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경환기자][글로벌 저금리 시대 사실상 종언]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부추겼던 전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의 동시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주 5%대를 넘어섰던 10년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는 12일(현지시간)에는 5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을 두고 본격적인 고금리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금리인상을 자제했던 일본은 최근 경제지표가 크게 개선됨에 따라 글로벌 금리인상 열차에 동승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이달중 금리 인상 전망 대두
미국에서는 FRB가 오는 27~28일 이틀간 개최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어윈 켈너는 "최근 수주간 FRB 관계자들이 보낸 신호를 감안할 경우 FRB가 이르면 이달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켈너는 "만약 이달중 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 8월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켈너는 또 "FRB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인내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FRB가 금리인상을 참는다면 결국 시장이 FRB의 신뢰성에 의문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0년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5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융 시장도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금리 선물 옵션 거래에 따르면 연말까지 금리인상 가능성은 44%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가 5년래 최고치를 돌파한 것을 두고 "채권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 인상을 미리 내다보고 한발 앞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상당수 투자자들도 FR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을 버리고 금리 인상에 베팅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 일본, 금리 인상 분위기 무르익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년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마이너스인 것을 제외하고는 최근 나온 경기 지표가 모두 좋기 때문에 14~15일 열리는 BOJ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 위원들이 자신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최근 지표들도 일본의 경기 확장 국면이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다. 일본 정부는 11일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이 연율 기준 3.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잠정치 2.5%보다 0.9%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며, 미국과 유로존을 크게 앞서는 것이다.
일본 4월 실업률은 지난 98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3.8%까지 낮아졌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에 비해 0.1% 떨어져 여전히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전달 하락률(-0.3%)에 비해서는 개선됐다. 특히 최근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여 임금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이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후쿠이 도시히코 총재도 지난달 "근원 CPI가 향후 수개월 동안 전년비 변동없이 유지될 것이지만 연말로 갈수록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두차례나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내달 2일 발표되는 단칸지수와 8월 중순 나오는 2분기 경제성장률을 의사결정에 참조하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7월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국, 식료품 가격 급등…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은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3.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3.3%는 물론 중국 정부 목표치인 3%를 웃도는 결과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고조는 사료값 상승과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중국인의 주식인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주 동안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43% 급등했고 지난 4월 달걀 가격은 30% 뛰었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대체 식품인 소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등 육류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등 식료품 전반으로 가격 상승이 확산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민은행이 추가 긴축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이 세후 예금금리를 웃도는 등 당국의 증시 과열 억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며 올해 인민은행이 한 번 이상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우 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도 "돼지고기와 달걀 가격 상승이 중국 인플레이션에 부담이 되고 있어 이를 예의주시하겠다"며 5월 CPI 결과에 따라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인민은행은 CPI 발표 후 지급준비율을 0.27%p 인상했다. 인민은행은 올들어 기준금리를 두 번 인상, 기준금리를 6.57%로 올렸다. 또 지급준비율은 다섯 차례에 걸쳐 11.5%로 인상했다.
김경환기자 kennyb@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