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가 공개한 무용가 정명자씨의 일본인 남편이 보내왔다는 편지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MBC측을 반박하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빠르고 능수능란하다. 김 사장이 작년 추석 연휴기간 동안 정씨와 함께 일본의 한 호텔에 묵었다고 주장하는 남편 편지가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에 의해 공개된 후 MBC측이 해명하고 다시 정씨 남편이 반박하는 일이 모두 25일 단 하루 동안 이루어졌다. 오전 윤 의원의 폭로, 오후 MBC사측의 해명, 다시 남편의 반박이 이루어진 게 모두 이날이라는 것이다.
정명자씨의 설명에 따르면 남편은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노조가 공개한 편지를 보면 기본적인 한국말도 구사할 수 없는 일본인이 김재철 사장의 해명을 조목조목 세밀하게 반박하고 있다. 그는 직업이 변호사라곤 하지만 일본에서 자기 일에만 몰입해 평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게다가 한국인과 결혼해 20년을 넘게 살면서도 한국말을 할 줄 모른다. 자기 아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제외하곤 한국에 그다지 관심이 많은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한국 정치와 방송 매커니즘, 심지어 남북문제까지 한국인들보다 훨씬 자세히, 분석적으로 알고 있다. 그것도 마치 노조와 민주통합당, 그리고 미디어오늘과 같은 기관지들과 사전에 합의라도 한 듯 그들의 입장과 똑같은 논리를 되풀이 주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도대체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남편이 썼다는 편지의 한 대목을 보자.「“대북사업」이라고 하면, 상세하게 밝힐 수 없다고 주장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합니다만, 애초에 MBC라 하는 방송사업에 대해 북조선과의 관계로 비밀리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사항이 존재한다고는 믿을 수 없습니다. 궤변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김재철 사장이 대북사업 논의차 호텔에 투숙했다는 주장을 정씨 남편은 “대북사업이라고 하면 상세히 밝힐 수 없다고 주장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대북사업이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모든 걸 공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김 사장이 자신의 불륜을 숨기려고 대북사업 핑계를 댔다는 것이다. 한국말도 모르는 일본인이 이렇게 민감한 한국의 정치적 문제와 정밀한 논리까지 동원하며 김 사장의 불륜을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보고 누가 의심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MBC측이 반박하자 기다렸다는 당일발로 반박 편지문을 보내온 것도 쉽게 납득이 안 된다.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상식적으로 볼 때 한국어 통역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MBC측의 주장이 뭔지, 반박 취지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위한 시간과, 자신은 어떻게 주장할 것인지 논리를 정리할 기본적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정씨 남편은 MBC측의 해명이 나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간단하게 당일 바로 한국 전문가처럼 반박 편지를 보내왔다. 그렇다면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정씨 남편은 도대체 MBC측의 한국어 반박보도는 누가, 어떻게 번역을 하고 설명해주었으며, 시간이 촉박한데도 어떻게 그렇게 단 시간에 써서 그것도 문방위에 편지를 정확히 보낼 수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
부인인 정명자의 전화는 피하면서 노조 말만 믿는 이상한 남편
무엇보다 이상한 점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다. 정씨의 남편은 이렇게 MBC노조측의 주장을 그대로 말하면서도 정작 부인의 전화는 피한다는 점이다. 필자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정씨 남편은 정명자씨의 전화를 피하고 있다고 한다. 보통 이런 문제가 생기면 의심이 생길 때 먼저 배우자의 말부터 들어보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신의 배우자를 사랑한다면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얘기보다는 자신의 아내의 말부터 믿는 게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정씨 남편은 이와 정반대다. 아내의 해명은 외면하고 MBC 노조측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과연 상식적인 사람의 모습인가?
게다가 그는 그 이전, 정명자씨에게 이메일을 통해 결정적인 말을 했다고 한다. 정명자씨가 확인해준 바에 따르면 남편은 “김재철은 8월 초에 MBC 사장을 그만두게 될 것이다. 이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니 너는 어떤 말도 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며 마치 협박조로 느껴지는 내용의 글까지 적은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한다. 이건 무엇을 의미하나? 이 남편의 이해하기 힘든 편지와 폭로내용이 어느 쪽에 맞춰져 있는지는 이제 자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이쯤되면 정명자씨의 남편은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과연 무엇을 위해 이렇게 더럽고 추한 행동까지 해가며 자신의 아내의 명예를 짓뭉개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아내의 행동이 의심스러우면 당사자에게 물어보고 확인하는 게 먼저다. 그런데 비겁하게 아내의 전화는 피하고 협박조의 메일만 덜렁 보내놓은 뒤, 편지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노조의 주장에만 힘을 실어주는 논리만을 펴며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렇게 절실히 불륜 의혹을 주장하면서도 그는 한국에 와 확인해 보지도 않는다. 일본과 한국의 거리가 먼가?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도 그는 노조와 한국 야당 정치집단에게만 편지를 보내 김재철 사장더러 호텔에 투숙했다는 그 시각 자신의 아내는 어디서 뭘 했는지 대라고 한다. 황당한 이야기다.
