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산기자][SK, 한진중공업 이어 CJ도 지주회사 전환 선언]
재계에 지주회사 전환 바람이 거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CJ는 오는 9월부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CJ를 순수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해 지주회사 CJ(주)가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방식이 도입됐다.
그룹 계열사의 동반 부실을 방지하고 자회사의 자율경영을 독려하는 지주회사제도는 정부와 주주들에게 호평받으며 지배구조의 모범답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LG, GS, 태평양 등이 대표적 성공모델이다. 올해 들어 SK, CJ, 한진중공업그룹 등이 잇따라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한화, 두산, 금호아시아나, 동양, 한솔, 코오롱 등도 전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회사는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에 이어 경영 효율성 증대, 기업 및 주주가치 증대로 이어져 너도나도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잇따르는 지주회사 전환
CJ그룹은 올 들어 재계 순위 30위권 내 그룹 가운데 SK, 두산, 한진중공업그룹에 이어 4번째로 지주회사제를 채택했다.
기업 분할 후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독립경영체제를 갖고 경영에 집중한다.
재계 상위그룹 중 가장 먼저 지주회사로 전환한 곳은 LG그룹. LG는 LG전자와 LG화학에서 각각 LGEI, LGCI를 분할시키고 분할회사들을 합병시켜 오늘날 지주회사 (주)LG를 만들었다.
LG에서 분가한 GS도 2004년 지주회사를 출범시켰다. 이후 대상, 풀무원, 태평양, 농심 등 중견사들이 지주사로 전환하며 재계에 지주회사 열풍을 불러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6월 현재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기업은 일반지주회사 34개사, 금융지주회사 4개사 등 모두 38개사다.
◇지주회사 왜 매력적인가
CJ 관계자는 "사업회사와 투자자산의 분리를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말했다.
상장 자회사는 전체 지분의 20%, 비상장사는 40% 지분을 지주회사가 보유하기 때문에 적대적 M&A 시도가 쉽지 않다. 오너를 정점으로 지배구조가 깔끔하게 정리되고 그만큼 탄탄하다.
신헌철 SK 사장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며 "단순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해 정부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며 계열사 부실동반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올 4월,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한도를 100%에서 200%로 완화하고, 자회사의 보유 지분 요건을 상장사와 비상장사에 10%씩 완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재계의 지주회사 전환을 부추기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증시에 상장된 자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드는 막대한 자금 때문에 기업들이 지주회사 전환을 주저했던 게 사실이다.
주주에게 지주회사 전환은 주식저평가 요인이 해소되는 호재다. 타 계열사들의 경영상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없어 경영 에너지를 자사의 이익에만 집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수 CJ 사장은 "그동안 CJ의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계열사 투자 부담에서 벗어나 본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돼 사업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기업가치가 극대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산기자 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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