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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재의 8할은 비박주자들의 책임.

현실에 안주하는 무능, 기회주의, 시대착오로는 박근혜를 이길 수 없다

세상사가 인과(因果)관계로 돌아가는 이상 어떤 현상과 결과에 대해 그 현상만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손아귀에 오롯이 들어가게 된 걸 박 전 위원장의 탐욕만 탓하기는 어렵다. 알게 모르게 상당기간 진행돼 온 박 전 위원장의 사당화 작업을 막지 못하고 그에게 당을 헌납하듯 한 비박진영의 무능과, 무책임, 기회주의 역시 거꾸로 가는 새누리당을 만든 중요한 원인이다. 계파 다툼이 과거 한나라당 몰락의 한 원인이라지만, 그건 근본적으로 정치력 부족의 탓이지 계파 간 경쟁의 문제는 아니다. 적어도 온갖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반민주 독재라는 일인지배의 사당보다는 훨씬 건강한 정당이라 할 수 있다.

공당을 사당화하고 자신의 대권전략에 따라 당의 정체성도 한순간에 허물어버린 박근혜 전 위원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새누리당 비박진영의 책임이 크다. 역설적으로 비박주자들의 무능이 박 전 위원장의 독주를 더 공고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대권 도전 선언을 한 비박 주자들의 모습을 보면 진정성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자기를 완전히 던져 뛰어들어도 국민으로부터 마음을 얻을까 말까 한데, 이들의 대권도전기는 한가롭기만 하다. 그저 대책없이 박근혜 때리기만이 유일한 전략이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길인 줄 아는 것 같다. 박 전 위원장과의 차별화는 가장 기초적인 전술일 뿐 대권전략이 될 수 없다. 김문수, 정몽준, 이재오, 임태희 등 이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자신을 던지지 못하고 안전한 길로만 걷는 김문수, 박근혜 프레임에서만 허우적 대

김문수 지사는 최근 가장 앞장서 박 전 위원장을 비판하고 있다. 각종 방송과 토론회에 나가 박 전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오만과 독선을 개선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고, 정치를 선진화하기도 어려울 것” “당을 공정하고, 개방된 토론의 장으로 만들지 못하고, (박 위원장) 마음을 살펴서 알아서 발언하도록 하는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고 있는 것” 등등의 발언과 최근엔 “나는 내면에 정직하기 위해 결혼했다, 결혼을 안 하니까 위선을 하는 것”이란 말로 박 전 위원장을 인신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샀다. 김 지사가 언론의 주목을 받을 때는 박 전 위원장을 겨냥할 때가 거의 유일할 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그의 핵심 이미지는 ‘박근혜 비판’이다.

경쟁자 비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대권 후보의 핵심 이미지라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경쟁자 비난에만 매달리는 것처럼 못난 이미지만 각인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김 지사의 대권 출마 목적은 과연 무엇인지 회의적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과, 소외된 국민을 위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국가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국가적 아젠다 세팅 능력, 미래비전 제시 등 차기 지도자로서 인정받을 만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민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지사직을 유지한 채 안전한 자리에서 마음껏 박근혜 때리기에만 열중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그의 행보, 김 지사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할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의문이다.

이와 같은 김 지사의 행보는 오히려 박근혜 전 위원장의 독재체제를 강화시켜줄 뿐이다. 지사직 유지, 탈당 불가 입장, 그러면서도 박 전 위원장과의 차별화에만 매달리는 인상, 이런 모든 것들은 김 지사가 이번 대선출마에 자신을 다 걸었다기보다는, 이번 출마가 박 전 위원장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할 뿐이다. 언뜻 무모하고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도, 국가와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나를 바치겠다는 각오로 뛰어들지 않고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경우는 없었다. 권위주의 정부 시대 이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안전하고 평탄한 길을 걸어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 아니다. 중대한 도전을 할 때 자신의 자리를 과감히 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비난을 감수하며 정적과도 손을 잡고 새로운 시도도 서슴치 않았다. 현실의 한계에 갇히기보단 미래의 가능성에 도박을 거는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문수는 과연 그런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나?

