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원정호기자]['아파트 공시가격 이의신청' 3건중 1건 강남]
아파트 공시가격을 낮추기 위한 강남권 주민들의 대응이 집단화하고 있다. 단지내 전 가구의 90%가 '공시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단체 민원을 낸 사례도 나왔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이 커지자 정부의 의례적 의견수렴 절차인 이의신청에나마 의지하겠다는 분위기다.
주민들은 집단 이의를 통해 공시가 인상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건설교통부는 재검토하더라도 세금절감을 위한 가격 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건교부와 강남권 주요 단지 등 따르면 서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에서 제기된 공시가격 이의신청은 2만3162건으로 작년의 1만7556건에 비해 31.9%나 늘었다.
강남구는 1만1695가구가 이의신청을 해 작년보다 72.0% 증가했으며 서초구의 경우 6045건으로 작년보다 229.4% 늘었다. 송파구의 경우 작년(8122건)보다 줄어 든 5422건이었다.
강남 3구에서의 이의신청은 전국에서 제기된 7만858건의 32.7%다. 3건중 1건은 강남 3구 주민들이 낸 셈이다.
이 지역에 이의신청이 몰린 것은 작년에 집값급등이 공시가격에 반영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자 이를 덜어보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단지별로 관리사무소나 부녀회, 입주자대표회의를 중심으로 단체 이의신청을 낸 사례가 많았다.
서초 잠원동 대림아파트는 주민 630가구 가운데 560명이 이의신청을 냈다. 참여율은 90%에 이른다.
강남구에선 은마아파트(4400가구) 660건,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 800건, 대치동 미도(1200가구) 600건, 대치동 개포우성(600가구) 200건 등이 집단으로 접수됐다.
송파구에선 잠실주공5단지(3900가구)가 1400건, 레이크팰리스(2678거구)가 900건을 접수, 2개 단지가 송파구 전체 이의신청의 42%에 이른다.
은마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최근 시세가 많이 내렸는데도, 작년 몇건 거래된 것을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높여놨다"면서 "최근의 시장 상황을 반영,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집단 이의신청을 내거나 최근 집값이 변했더라도 1월 기준 공시가격이 조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감정평가사 실수나 잘못이 아닌 이상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호기자 meet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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