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종일기자][전세계 전문가용 헤어드라이어 시장 3위.."향후 종합 생활가전업체로 성장"]
다국적 기업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국내 소형 생활가전 시장에서 고품질과 앞선 디자인으로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헤어드라이어로 유명한 유닉스전자다.유닉스전자는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 4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이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유닉스전자의 이충구 회장은 이같은 성공의 비결에 대해 "기술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업 경영에서는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안목이 중요하다"면서 "중소기업에서 공학박사 세 명을 포함해 20여명이 있는 전문 기술 연구소를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 투자 덕분에 이처럼 성장하지 않았는가 싶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1978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유닉스전자를 창업, 국내 최초로 국산 헤어드라이어를 선보였다. 처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고품질의 일본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헤어드라이어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부족했다.
이 회장은 우선 바람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고 소음도 적은 고기능 모델을 출시하는데 주력했다. 한편으로는 전국에 있는 산업공단을 찾아다니며 시연회도 열었다. 결실은 십년만에 나타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국내 시장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이후 유닉스 헤어드라이어의 대히트는 십여개 업체들이 헤어드라이어 시장에 뛰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는 최근 몇년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다국적 기업이 국내 영업을 강화한 결과다.
이 회장은 "IMF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제조한 후 국내에 헤어드라이어를 들여오니 품질로 승부하지 않았던 국내 업체로선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닉스전자는 다국적 기업의 공세를 오히려 기회로 생각해 해외 시장 개척에 심혈을 기울였다. 국내 1위에 안주했다가는 언젠가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해외 마케팅은 관련 전문가인 헤어디자이너들을 상대로 입소문을 퍼지게 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품질이 뛰어난데다 오래 써도 팔이 아프지 않을 만큼 가볍다는 점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국 '콘에어', 이탈리아 '파룩스'에 이어 전세계 전문가용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해외수출액은 2005년 280억원에서 지난해 480억원으로 대폭 늘어나 수출 60%, 내수 40%로 수출과 내수 비중이 역전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스팀청소기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고, 또 2개 아이템에 대해 현재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앞으로 제품군을 더욱 늘려 종합 생활가전업체로 변신을 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종일기자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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