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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출마로, 평화개혁세력은 완전 몰락

이명박은 왜 강한가, 그 다섯번째 이야기

국민원로는 이회창의 대통령 선거 출마 결정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기본구도에는 변함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회창이 대선판에 돌연히 나타나 한나라당 표를 나눠먹으면 범여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은 터무니없는 착각이고 망상이다. 이재오를 능가하는 오만의 극치다.

이회창의 정계복귀는 오히려 한나라당의 전체적인 지지기반을 넓혀주는 효과만을 발휘할 전망이다. 박근혜가 경선에서 패배하자 홧김에 서방질하는 심정으로 정동영과 문국현에게 달아난 박근혜 지지자들이 이회창 주위로 뭉치는 탓이다. 결국 범여권에는 국물조차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보수언론이 이회창의 대권도전 움직임에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는 까닭을 냉정히 직시하기 바란다.

거듭 강조하겠다. 이명박이 강한 게 아니다. 범여권으로 통칭되는 이른바 평화개혁세력이 형편없이 약해졌을 뿐이다. 나는 이 세력을 소생시킬 재활방안을 강구하고자 머리를 싸맨 적이 있었다. 허나 지금은 완전히 포기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정부 15년 동안 제철만난 메뚜기처럼 승승장구했던 정파와 정치인들은 17대 대선을 계기로 철저히 도태되고 정리돼야 마땅하다.

이제 민주화 운동권은 서민대중의 우군이 아니다. 기존의 전통적 지배계급들보다 더욱 교활하고 탐욕스러운 신흥 귀족에 불과하다. 종래의 1프로보다도 훨씬 악독하고 지능적으로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날강도 집단일 따름이다. 1997년의 세풍 사건이 산업화귀족의 도덕적 부패를 웅변한다면, 2007년의 현직 국세청장 구속 사태는 민주화귀족의 윤리적 타락을 상징한다.

386세대 주축의 신자유주의 세력과 민주노동당 주변에 집결한 강남좌파들의 계급적 본질은 동일하다. 저희들끼리 아무리 지지고 볶으며 싸울지언정 임종석과 진중권 둘 다 똑같은 여피족이다. 진중권과 임종석 모두는 행운아다. 개인적 차원에서 신분상승의 꿈을 이룬 것에 더하여, 역사에 커다란 죄를 지을 기회마저 운 좋게 박탈당한 덕분이다. 임종석이 대표하고 진중권이 표상하는 정치세력은 당분간, 혹은 영원히 정권을 잡지 못한다. 설령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나 같은 사람들이 그들이 정권을 잡도록 순순히 놔두지 않으리라. 노무현의 부산정권 아래서 우리 80은 너희들 1할 9푼들의 진면목을 생생히 목격한 터다.

노무현과 영남친노들은 19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하위 80%의 협력과 지원에 힘입어 상위 1퍼센트를 밀어내는 데 성공한 19프로는 권부의 요소요소에 마치 점령군처럼 의기양양하게 진주했다. 해방공간에서 민초들이 느꼈을 법한 울분과 허탈감을 우리는 오로지 책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경험해온 바였다. 단지 통치의 주체가 일본군에서 미군으로 바뀐 걸 빼고는 별로 변한 게 없는. 한나라당이 일제라면 노무현 정권은 미군정이다. 노무현이 영도하는 2기 미군정은 미군정체제의 영구집권을 위하여 한반도 남녘에 대못질을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강행해 민생경제의 심장에 대못을 박았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주장하는 소위 ‘잃어버린 10년’의 논리에 평범한 서민들의 상당수가 동의하는 현실이다. 친노세력을 비롯한 범여권은 이를 대중이 조선일보 프레임에 세뇌된 결과라고 강변한다. 그러니 범여권 지지율이 마의 19프로를 좀체 넘지 못할 수밖에. 평균적 민중의 입장에서 표현하면 ‘잃어버린 10년’은 ‘개평도 얻지 못한 10년’, 또는 ‘죽 쒀서 개 준 10년’으로 번역된다. 정서적 거리와 체감의 단위에서만큼은 한나라당의 구호가 범여권이 외치는 ‘성취의 10년’보다 가깝게 다가오는 것이다.

