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조선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선언이 아닌가.
여기서 한술 더 뜬다. 외무성 성명은 이어 “미국의 제재압박책동에 대처해 핵억제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추가 도발을 암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 뿐인가. 외무성은 또 “여러 가지 실용위성들과 강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놓고 장거리 로켓 개발에 주력하겠단다. 스스로 벼랑 끝으로 몰아 대결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유엔이 경고한 ‘중대한 조치’를 시험하지 말라. 붕괴와 자멸로 다가가고 있음을 왜 모르는가. 그 종말이 김정은의 몰락과 북한의 세습체제의 붕괴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고통 받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북한 주민들을 볼모로 잡고 세계와 협상하는 모습이 아닌가. 북한 주민들을 더 이상 궁지로 내몰지 말라.
경고한다. 북한은 안보리 결의가 뜻하는 국제사회의 엄중한 입장을 명심해 모든 핵무기와 관련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탄도미사일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함으로써 안보리 결의를 전면 준수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강조한다.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위한 핵개발을 즉각 중단 하라. 유엔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해 스스로 자살하는 형세를 취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만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명심하라.
북한 주민들을 아사 직전으로 몰고 간 것은 북한 스스로다. 그리고 전세계를 적으로 돌린 것도 북한이 스스로 처한 일이다.
유엔의 중대한 조치는 사실상 북한을 항복 시킬 수 있을만큼 매우 강력한 무기일 것이다. 북한은 세계를 위협하는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라. 세계를 위협하고 대한민국을 협박하기 위한 시도가 북한, 나아가 한반도 전체에 위기를 몰고 올 수 있음을 잊지 말라.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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