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배성민기자][캐피탈그룹 계열 CRMC 5.03% 보유..올들어 주식매집 지속]
삼성전자에 5% 이상 외인 주주가 3년여만에 재등장했다.
미국 투자사인 캐피탈그룹의 계열사인 캐피탈 리서치 앤 매니지먼트 컴퍼니(CRMC)는 삼성전자 5.03%를 보유 중이라고 13일 공시했다. 캐피탈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인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CGII)가 2004년3월까지 5% 이상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당시 주식을 매도하며 5% 이상 주주에서 제외돼 이번 공시는 3년여만의 재등장이다.
기존에 5% 이상 주주로는 씨티뱅크가 있지만 해당 주식은 주식예탁증서(DR) 매각과 관련된 것으로 단순 예탁기관 성격이 짙어 단일 5% 주주로 보기는 어렵다.
CRMC는 삼성전자 주가가 60만 ~ 65만원대 전후이던 지난해 10 ~ 12월 사이에는 주식을 팔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 보유 한도인 5%를 넘겼다.
특히 삼성전자가 55만원대를 밑돌던 6월 이후로는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고 최근에는 매일 4만 ~ 5만주 이상을 매집했다.
캐피털그룹은 전세계적인 운용을 맡는 글로벌 투자기업으로 단기적인 주식매매보다는 장기 투자자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현대모비스, 계룡건설, GS건설, LS산전,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공시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IT기업이면서도 가격 부담 등으로 제한적인 접근만 가능했었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해외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현재 D램을 제외하고는 LCD, 핸드셋, 낸드플래쉬, 가전 부문 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실적 반전이 이뤄져왔다"며 "현재 IT경기 하강보다는 상승에 무게가 실리면서 외인 주주가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흥국증권 장기웅 애널리스트도 "실적면에서 2/4분기까지는 부진하겠지만 3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된다"며 "D램 가격이 3분기부터 회복되고 영업실적 우려는 주가에 선반영된 만큼 주가도 점진적 회복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실적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외인주주의 등장을 계기로 큰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보다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삼성증권은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은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태"라며 "과거 이익회복국면과 같은 폭발적 상승은 어렵고 주가 역시 65만원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증권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가치면에서 다른 대형주보다 메리트를 부각시키는 삼성전자의 가격대는 49만 ~ 50만원선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의 회복은 4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성민기자 ba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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