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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김경재, 영호남 중도 통합당 가능성

상상력의 정치, 국민통합 중도 노선이 필요하다

한나라당 내의 친박 의원들의 공천 탈락이 가시화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분노를 터뜨렸다. 더 이상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것이다. 이미 공천 탈락이 확정된 이규택 등 친박 인사들은 미래한국당 창당 및 무소속 연대 등을 조직화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남권 공천이 발표되는 순간, 곧바로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같은 날 통합민주당의 김경재 전 의원은 노무현 탄핵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4배수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는 국보법 폐지 반대, 종부세 인하 등을 추진한 이른바 보수적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박재승 공천팀의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이들은 실패한 노무현 노선으로 통합민주당을 이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김경재 전 의원은 “노무현 노선으로 회귀하는 통합민주당은 총선에서 참패할 것이고, 이명박 정권을 견제할 새로운 중도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때부터 상상력의 정치를 고민해보자. 공천에서 탈락할 박근혜계 의원들의 최대 고민은 명분이다. 억울하게 공천에서 당한 것은 맞지만, 그것은 개인 사정이지, 국민들이 고려줄 일은 아니다. 이명박측이나 박재승이 마음놓고 숙청 공천을 자행할 수 있는 명분도 여기서 나온다.

친박 의원들의 이러한 고민은 그대로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해당된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아무리 측근들이 희생당해도 좀처럼 탈당하여 새로운 정치를 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 설사, 김무성, 유승민, 이혜훈 등이 탈락한다 해도 명분은 변함이 없다. 이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이명박 측에서는 박 전 대표가 조금만 불만을 이야기하면, “자신의 계파나 챙기는 수준으로 전락했는가”라며 비아냥된다. 이러한 고민 때문에 박근혜 없는 박근혜당이라는 희한한 정당이 기획되고 있는 것이다. 탈락한 박근혜계 의원들은 탈당하여 신당으로 총선을 치르는데, 박근혜는 한나라당에 인질로 묶여있어야 하는 것이다.

통합민주당에서 숙청당하고 있는 반노무현 중도세력 역시 입장은 똑같다. 누가 봐도 당연한 인과응보인 김홍업, 박지원 등 11명의 범죄자들은 억울해야할 일이 없다. 이들보다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막기 위해 중도 노선을 걸은 정치인들은 사상검증에 당해 희생당할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 탈당하여 신당을 만든다면, 도로 민주당 수준이 아니라, 도로도로도로 잔민당의 이미지를 극복할 수 없다. 아무리 본인들이 억울해도, 이런 방식으로는 호남에서 승부를 걸기 어렵다.

그럼 시선을 한 차원 더 높여서 정치판을 바라보자. 만약 한나라당의 박근혜 측과, 통합민주당의 김경재 등 중도세력이 손을 잡고 새로운 중도보수 정치세력을 만든다 치다. 아마도 이제껏 창당한 그 어떤 정당보다 가장 강력한 명분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박근혜라는 산업화 세력의 상징과, 김경재라는 민주화 세력의 상징이 결합한다. 그야말로 이제껏 대립해온 대한민국의 두 가지 역사가 통합되는 것이다.

둘째, 당연한 결과이지만, 보수와 진보가 결합되면서 중도라는 국민통합노선이 나올 수 있다. 역사적 뿌리만 다를 뿐이지, 김경재 등 민주당 중도세력과 박근혜의 보수 노선은 대북문제, 경제, 외교, 교육 정책 등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

셋째,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영호남 지역주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영남의 상징 박근혜와 호남의 상징 김경재 및 민주당 중도세력이 결합하면, 그 자체로 영호남 통합효과를 낸다. 만약 이 정당이 영남과 호남에서 고루 의석을 얻는다면, 한국 정치사상 가장 위대한 성공을 이뤄내는 것이다.

넷째, 노무현 만큼이나 불안하고 위험해보이는 이명박 정권을 효과적으로 견제 및 견인할 수 있다. 민주당의 중도세력과 박근혜 측은 정치판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정 운영마인드를 갖추고 있다.

다섯째, 공천에서 탈락하는 의원들은 다선 출신이지만, 지역구 전체를 고려하면, 정치신인의 등용문이 될 수 있다. 신생 정당이므로, 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즉 나이가 많다고 그냥 내치지도 않으면서, 정치 신인에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세대통합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정도 명분이 주어진다면, 현재로서는 탈당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의 창당 동력은 충분히 될 수 있다. 이는 역시 통합민주당에서 박재승에 인질로 잡혀 있는 민주당의 김경재 및 중도세력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박근혜와 김경재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양자의 움직임이 서로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가 한 발을 내딛으면, 김경재가 한 발을 더 나갈 수 있고, 이 힘으로 박근혜는 한 발을 더 나가며, 결국 서로 손을 잡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 정당의 총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통합민주당은 중도세력이 빠져나가는 순간 노무현당의 정체가 바로 드러난다. 재보선 44:0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주듯, 이 정당은 두 자리수 지지율을 받기도 어려울 것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안 그래도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 하락 때문에 고전이 예상되는 판국에, 박근혜 세력이 나간다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영남에서의 고전이 수도권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면 박근혜와 김경재의 중도당은 영남과 호남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지역감정 의식이 옅은 젊은세대가 주요 지지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 세대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지긋지긋한 지역감정과 호남차별의식을 해소하고, 젊은세대 만큼은 통합노선으로 함께 하자는 것이다. 영호남이 이러한 선거 구호가 성공하게 되면, 수도권에서 힘이 빠진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을 제치는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 원내 제 1당 말이다.

지금 남아있는 시간으로 볼 때, 박근혜, 김경재의 중도당이 총선 전에 출범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이미 박근혜계에서는 정근모 전 명지대 총장의 참주인연합을 미래한국당으로 개명하여 신당 창당을 마쳤다. 창당의 복잡한 절차 문제는 이 당을 활용하면 된다. 미래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표가 예전에 만든 정당이므로, 이름이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어차피 한나라당의 친박세력과 통합민주당의 중도세력의 공천 숙청은 정해진 일이다. 양자 간의 결단만 내리면, 공천이 확정되기 전에라도, 판을 짤 수 있다. 이러한 일이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분명한 것은 진보와 보수의 통합, 영호남의 통합, 국민통합 중도노선을 표명하는 정치세력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는 시대정신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결국 언젠가는 이러한 정치세력이 나타날 것이란 말이다.

참고로, 지난 1년 간 가장 활발한 인터넷과 미디어 정책활동을 펼쳐온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의 구성이, 민주당 성향의 중도노선 매체와, 한나라당 성향의 정통 보수 매체 간의 연합이었다. 이 협회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인터넷 업계를 주름잡았다는 것은 중도정치를 고민하는 정치세력에 매우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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