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세력이 李石淵 변호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한 것을 두고 '右派분열'이라고 걱정하는 이들이 있다. 이렇게 하면 서울시장도, 국회도, 대통령도 좌파에 넘겨주게 된다는 걱정이다.
사실은 '右派분열'이 아니라 '右派경쟁'으로 봐야 한다. 한나라당의 시각에선 '우파분열'이지만 국민과 국가의 관점에 서면 '우파경쟁'이다. 지금까지 한나라당과 朴槿惠 의원은 기득권 체제에 안주하면서 우파 정치 시장에서 독과점 체제의 특혜를 누려 왔다.
右派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는 이 독점체제를 무너뜨리고, 경쟁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독점체제를 부정하고 '공정한 경쟁'을 존재의 조건으로 삼는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우리가 아무리 우파를 멀리하고 좌파에 추파를 던져도 집토끼가 어디 가겠는가'라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자신은 아무리 바람을 피워도 조강지처는 가정을 지킬 것이라고 생각한 남편과 비슷하다.
李明博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脫우파이념을 선언하고 중도노선을 표방, 우파를 공식적으로 배신하여도 보수층은 代案이 없는 상태에서 배신감을 표출할 수가 없었다. 이런 불만은 지난 8월24일 서울시 주민투표에서 한나라당과 박근혜 의원이 보수적 가치를 포기한 것을 본 뒤 폭발하였다. 한국에선 요지부동의 단단한 보수층이 그래도 약30%는 된다. 이 세력이 한나라당에 가장 비판적이었다.
李石淵의 등장은 화가 난 右派가 만들어내고 이념적 배신자인 한나라당 정권이 불러낸 현상이다. 한나라당은 이제 이석연 문제, 즉 우파의 반란을 해결하지 않고는 서울시장 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이번에 뭉친 우파세력이 정당을 만들면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다.
한나라당은 우경화하여 자유민주주의란 가치를 기준으로 우파와 경쟁을 하든지 더 좌경화하여 脫보수를 선언하거나 지금처럼 중도 좌파의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우파 정치세력이 '누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에 더 충직한가'를 놓고 경쟁하면서 표를 얻으려 한다면 '우파 경쟁 구도'는 국가를 위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우파 정치세력이 이념적 각성의 부족으로 한나라당化한다면 존재 의미를 상실하고 한나라당에 흡수되거나 자멸할 것이다.
안보, 이념, 복지, 법치 등 현안 문제에 대하여 李石淵 캠프가 어떤 정책을 내걸지 궁금하다. 한나라당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路線과 정책과 철학을 천명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밀어붙여야 보수층은 한나라당의 붕괴를 각오하고라도 이 세력을 지지하여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이석연 변호사는 노무현 세력의 '신행정수도 건설'로 위장한 수도이전이 가진 사기성을 폭로, 憲裁의 違憲결정을 받아냄으로써, '수도서울'을 지켜낸 사람이다. 그럼에도 反共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正體性의 수호를 부담으로 여기고, 한나라당과 비슷한 중도 내지 좌경성향을 보인다면 웃음거리가 되고 우파 분열의 책임까지 떠 안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념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전략은 이념이다. 이념은 가치관이고, 인생관이고, 역사관이고,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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