새로운 길 모색 얘기 들리는 정몽준, 뚜렷한 정체성과 비전제시 놓지 말아야

정몽준 전 대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새누리 당원으로서의 짧은 역사라는 한계 때문에 그가 당에 단단히 뿌리 내리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역시 박근혜 사당을 막지 못한 책임을 벗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외부에서 수혈된 대권주자라는 입장에서 오히려 새누리당의 근본적 한계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새누리당의 변화를 도모했었어야 했다. 그가 당 대표까지 지낸 것은 그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러나 안이한 자세로 친이계에만 기대왔다는 점,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사기 위해 큰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 새누리당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박근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리더로서 충분히 각인시키지 못한 점은 어쨌든 그의 책임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최근 경선룰 논의에 있어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가 당 내부에서보다는 당 밖에서 일을 도모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친박 지도부 입장에서는 가장 마땅찮을 것이고, 그의 행보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정 전 대표가 당 안에서 존재감 없이 무기력하게 정치적으로 고사되는 것보다는 활로를 찾아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이득이 될 수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사실상 보수정당을 포기하고 경제민주화란 모호한 관념을 앞세워 소위 진보좌파 정당과 좌파경쟁에 나선 마당에 그가 최근 발언에서 보여주듯 확고한 대북관, 경제관, 국가관으로 국민에게 확신을 심어줄 수만 있다면 그의 도전이 불가능하다고만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그의 능력과 비전제시에 달려 있다.

아직도 권위주의 시대에 갇힌 듯 보이는 이재오, 나약한 이미지 임태희의 한계

대선출마를 선언한 또 다른 인물, 이재오 의원과 임태희 전 정책실장 역시 도대체 대선에 도전한 이유조차 불분명하게 느껴진다. 이 의원이 내세우는 ‘가난한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만큼이나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진다. ‘제왕적 대통령’과 ‘가난한 대통령’은 둘다 과거 권위주의 개발도상국 시대에 갇힌 이미지다. 세계 패권이 아시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그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 정치지도자가 과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더군다나 박근혜 전 위원장을 겨냥해 ‘독재자의 딸’ ‘유신독재’ 등 따위의 좌파들의 습관적 공격언어로 비판을 되풀이해서는 공감을 얻기 힘들다. 그런 비판들은 이제 식상하고 진부하다. 가난한 대통령, 박 전 위원장을 향한 식상한 비판, 이런 것들이 바로 그런 시대착오적 접근 태도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박 전 위원장의 권력독점을 도울 뿐이다.

대권 도전 선언한 임태희 전 실장은 마치 박 전위원장과 비박간의 경선룰 다툼을 합의시키기 위해 나온 사람처럼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리더십을 구태로 비판했으면 막연하게 새로운 리더십 주장이 아닌 구체적 비전과 목표의식을 갖고 나왔어야 했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패기와 신선미를 찾아보기 힘들고 정치지도자감으로 보이기보다 행정가로 느껴지는 건 그가 앞으로도 깨야 할 고정적 이미지로 보인다. 유연한 태도는 필수이지만 유약한 이미지는 정치인으로서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간단하게 정리하자. 새누리당의 사당화는 박근혜 전 위원장 못지않게 비박주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대선 주자들이 과거 이명박 후보만큼의 능력, 비전,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에 박 전 위원장의 뜻대로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해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고, 오직 박근혜 때리기라는 한계에 갇혀 버린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며 기회나 엿보는 기회주의로는 박근혜를 쓰러뜨리기는 어렵다. 뚜렷한 과감한 도전, 자신을 던지는 희생정신이 없인 국민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 새누리당 박근혜 독재체제가 완성된 데 비박주자들의 그간의 책임이 막대하는 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달라져야만 한다. 지금 이대로라면 게임은 해보나 마나고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면 그들의 미래도 현재와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폴리뷰 대표필진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
트위터 주소 : https://twitter.com/phm5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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