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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성권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 전도연씨가 얼마전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하지만 직업병의 발로일까, 그녀의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칸영화제 상금이 얼마고, 세금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전도연씨의 경우 다행히 상금이 없어 별도로 소득신고를 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국제행사에는 때때로 국제조세 문제가 뒤따른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유명 연예인과 예술가, 프로선수들이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어 이런 문제가 더욱 빈번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좀 야속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국제조세 실무를 담당하다보니 국제 스포츠 행사나 공연, 시상식 등에서 우리 국민이 올리는 소득과 그에 따르는 세금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국세행정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국내 조세행정은 이제 어느 정도 시스템에 의한 자율신고가 정착돼 조사건수를 줄이고도 세수 확보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국제 조세분야는 우리의 과세권 밖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예컨대 칸영화제에 상금이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물론 전도연씨는 공인으로서 성실하게 상금에 대한 세금을 신고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신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는 있다.
 
문제는 상금이 얼마인지 국내에서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프랑스 정부를 통해 상금내역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 또 프랑스 정부가 부당하게 많은 세금을 물려 전도연씨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국세청은 프랑스 정부와 협의해 세금을 줄여줄 수 있다. 국제조세분야에서 정부간 협력과 교섭을 위해 조세외교가 필요한 이유다.
 
국세청은 최근 이같은 조세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조세외교의 목적은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해외에서 세무상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도와주고, 외국계 펀드 등이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를 외국 과세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방지하는데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이 증가하면서 현지에서 발생하는 세금문제도 나날이 늘고 있다.
 
베트남의 부가가치세 환급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베트남 국세청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부가세 환급을 지연하면서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물품대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열린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으며, 베트남 국세청도 이례적으로 우리 기업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조세외교의 큰 성과가 나타난 순간이었다.
 
조세외교의 최대 현안은 우리 진출 기업에 대한 외국 과세당국의 이전가격 세무조사다. 특히 우리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전자제품 등에 대해 이전가격 과세가 강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상당한 애로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전가격 과세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이를 통해 조세외교의 최종 목표인 해외 진출 기업의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국세청이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 국제조세 행정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없지만 제3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세청장 회의의 성공적 개최, 세계 10개국 국세청장 협의체 공식 가입 등으로 국세청의 국제적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은 이렇게 높아진 위상에 따라 앞서 진행된 조세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앞으로 전도연씨와 같은 국제적인 스타를 포함해 우리 국민과 기업이 외국 과세당국으로부터 부당한 조치를 받을 경우 국세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마지막으로 전도연씨의 수상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
송성권국세청 국제협력담당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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