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정재형 기자 ]지난주부터 시작된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선을 넘어서더니 이번주 들어서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12일에는 장중 한때 5.303%까지 올라 지난 2002년 5월(5.3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영국과 뉴질랜드의 금리인상, 중국과 인도 등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등 분위기를 볼 때 저금리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두려움이 과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제전문사이트 브리핑닷컴의 딕 그린 회장은 경제성장세, 그리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10년만기 국채의 명목 금리(5.30%)에서 물가상승률(2.7%)을 뺀 실질 금리는 2.6%로 장기 평균치인 2.5%에 가까운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5%로 잠재성장률 3%에 미치지 못한다.
그린 회장은 최근의 국채금리 상승을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니까 미국도 결국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서 그렇지, 지난해 내내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4.5%선 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6월말에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인 5.247%을 기록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돼야 '저금리시대 종언, 고금리시대 도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전고점을 보자면 2002년 4월 5.427%, 2001년 5월 5.517%, 2000년 1월 6.79%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0.5~1%포인트 오르는 정도로 고금리시대라고 선언하기는 좀 이른 것 같다"며 "미국 국채 금리가 조금 더 오를 수는 있지만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저금리시대가 끝난다기보다 '저금리'가 완화된다는 게 맞는 표현 같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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