정명자씨의 남편은 위자료 안 주려 MBC노조와 거래를 한 것인지 밝혀야
이렇듯 처음부터 끝까지 비상식적이고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는 정명자씨의 남편을 정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남편에게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내막을 설명하려는 아내의 전화도 거부하고 오로지 노조측 주장에 맞는 논리만 궁리해내 김 사장을 공격하고 있다. 이런 남편의 추한 모습을 보고서도 그래도 자신의 남편이라고 감싸려는 정명자씨가 오히려 안타까울 정도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자. 정명자씨의 남편이 이렇게까지 공개적으로 아내에 망신을 주는 걸 보면 그는 그다지 아내를 사랑하는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그런 가정 하에 추측을 해본다면 한 가지 이유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다. 혹시 처음부터 이혼을 생각하고 위자료를 주지 않기 위해 MBC노조와 윈윈 차원에서 모종의 딜을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마침 아내와 헤어지고 싶었는데, MBC노조가 접근해왔고 이 기회를 이용해 자신이 손해보지 않고 문제를 깔끔히 해결하겠다는 손 안대고 코 풀자는 의도가 혹시 있는 것은 아니냐는 얘기다. 50년 무용 외길을 걸어왔다는 정명자씨는 확실히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순진한 사람이다. 노조가 불법에 가깝게 자신의 사생활을 파괴하고 침해하는데도 어디 호소하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몰라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던 사람이다. 그런 아내에게 몹쓸 짓들을 해온 노조는 편들고 이렇듯 어이없는 행동으로 부인의 명예는 짖뭉개도 괜찮은가? 더군다나 그런 본인의 사생활은 한 점 의혹도 없다고 과연 자신할 수 있는가? 정명자씨의 남편은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들어와 부인인 정명자씨와 만나야 한다. 그래서 아내를 찾기 전 노조부터 찾는 정신나간 짓은 그만두고 직접 당사자간에 해결해야 한다.
‘공정방송’ 떠드는 노조야말로 MBC 불공정 방송의 역사를 써왔다
물론 이번 추접한 사태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MBC노조다. 아무리 자신들이 생각하는 정의를 목적으로 한다고 해도, 그 정의를 이루기 위한 과정도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자신들이 말하는 MBC 공정방송을 위한다는 게 고작 개인의 가정사에 끼어들어 이쪽저쪽 부채질하는 얄팍한 행동인가? 그런 악한 수단으로 무슨 정의를 이루고 공정방송을 하겠다는 얘긴가? 부동산투기의혹, 공연특혜의혹, 대포폰 의혹, 전화기 의혹 등 순 정황에 의한 추측들만 던져놓고 그 중 어느 하나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 하나 제시한 적이 있나?
김재철 사장과 정명자씨 관련해 최소한의 사실보도조차 못하고 있는 게 바로 MBC노조의 모습이다. 그러곤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김종익씨 민간인 사찰’, ‘기무사 민간인 사찰’,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 등등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작가들을 해고했다고 MBC를 비난한다. 이 프로그램들이 과연 공정한 프로그램들인가? 노조가 분노하는 건 이렇게 일방적으로 특정 진영에 유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귀족노조라 불리는 자신들에게 부역하는 사람들이 해고당했다고 악을 쓰는 것 밖에 뭐가 있나? 노조부터 먼저 ‘공정방송’ 하고 MBC를 향해 손가락질하기 바란다.
지금은 이진숙 홍보기획본부장의 말대로 MBC가 서서히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는 모습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반년에 가까운 불법파업으로 국민의 시청권을 빼앗아 갔던 노조에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우고 있고, 온갖 구질구질한 것들로 투쟁의 무기를 삼는 노조의 실체를 국민들도 확실히 알아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정명자씨와 그의 아들은 물론이고, 그들의 이웃들과 궁극적으로는 정씨 남편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준 노조의 가장 악질적 인물들이 물러나는 분위기다. 지금껏 노조는 자신들의 이기심과 이득을 위해 모두를 희생시켰을 뿐이다. 노조 당신들이 방송계에 입문할 때 이런 짓들을 하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노조는 그야말로 초심을 찾아야 한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 MBC노조, 정명자씨 남편은 추악한 거래의 진실을 고백해야
한 가지 덧붙일 것은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의 한심한 작태다. 윤 의원은 MBC노조와 무슨 커넥션이라도 갖고 있어서 노조의 그런 천박한 짓을 거들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혹시 초선인 자신의 이름 석자라도 알리겠다는 의도인가?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노조가 제공하는 정명자씨 남편의 편지를 열심히 공개하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노조와 민통당, 정씨의 남편 간에 무슨 딜이 이뤄졌나? 또 그런 당신들의 딜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그렇게 서로간 합심해 얼토당토않은 내용들을 폭로하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 공정방송을 떠드는 자들이 할 수 있는 짓들인가? 법을 만드는 자들, 법치를 떠드는 자들, 변호사가 말하는 공정방송의 실체가 이런 것들이란 말인가? 정말로 한심한 일이다.
이제 시간을 끌고 각종 의혹으로 변죽만 울리는 짓들은 멈춰야 한다. 정명자씨의 변호사 남편은 더 이상 노조를 통해 언론플레이를 하지 말 것이며, 즉각 한국에 들어와 아내와 만나 모든 의혹을 풀고 제기된 의문점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또 노조 역시 정씨의 남편이 정씨에 보낸 편지에서 보듯, 정씨와 모종의 딜을 한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결정적 증거가 드러났다. 노조는 정씨 남편이 어떻게 김 사장이 8월초에 그만 두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해 솔직한 자기고백이 필요하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 추접한 삼각편대가 어떻게 무슨 딜을 하여 MBC 김재철 사장과 사측, 정명자씨측을 공격하게 됐는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 공정방송 구호로 시작해 흥신소 저질집단으로 전락한 노조측의 입을 지금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트위터 주소 https://twitter.com/phm5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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