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중소가치주 발굴 두각, 윤재현 에이스투자자문 대표]
증권사 투자전략가에서 투자자문사 사장으로 변신한 그를 만난건 2년만이었다.
일찌감치 중소형 가치주의 매력에 주목한 그는 지난해와 올해, 급등한 지수를 훌쩍 넘는 수익을 내고 있었다.
에이스투자자문의 윤재현 대표. 여의도 증권거래소 정문 건너편에 자리잡은 에이스투자문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산운용 실력을 바탕으로 조용하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본격적으로 고객들의 자금을 받아 운용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에이스투자자문이 거둔 수익률은 40~50%에 이른다. 지수수익률을 20%포인트나 초과한다.
실력이 하나둘 검증되며 신뢰가 쌓였고 운용자금은 300억원을 넘어섰다. 운용을 진두지휘하는 윤 대표의 투자스타일은 철저한 중소형 가치주 공략이다.
2005년까지 전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며 베테랑 투자전략가로 활약한 윤 대표는 그만의 체계적인 기업분석 틀을 이용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저평가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CEO라고 하지만 지금도 그의 주 업무는 기업탐방이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매매를 하다보니 시간이 남아돈다"는 우스갯 소리와 함께 "좋은 기업은 반드시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주식은 먼저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야한다. 시장은 물론 업종평균보다 낮아야 기업이 창출하는 수익을 통해 주가가 상승할 만한 여력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익의 지속성이 뒷받침돼야한다. 10년은 아니지만 3~4년 미래의 수익이 현재보다 많아지는 지 꼭 점검해야한다는 것. 이와 관련 윤 대표는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의 시장구조와 경쟁사와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오랜기간 가격인하에 시달린 LCD업계는 조만간 선두 기업을 위주로 서열이 재편되면서 수익이 나는 구조로 바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LG필립스CLD와 LCD관련주의 상승여부를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사한 분석을 통해 반도체주는 아직 매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냉정한 기업분석틀과 수많은 탐방을 통해 윤 대표는 거래량이 아무리 적다해도 저평가라는 판단이 서면 힘들게 사서 수년간 보유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세보엠이씨, 제약사인 국제약품 등은 이렇게 해서 이미 100%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
그렇다고 꼭 재무제표나 업황만 보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자동차부품업체인 H사 탐방을 갔더니 오너가 7억원을 호가하는 '벤츠마이바흐'를 타는 것을 보았다. 윤 대표는 "시가총액이 800억원인 회사였는데 감가상각을 포함해 이 자동차를 굴리는데 드는 비용만 연 2억원정도로 추정됐다"며 "다음날 바로 보유한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말했다. 제약업체 I사 탐방을 갔더니 대다수 직원들이 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을 보고 "직원 처우는 문제가 있지만 주주입장에서는 매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윤 대표는 은행주는 단 1주도 없다고 했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정부의 주도하에 은행은 위험없이 대규모 이익을 내는 수익구도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런데 향후 제2금융권이 성장하면 현재의 은행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지분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은행의 매력은 증권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시장전망과 관련 "중국경제의 고성장이 앞으로 계속 우리증시를 관통하는 테마가 될 것"이라며 "조선 기계 철강주 등이 중국의 투자증가를 바탕으로 급등했다면 앞으로는 소비증가를 이유로 IT주가 보다 나은 시세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식품 제약 등 내수주 역시 탄탄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15~17배 정도의 PER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대형주는 매력적인 가치주가 많이 줄었지만 중소형주는 아직도 저평가된 기업이 많다"며 "한층 강화된 투명성을 바탕으로 지수나 대형주보다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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