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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 윤창중이 걸어야할 대도무문(大道無門)

박근혜 충성 목적의 비박주자 희생양 논리, 설득력도 논객다움도 없다.

아무래도 이건 ‘이상일 효과’로 밖에 해석이 안 된다. 논객이 논객답지 못하고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권력에 아부하여 한 자리를 차지하는 성공담이 출세의 모범으로 자리 잡은 탓이다.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 얘기다.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품격과 평정도 잃은 듯 보이는 그의 발언들을 보면서 중앙일보 전 논설위원이었던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비례대표 후보 8번을 하사받기 불과 며칠 전까지 새누리당과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위해 사회의 공기(公器)인 중앙일보 지면을 충분히 그리고 대담하게 활용하였던 그의 영민했던 전략이 윤 전 실장의 최근 말과 글에서 자주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실장이 8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한 발언들은 기대 이하의 한심한 발언 그 자체였다. 게다가 언론인으로서 보여야할 최소한의 균형마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팩트(FACT)까지 왜곡하는 대목에선 할 말을 잃었다. 그가 방송에 나와 한 발언들을 살펴보자. “세계 어느 민주 국가에서 대선후보들이 경선할 때마다 경선룰, 경선규칙을 트집 잡아 탈당하겠다는 극단적 카드를 입에 올리나. 졸렬하고 용렬스런 구태다” “정몽준, 임태희, 이재오 등 그분들 (당을)나간다 해서 아쉬워할 국민들, 당원들이 있겠나, 자기 지구당 사람들은 아쉬워하겠지. 국민을 상대로 정치한다는 지도자들이 용렬스럽고 졸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건 통탄할 일이다”

“비박주자 당 나가도 아무도 아쉬워 할 사람 없다”고 아부한 윤창중의 국민 모독

윤 전 실장이 싸잡아 비난한 건 새누리당 비박주자들이다. 물론 그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전파라는 공공재를 이용한 방송에 나와 정치평론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할 수 있는 말들은 분명 아니다. 같은 민주주의 국가라 해도 우리 정치와 세계의 정치 역사와 형태는 제각각 다르다. 똑같은 모양의 잣대로 잴 수 없다는 얘기다. 현 경선룰이 당을 장악한 대선 주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불공정 룰이라고 문제제기를 했다해서 비박주자들을 ‘세계 민주국가에 그런 사람들 없다’는 식으로 폄훼하는 건 지나친 모욕이다.

현 비박주자들이 새누리당 대선경선에 도전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마치 대선 경선 때마다 경선룰을 트집 잡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허위사실로, 악의적인 매도에 가깝다. 설사 지난 대선 경선 때 이명박 후보를 도운 친이계라는 사실을 언급한 것이었더라도 틀렸다. 비박주자들은 이명박 후보 당사자가 아니다. 지난 대선을 들먹여 이들이 경선 때마다 경선룰을 트집 잡는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정확한 비판이 아니다. 게다가 현재까지 이들 중 그 어느 누구도 탈당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도 없다. 탈당카드를 입에 올린다는 주장의 근거는 도대체 어디서 나왔나. 탈당 예측과 비박주자들이 탈당하겠다 말했다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윤 전 실장은 자신의 예측을 사실로 단정 지어 말하는 위험한 발언을 한 셈이다.

비박주자들이 당을 나간다고 국민과 당원들 아쉬워할 사람들 없다는 윤 전 실장의 발언은 그야말로 국민모독이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한 침뱉기다. 현 새누리당이 그야말로 완벽한 박근혜 사당임을 확인해주는 발언이고, 새누리당의 다양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이 오직 박 전 위원장만을 지지하는 이들의 당이란 말인가? 현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정몽준, 김문수, 이재오, 임태희 등의 존재 가치와 역할은 무시돼도 좋다는 말인가? 윤 전 실장은 과연 민주주의의 의미와 가치는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인가? 친박일색 새누리당 지도부도 하기 힘든 엄청난 발언, 더군다나 정치평론가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극단적 발언을 할 수 있는 용기는 오직 단 한 사람 박근혜란 권력자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목적 외에는 도무지 설명이 힘들다.

2002년 박의 탈당은 당개혁 때문 주장은 사실과 달라, 박근혜야말로 졸렬·용렬의 정치인

윤창중 전 논설실장이 2002년 박근혜 전 위원장이 탈당한 것은 경선룰 때문이 아닌 당개혁 때문이었다고 우기는 대목에선 권력지향 논객의 바닥을 보는 것 같아 비애감마저 든다. 정확히 얘기하자. 탈당을 무기로 졸렬하고 용렬한 태도를 보였던 건 다름 아닌 박근혜 전 위원장이었다. 2002년 박 전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1인지배 체제와 당심이 지배하는 대선 경선 방식의 개혁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당과 이 총재를 흔들었다. 그 결과 이 총재는 박 전 위원장 요구대로 당심과 민심을 5대 5로 하는 국민참여경선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대선 뒤로 미루기로 한데 불만을 품고 대선을 코앞에 두고 탈당을 해버렸다.

