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재범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주의에 온 몸으로 부딪쳐온 정치인이다. 깨질 것을 뻔히 알고도 뛰어나가 맞섰다.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도 여기서 나왔다. 그는 스스로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를 '노짱 정신'이라고 부른다.
정치권에 이와 비슷한 또하나의 '정신'이 나왔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놓고서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김근태 정신"이라고 명명했다. 통합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범여권 제정파는 일단 그의 결단에 흠칫 머리를 숙이는 모양새다.
자연스레 김 전 의장의 중량감은 배가됐다. 이날이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대통합 시한이지만 열린우리당의 다음 수순보다 김 전 의장의 행보가 더 관심거리다. 범여권 대선주자중 한명으로 활동할 때와 천양지차다. 언론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긴다.
김 전 의장 역시 이를 제정파를 상대로 한 '압력'으로 활용한다. 14일 그는 여권 주자들을 차례로 만난다. 언론에 회동 사실도 알렸다. '압력'의 한 예다. 아침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점심은 천정배 의원, 저녁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먹는다.
다음주초까지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 의원,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을 만나겠다는 계획인데 이를 통해 국민경선의 그림이 그려질지 관심이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대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등도 만날 계획이다.
다만 김 전 의장도 넘기 힘든 벽이 있다는 게 문제다. 전현직 대통령의 존재다. 노 대통령에게는 이미 "미래 세력에게 맡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훈수'도 계속된다. 특히 15일 6.15 공동선언 7주년에 앞서 이날 범여권 주자들이 DJ앞에 '도열'한다. 약 20분간의 환담이 있을 예정인데 자연스럽게 '1차 대선주자 연석회의'가 될 듯 하다. 이 자리에서 DJ가 어떤 말을 하느냐도 향후 여권 움직임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반대쪽 한나라당의 '빅2'는 숨을 고른다.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선거 전략을 점검하는 데 집중한다. 한창 달아오른 '검증 공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는 상임위를 열고 법안을 심사한다. 특히 재정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자본시장통합법 등을 심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다음은 6월 14일 정치권 주요 일정
[국회]
-법사위, 재경위 금융소위, 국방위, 교육위, 과학기술위, 산자위, 보건복지위, 여성위, 한미FTA 체결특위(오전 10시)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오전 9시, 대표최고위원실)
-선관위 회의(오후 4시, 국회대표최고위원실)
-검증위 회의(오후 4시, 한양빌딩2층)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 신임 상임위 간사 회의(오전 9시, 국회 원내대표실)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오전 10시, 국회당의장실)
-대통합신당 추진 연석회의(2시30분 국회 헌정기념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재경대구경북도민회 총회(6시30분, 향군회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공식일정없음
[손학규 전 지사]
-김근태 전 의장 조찬(8시 렉싱턴 호텔)
-615 행사(6시반 63빌딩)
[정동영 전 장관]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만찬(63빌딩)
-김근태 전 의장 만찬(오후 7시30분)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손학규 전 지사와 조찬(오전 8시, 렉싱턴 호텔)
-천정배 의원과 오찬(낮 12시, 렉싱턴 호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만찬(오후 7시30분)
[천정배 전 장관]
-김근태 전의장 오찬 (낮 12시)
-6.15 남북공동선언 7주년 기념 만찬(63빌딩)
[한명숙 전 총리]
-615 7주년 만찬(저녁6시30분, 63빌딩)
박재범기자 swa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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