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종구기자]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업 채산성이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늘어났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상승했다.
채산성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내수기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때문. 그러나 수출기업도 환율하락을 극복하고 그 이전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남겼다.
13일 한국은행이 상장 및 금융감독위원회 등록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분기중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1506개사의 매출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6.9%에서 7.4%로 상승했다. 특히 내수제조기업의 매출증가율이 2.2%에서 9.8%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8.6%에서 6.0%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수출비중이 50% 이상인 경우를 수출기업으로 분류했기 때문이고, 조사대상기업의 전체 수출액 증가율은 6.7%로 전년동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들은 1000원어치 판매했을 때 69원(제조업은 66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1원(제조업은 +6원)을 더 남겼다. 다만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제조업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8.0%에서 7.4%로 하락했다.
이같은 영업이익률 향상은 환율하락 영향으로 기업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를 비껴간 것. 실제로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의 1분기중 평균 939.13원(종가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4.0% 절상됐다.
그러나 제조업체중 내수기업의 영업이익률은 6.5%에서 7.9%로 무려 1.4%포인트나 상승했다. 환율급락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됐던 수출기업조차 5.6%에서 5.7%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양재룡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환율하락에 조사대상기업들의 채산성은 1.5%포인트 악화되는 효과가 있었고, 반면 유가가 하락해 0.3%포인트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환율과 유가 하락만 고려하면 기업 채산성이 1.2%포인트 악화됐어야 하는데 오히려 0.1%포인트 개선됐다"고 말했다.
오히려 3월말 환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세전순이익을 깎아 먹었다. 지난해말 929.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3월말 940.9원까지 약 1.2% 상승하는 바람에 외화자산보다 외화부채를 더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에서 순외환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상장 및 등록기업 전체의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전년동기 8.7%에서 7.9%로 0.8%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체의 세전순이익률은 8.0%에서 7.7%로 떨어졌고 비제조업 세전순이익률도 9.8%에서 8.4%로 낮아졌다.
세전순이익률의 하락폭은 오히려 내수기업이 훨씬 컸다. 제조업중 수출기업 세전순이익률이 7.1%에서 7.0%로 거의 변화가 없었던 반면 내수기업은 9.4%에서 8.7%로 0.7%포인트 떨어졌다. 수출기업에 비해 외화부채가 더 많은 내수기업이 지난해에는 순외환이익을 얻었으나 올해 순외환손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강종구기자 dark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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