탈당의 직접적 이유가 경선룰 때문이 아니었다는 말 자체는 맞을지 몰라도 그건 표면적인 변명에 불과하다. 아무리 당 개혁이 중요하다곤 하지만 경선룰까지 받아들여준 마당에 대선을 불과 몇 달 앞두고 당장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하지 않았다고 탈당까지 해버린 건 경선룰은 물론 당개혁의 명분마저 그저 탈당의 구실밖에 안됐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당에 대한 애착심, 당을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을 생각했다면 당과 후보에 그토록 엄청난 상처를 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탈당해버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현재 당권 대권을 다 틀어쥔채, 당 개혁에 대한 비박주자들의 꾸준한 비판을 완벽히 무시하고, 경선룰 역시 한자도 고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박 전 위원장이 졸렬하고 용렬한 것인가, 아니면 과거 박 전 위원장이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를 흔들던 것의 반에 반도 못 따라가는 현 비박주자들의 무능력이 문제인가. 과거 제왕적 총재 소리 듣던 이 총재가 당시 박근혜 부총재에게 보여주었던 포용심과 존중의 눈꼽만큼도 못 따라가는 박 전 위원장이야말로 용렬하고 졸렬한 정치인의 대표다. 이런 명확한 사실을 외면하고 박 전 위원장의 ‘탈당 전력’ 약점을 가리려 현 비박주자들을 오히려 구태로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나 비겁하고 야비한 태도다. 윤 전 논설실장이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가진 논객이라면 이런 사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

완전국민경선제가 원칙파괴라면 이를 수용한 박근혜도 도태돼야 할 정치인인가

비박주자들이 완전국민경선제 요구하는 것은 요행을 바라는 것이며, 논리적으로 부질없는 환상이라는 윤창중 전 논설실장의 주장도 터무니없다.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생은 무엇으로 설명할건가? 당내 기반이 없던 ‘군소 후보’ 노 대통령 역시 지난 2002년 국민경선제를 통해 대통령이 됐다. 경선 전엔 지지율이 미미한 한자리수에 불과했지만, 전국을 돌며 경선을 하면서 그에 대해 국민이 알게 됐고, 지지율은 급등했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얘기,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를 의도적으로 무시해선 안 된다. 현 지지율만을 가지고 경선이 흥행도 안 될 것이고, 경선에서 비박주자들이 박 전 위원장에 9대 1, 10대 0으로 질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도 정확한 얘기가 아니다. 경선에서 박 전 위원장과 비박주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국민들이 그 모습을 보고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윤 전 논설실장의 주장은 노무현을 택한 국민을 완전히 무시하는 발언이다.

윤창중 전 논설실장은 원칙과 상식이란 말로 현재 완전국민경선제를 반대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은 도태시켜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위원장이 만약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일 경우 어떻게 할 건가? 박 전 위원장이 부정적 입장이라고는 하지만, 본인 입으로 국민 앞에서 완전국민경선제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말한 적도 없다. 박 전 위원장이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그럼 원칙을 파괴하는 것인가? 박 전 위원장도 도태시켜야 할 정치인인가? 두루뭉술하게 박 전 대표를 비판하겠다는 말로 피해가지 말고, 이 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종북논쟁’ 박근혜 대신 비박주자들이 순교하라는 건, 박근혜를 위한 희생양 논리

‘독재자의 딸’이란 이미지 때문에 종북문제에 대해 박근혜 전 위원장이 강하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비박주자들이 종북문제에 있어 순교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은 황당할 정도의 헛소리에 불과하다. 박 전 위원장이야말로 그런 이미지를 극복해야 하는 당사자다. 자신에게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건 당사자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종북문제에 있어 정몽준, 김문수 등 비박주자들은 열심히 발언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국가관’ 한마디 발언 했다가 역공 받자 다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런 비겁한 사람을 위해 비박주자들이 대신 나가 싸워 순교하라니 이게 할 말인가? 다른 주자들은 박 전 위원장 대권을 위한 희생양에 불과하다는 소린가? 충성발언도 너무 나가면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이다.

윤창중 전 논설실장의 진짜 속내를 알 수 있는 압권은 방송 출연 마지막 부분이다. 그는 박근혜 전 위원장이 인재로 승부를 봐야한다며 캠프 구성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정권 탄생하면 어떤 국가 인재가 나라 이끌 것인가 획기적 인선이 나타나야 된다”고 했다. 그리고 대선출마 선언 첫 장면이 매우 감동적으로 나올 때 대선 드라마가 순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래도 대선출마 선언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한 듯 보인다. 그가 박근혜 캠프에 참여하고 싶은 소망을 강력하게 비춘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미 충성경쟁은 끝났다. 논객으로서 가장 파워를 발휘할 때 스카웃된 이상일 의원을 마지막으로 박근혜 진용은 사실상 마무리 됐다고 봐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 윤 전 논설실장이 현재 보여주는 허술한 논리와 맹목적 비박 때리기 정도로는 어렵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윤창중 전 논설실장이 욕심을 버리고 과거의 참다운 논객의 자세로 되돌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논객이 논객다움을 잃으면 말과 글에서 빛이 사라진다. 논객이 정치인의 선거 캠프에 합류하는 것이, 출세를 원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다. 권력욕과 아부근성으로 빛을 잃은 글과 논리는 혹세무민할 뿐이고 그 자신도 타락시킬 뿐이라는 게 내 주장의 핵심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글을 쓰고 논리를 펴되 논객으로서의 비판 정신을 잃어선 안된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의 국회진출이 보수우파 논객들의 출세 모델이 되어선 안 된다. 특정인을 위한 충성경쟁이 아닌 논객들의 올곧은 비판정신이 살아 있을 때 보수의 정신이 살고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다.



폴리뷰 대표필진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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