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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누리의 민주노동당 지지 철회

진보, 제대로 가고 있는가

민주노동당의 ' 비판적지지 ' 사이트였던 ' 진보누리 '가 공식으로 지지철회를 선언했습니다. 뉴스에는 연일 민주노동당 분당사태와 탈당소식이 들리는 가운데 마침내 온라인상에서도 진보누리가 마침내 민노당을 떠난것입니다. 어제 오후 4시경 정식으로 공지가 올라왔고, 홈페이지 메인에도 ' 민주노동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 진보누리에서 앞부분이 지워진채 ' 진보누리 ' 네글자만 남아있더군요. 공지사항 댓글에는 민주노동당史 코너등 민노당과 관련된 사항들도 지워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올라왔고, 운영진은 설 연휴가 끝난후 홈페이지 개편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득 2004년 대통령 탄핵 직후 열린우리당의 압승과 민노당의 원내진출이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한겨레 신문에 실렸던 만평 하나가 생각납니다. ' 이제야 제대로 간다 '. 범 진보진영의 승리와 수구세력의 몰락이 확실한 총선상황을 그렇게 묘사한 것이었겠습니다만, 저는 오히려 지금 이 순간 그 말을 하고 싶어지네요.

" 이제야 제대로 간다 "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민주노동당 지지자는 아닙니다. 주로 뉴라이트 닷컴이나 북한민주화 네트워크등의 사이트에 자주 글을 쓰던 사람이란걸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테고, 정서적으로도 사회주의는커녕 그 개량주의인 사민주의에도 별 매력을 느끼지 못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지난 5년간 진보누리에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사실은 ' 재미있어서 ' 그랬습니다. ^^;;

인터넷에서 제 아이디로 검색을 해 보시면 주로 뉴라이트 관련 사이트나 북한인권 단체 그 외 기존 보수성향 사이트에도 제 글이 자주 보이겠지만, 허나 만약 누가 제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본다면 아마 지난 5년간 진보누리에 가장 많이 접속한걸로 나올겁니다. 수사기관 같은데서 제 컴퓨터를 조사했다면 아마 영락없이 ' 민주노동당 지지자 '로 오해받았을 겁니다.

인터넷의 정치,시사 사이트들이야 아무래도 칼럼형식의 진지하고 심각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 공간이다보니 대개는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반면 진보누리는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분위기였기에 부담이 덜 가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보누리에선 대개 눈팅을 하거나 칼럼 형식의 글은 어쩌다 한두번 올리는 정도였고 - 대개는 여러 시사사이트에도 동시에 올리는 글들이었죠 - 멀티아이디로 잡담글이나 댓글정도를 올리는 공간이었는데, 한마디로 제게 진보누리는 ' 찢고 까부는 ' 공간이었다고나 할까요 ? 그러나 진보누리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이끌려 거의 매일같이 들르던 곳이었기 때문에 5년동안 참 많은 정이 든 곳이기도 합니다.

" 이제야 제대로 간다 "

사실 대선직후만 해도 설마 민노당이 정말 분당상황까지 갈거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NL-PD간 뿌리깊은 갈등이야 알만큼 알지만, 어쨌든 현실적으로 원내에 진출한 정당이니 국고보조금등 여러 가지 이득이 있는 그걸 포기하고 분당을 하는 사태가 벌어질까. 진보누리에서 분당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올때도 ' 얘네들 선거에서 지니까 또 시작이구나. 한 몇 달 저러다 말겠지. 아냐, 그래도 이번엔 바로 총선도 있고하니 후유증이 좀 오래가긴 갈거야... '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헌데 어제 저녁 인터넷을 접속하고 '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접는다 '는 공지를 보는 순간 가슴이 찡해오더군요.

앞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저야 애초부터 좌파도 아니었고, 사민주의에조차도 별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입니다. 다만 지난 7년간 인터넷상에서 일관되게 ' 이념의 세대교체론 '을 주장해온 사람으로써 진보신당과 진보누리의 앞날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겐 타고난 반골기질 같은게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하에선 햇볕정책에 반대하며 친북좌파를 비판하는 글을 계속 써 왔는데, 막상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보니 괜히 허전해지면서 이번엔 다시 한나라당과 조선일보가 싫어지기 시작하더군요. 뉴라이트 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그 뿌리가 되는 북한인권단체등에서 활동을 해온 인연때문이기도 하고, 제 지론인 ' 이념의 세대교체론 '과도 어느정도 통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이념의 세대교체론 '을 다시 요약해서 이야기하자면 한마디로 우리사회의 좌우 이념갈등의 뿌리는 결국 자본주의 : 공산주의란 구세대 이념에서 파생된것에 불과하니, 이젠 그러지말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이념이나 가치관을 좀 창조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춘추시대의 제자백가처럼 우리사회에서 이런저런 다양한 철학들이 연구되길 기대했던건, 아무래도 제가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보았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 어쩌면 제겐 성향상 ' 좌우를 뛰어넘는 민족주의 '를 일관되게 주장하는 김기백님 같은 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김기백님이 일본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인 것 정도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주사파. 그것은 분단과 군사정권, 그렇게 파란과 굴곡으로 점철된 우리 한국 현대사가 만들어놓은 사생아인 듯 합니다. 하지만 박정희, 전두환이 아무리 싫고 미워도 김일성, 김정일을 대안으로 택한 것은 누가 뭐래도 조두류(鳥頭類)짓입니다. 사생아라고 해서 세상을 살아가야할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종북 사생아들은 우리 현대사에 끼친 해악이 너무나 많군요. 특히 민주화 세력과 진보좌파에 끼친 죄가 너무나 많아 그것만으로도 역사의 심판장에선 사형언도감입니다. 그들이 이 땅의 민주주의와 진보된 사회를 열망했던 순수한 젊은이들에게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 그 죄상은 제가 지금 새삼 일일이 열거안해도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이기에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앞에서 ' 이제야 제대로 간다 '는 표현을 썼습니다만 스스로에게 다시 의문이 생기네요. 글쎄, 과연 제대로 가는걸까. 한나라당의 총선 압승이 가능한 상황에서 마땅한 견제세력이 없는 상황, 뉴라이트 관계자들의 섣부른 정치참여, 일부 강경보수파들이 다시 주도권을 잡을수도 있다는 우려, 조중동이 다시 예전처럼 정치적으로 편파적인 입장이 되진 않을까, 또는 빅뉴스 대표 변희재씨 같은 분들이 끊임없이 주장하는 방송과 언론 그리고 포털권력등의 정치적 중립은 이루어질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 아직 해결해야할 숙제가 너무나 많은데, 아니 지금부터 다시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고 있는 마당인데 과연 ' 제대로 가고 있다 '고 단정할 수 있을까.

다만 구세대의 유물인 좌우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과 가치관을 창조하려는 세력, 분단시대에 상처(군사정권의 인권탄압, 6.25때 있었던 양민학살, 연좌제로 인해 피해입은 사람들, 5.18 기타등등 포함)입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그들이 손잡고 악수할수 있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늘어나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 이 시대가 진보(進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존의 좌우이념의 개념에서 말하는 진보가 아닌 국어사전 뜻 그대로의 ' 진보 ' 말입니다.

* 빅뉴스 자유토론방의 훼드라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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