386세대와 강남좌파들에게 지난 10년은 ‘므흣’하고 영광스러운 세월이었다. 한국사회는 양극화되어 있지 않다. 3등분으로 갈라진 상태다. 철학자 플라톤이 ‘공화국(Republic)’에서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역설한 통치자-수호자-생산자로 이루어진 조화로운 이상국가가 참으로 해괴한 형태로 지상에 창출된 모양새다.

상위 1프로와 하위 80프로가 적대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확한 정세분석은 중간에 위치하는 19프로의 실체와 역할을 인식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이들 19프로는 하위 80의 친구나 동지가 절대 아니다. 욕망의 근원과 소득구조,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전부가 상위 1프로와 일체화된 새로운 기득권계급이다. 1과 19의 차이는 양적 차이다. 반면 19와 80의 격차는 질적 성격을 띤다. 따라서 80이 19를 편들어줄 이유와 명분, 실리와 필요성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회구조적 역학관계야말로 김대중이 범여권한테 수시로 주문했던 1 대 1 구도가 이명박과 이회창의 대결형식으로 실현되게 만든 근본원인이다.

80이 19에게 극도의 혐오와 배신감을 품게끔 조장한 대표적 인물을 한 사람 소개하겠다. 바로 정연주 KBS 한국방송 사장이다. 한겨레신문에 재직했을 당시 조중동을 조폭신문이라 공격했던 당사자다. 이회창 아들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강력하고 집요하게 추궁함으로써 대한민국 상류층의 특권과 반칙을 질타했던 주인공이기도 하고.

며칠 전 정말로 어이가 실종되는 기사가 보도됐다. 정연주 사장의 큰아들이 한국으로 조용히 귀국해 삼성전자에 근무한다는 소식이었다. 해외인재 특별채용 비슷한 절차를 거쳐 미국 현지에서 삼성그룹에 들어간 후에 소리소문 없이 우리나라로 돌아왔단다. 그것도 미국 시민권을 버젓이 유지한 채로. 대한민국 공영방송 총수의 장남이 미국인인 것이다. “반미가 어때서?”라고 큰소리쳤던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과거 정연주의 날카로운 필봉에 시달렸던 수구신문들은 일제히 입을 맞춰 정사장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처신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알고 보면 너도 우리와 피장파장인 주제에 왜 함부로 까불고 있냐는 투였다. 정사장님, 금년 연말에는 미칠이 최정원 후속타자로 어느 여자탤런트 손잡고 행사장에 나올 생각이십니까? 정연주에 비교하면 국민연금 체납해 물의 일으킨 이효리는 억울한 양심수인 셈이다. 지체 없이 잘못 인정하고 사과하는 염치라도 있기에.

세상은 요지경이다. 아니, 원래 다 그렇고 그런 거다. 앞에서는 요란스럽게 재벌경제의 모순을 비판하고서 뒤에서는 제 새끼들을 재벌기업에 취직시킨다. LG그룹에 입사했다가 미국으로 MBA 자격증을 취득하러 간 노무현 아들의 재벌 2세와 다름없는 행태는 범여권 구성원들의 진정한 정체성과 숨겨진 맨얼굴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표본적 사례다. 정동영의 피붙이는 일찌감치 아메리카로 조기유학을 떠났고. 나는 바담 풍해도 너는 바람 풍해라! 진보개혁진영 인사들의 강남스럽기 짝이 없는 애끓는 가족사랑에 국민들은 눈물이 솟구칠 지경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 자녀들은 나중에 어떤 일자리를 구할지 매우 궁금하다. [계속…] 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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