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속활자 인쇄의 2대 성지라 할 수 있는 한국과 독일의 금속활자 주조 장인들이 한 자리에 서는 자리가 청주에서 마련된다.
2008 청주직지축제 추진위원회는 오는 9월 4일부터 7일까지 청주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축제를 통해 동·서양 인쇄비교시연회를 열고, 한국과 독일 장인의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다.
이에 교과서를 통해 볼 수 있었던 동·서양의 금속활자 인쇄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기회가 일반인들에게 주어질 전망이다.
추진위는 시연회를 위해 독일 구텐베르크 박물관과의 긴밀한 협의와 협조로 독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금속활자 주조 전문가 마르티누스 얀센(Martinus Janssen?사진)과 인쇄제본 전문가 스벤 올브리히(Sven olbrich)를 초청했다.
얀센은 활자 주조 및 10세기 제본 전문가로서 마스트리히트 대학을 졸업하고 응용과학을 전공, 활자 주조 및 제본 뿐 아니라 미술 분야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예술인이다. 함께 시연을 보여 줄 올브리히는 중세시대 인쇄 제본 전문가로 유명하다.
이 두 사람은 행사를 위해 오는 9월 2일 한국에 도착해 축제 기간 동안 한국의 장인들과 함께 시연회에 참석한 뒤 9월 8일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전수조교인 임인호 선생이 ‘주물사주조법’으로 금속활자 주조를 직접 재현한다.
임인호 선생이 재현할 ‘주물사주조법’은 조선시대의 금속활자 제작 방법으로, 성현(成俔)의 『용재총화』에 기록되어 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이었던 고(故) 오국진 선생이 재현한 바 있다.
금속활자 주조법은 크게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으로 나뉜다. 『직지』등을 찍어낸 흥덕사의 금속활자는 ‘밀랍주조법’에 의해 주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밀랍을 이용한 금속활자 주조법은 문헌에 자세한 기록이 없다.
우리 지역이 낳은 장인 임인호 선생은 1997년 고 오국진 선생 문하생으로 입문한 후, 지난 2004년 전수조교가 됐다.
추진위는 활자주조법 뿐 아니라,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17호 한지장 안치용(중요무형문화재 제117호 한지장 류행영의 제자) 선생과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7호 배첩장 홍종진 선생을 초청해 한지의 제작 과정과 책 제본도 함께 시연회를 열 계획이다.
독일의 금속활자 인쇄기술은 1453~1455년 구텐베르크가 납활자를 이용한 활판 인쇄술을 발명하면서 발전했다. 포도주를 짜는 압착 장치를 이용해 활판을 눌러 인쇄(press)하는 기술을 발전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동·서양의 금속활자 인쇄의 전 과정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금속활자’ 코너를 통해 직접 금속활자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이번 시연회는 이전의 축제에서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행사라며, 동?서양의 인쇄문화 비교체험을 통해 금속활자 발명국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