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민주당 좌클릭 비판이 이슈가 되는 시점에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등이 차기 대권 주자로 밀고 있는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유시민과 노무현 정권의 우클릭에 대해 공개적인 질문을 하고 나섰다.
조국 교수는 노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 나는 노동, 복지에서 실패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응을 잘못했다. 복지 정책도 좀 더 밀어붙여야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반성했다며, “친노(親盧) 세력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 정당이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런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에는 책임 있는 답을 해야 합니다”, “유시민 씨가 그런 유언을 받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시민 씨가 안 하면 결코 정리가 안 될 테니까요”라고 유시민의 답변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시민 전 장관은 한미FTA에 대해 “관세를 낮추고 자유무역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찬성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민주당 386 출신 인사 모임인 `진보행동'과 김근태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민평연과 원혜영 의원, 유인태 전 의원 등을 아우르는 재야파, 백원우 홍영표 의원 등 친노인사들은 내달 9일 `진보개혁모임'을 발족키로 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이 모임은 당내 진보블록 구축을 목표로 각종 정책에서 진보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연합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참여자들의 성향 상, 이들은 민주당을 더욱 더 좌클릭하여 민주노동당 등과 연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구도에서 유시민 전 장관만 ‘나홀로 우클릭’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 전 대통령의 유언은 "미국의 재협상 요구 수용하라" 조국 교수 인용 출처 불확실
반면 전남순천 재보선에 출마를 준비하는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좌클릭형 야권연대로는 민주당과 호남이 총선과 대선에서 참패할 것”이라며 야권연대 단일후보와 정면 대결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국 교수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책에서 인용한 대로 퇴임 이후 한미FTA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반성했다는 대목은 출처가 확실치 않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한미FTA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2008년 11월 10일 인터넷 사이트에 '미국이 요구해오는 재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 의회는 비준을 거부할 것", "한미 간 협정을 체결한 후에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며 "한미FTA 안에서도 점검해야 보아야 할 것이고 고쳐야할 필요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이러한 노 전 대통령의 조언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재협상하여 한미FTA를 재추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한 한미FTA 반대론자들에게 "무슨 정책을 이야기하거나 정부를 평가할 때 걸핏하면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도깨비 방망이처럼 들이대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가 아니다"라며 한미FTA 반대론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발언을 감안해보면, 조국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반성에 대해 원문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유 전 장관 측의 반발을 살 전망이다.
다음은 조국 교수의 프레시안 인터뷰 중 유시민 관련 대목
"개인에 대한 호감과는 별개로 노무현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은 냉정히 평가하고 단호히 비판해야 진보·개혁 세력이 노무현 정부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반성을 가장 제대로 한 당사자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었어요. 비극적인 서거로 사실상 유언이 되어버린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서 쓴 <진보의 미래>(동녘 펴냄)와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오연호 지음, 오마이뉴스 펴냄)가 그 책입니다. 퇴임 이후에 노 대통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밟고 가라. 나는 노동, 복지에서 실패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대응을 잘못했다. 복지 정책도 좀 더 밀어붙여야 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게 바로 투신하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에게 남긴 유언입니다. 자신의 지지자에게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친노(親盧) 세력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같은 진보 정당이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런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에는 책임 있는 답을 해야 합니다. 추상적으로 얘기하자면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바로 유시민 씨가 그런 유언을 받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유시민 씨가 안 하면 결코 정리가 안 될 테니까요. 친노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의 유언에 책임 있게 답한다면, 야권 연대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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