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윤학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이윤학의 시황분석]밸류에이션+상품가+선가·운임지수 등 압력]
중국증시, 실력보다 많이 올랐다
글로벌증시에 중국 광풍이 계속 몰아치고 있다. 5월말 이후 다소 주춤해졌지만 장기상승세가 대단한 기세로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저점인 2005년 7월말 대비 상해종합지수는 330%가 상승했다. 동 기간 한국의 코스피가 57%, 전 세계 증시가(MSCI 기준) 37%, 이머징마켓이 7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하다.
중국증시의 초강세를 놓고 증권시장에서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중국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큰 무리가 없다고 하는 견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현재 중국시장의 P/E(12M Fwd)를 보면 16.3배로 2000년 주가상승국면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면에서 단지 이익 대비 주가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는 주가의 적정성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2007년 들어서 6개월간 쉬지 않고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Re-Rating에 대한 기대감이 큰 시장에서 P/E 등 상대가치로 시장의 적정성을 측정하기란 쉽지 않다.
사실 중국증시는 이머징마켓과 비교할 때 이익의 증가속도보다 주가의 증가속도가 훨씬 빨랐다. 특히 2006년 이후 그 정도가 더욱 크다는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증시에서 분명히 차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주가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당사가 추정하는 과열/침체 지수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개장 이래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과열상황에 있다. 중국증시에서 2005년 저점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업종은 2000년 이후 가장 하락폭이 컸던 부동산업종으로, 중국의 개발을 통한 성장이라는 측면이 증시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시장을 보는 몇 가지 관점 - 1
중국경제의 성장력과 성장속도를 단언하기엔 고려해야 할 점이 너무 많다. 또한 경제의 성장수준을 가지고 주가를 평가하기에도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는 2000년 이후 세계경제에 새롭게 편입된 중국경제를 '세계의 공장'으로서, 그리고 국제원자재의 '블랙홀'로 인식하여 왔다.
따라서 2000년 이후 진행된 국제상품가격들의 급등세는 풍부한 글로벌유동성의 영향도 있었지만, 본질적으로는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의 경제성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따라서 국제원자재가격의 흐름은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중국과 같이 원자재수요가 큰 개도국의 경제 및 산업성장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
2006년 2/4분기에 들어서면서 국제원자재가격은 5년간의 장기상승을 일단 접고 조정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다. CRB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고점(320p)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조정이 예상된다. 국제원자재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제유가는 $67대에서 반등을 시도 중이나 저항에 막혀있다. 비철금속의 상승세를 선도하였던 구리는 2006년 초에 톤당 $8,000를 넘는 초강세를 보이기도 하였으나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고점을 낮추며 하락조정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0년 이후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Steel 가격도 2007년 들어 새로운 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추가적인 상승에 실패하였다.
이를 볼 때, 전반적으로 국제상품가격은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제상품가격의 조정가능성은 중국경제의 성장속도의 완화 및 증국증시의 완만한 조정 가능성을 지지하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시장을 보는 몇가지 관점 -2
한국 주식시장에서 최근 중국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는 조선, 기계, 철강, 화학업종 등 자본재 및 소재업종의 주가상승률은 코스피 대비 크게 아웃퍼펌(Outperform)했다. 이들 업종의 업황은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다. 단적으로 조선업종의 경우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세가 본격화되었던 2003년 이후 큰 폭의 성장을 보였는데, 대표적으로 Clarkson 신조선가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여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는 세계경제의 교역량 증가 및 세계경기의 개선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하여 한국의 조선업종은 수주량이 크게 증가하여 이익모멘텀이 빠르게, 그리고 큰 폭으로 개선되었으며, 조선업종의 주가상승도 강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Clarkson 신조선가지수가 2002년 말 105p에서 172p로 4년 만에 64%가 급등함에 따라, 장기저항선이(180p) 임박하게 되었고, 따라서 향후 추세적인 상승에는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등 이머징마켓의 성장과 교역량 증가 등 세계경기의 호전 가능성에 영향을 받은 또 다른 업종은 운송업종이었다. 운송업종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운임에 영향을 받아 높은 주가상승률을 시현하였다. Baltic Dry Index의 경우 2005년 2/4분기의 2510p에서 최근에는 6688p로 2년 만에 2.6배나 상승해 기술적분석의 장기추세상 중요한 저항에(6700p)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업종의 선가지수나 운송업종의 운임지수가 중국시장의 상승세를 가늠하는 직접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중국시장의 조정을 암시하는 기술적 시그널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업종지수 대부분 과열권에 진입
중국증시의 대표시장인 상해증시를 보면 대부분의 업종과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이미 극단적인 과열권에 진입한 상황이다. 상해증시의 5개 업종지수를 기준으로 1990년 이후 사상최고치를 이미 경신하였으며, 장기 월간 로그차트상의 장기 추세선을 이미 넘어섰거나 근접하고 있다.
업종별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경우 2005년 저점 이후 평균적으로 312%가 상승했다. 유통, 도소매업종이 포함된 Commercial 업종의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540%이며, Real Estate업종은 423% 상승하였다. 주로 최근에 상장된 금융업종의 경우(상해증시의 분류상 Miscellaneous 업종)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이는 상장시 이미 충분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각 업종을 대표하는 시가총액상위 기업들이 모두 과열권에 진입했음을 고려할 때, 추세적이고 안정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적절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5월말 이후 조정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금융업종이 포함된 Miscellaneous 업종의 하락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내수관련주식인 포함된 Commercial 업종의 하락율(-20%)이 가장 컸다. 그러나 가장 높은 단기상승율(115%)을 기록하였던 부동산관련 Real Estate업종이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을 기록하였으며, 산업생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Industrial업종 역시 낮은 하락율(-15.6%)을 기록해 중국 주식시장이 최근 조정으로 과열을 충분히 식혔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증시는 밸륭이션 측면에서 주가상승이 정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이머징마켓 대비 주가 상승속도가 이익 증가속도에 비해 매우 과도하다는 점, 기술적으로 극단적인 과열시그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1차적인 부담요소이다. 게다가 중국경제의 성장세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국제상품가격의 하향안정세, 세계 조선업종의 선가지수와 운송업종의 운임지수의 추가상승에 대한 저항 가능성 등이 역시 중국시장의 조정압력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중국증시의 업종지수도 이미 극단적 과열 수준에 도달해있으며, 시가총액상위 종목도 매우 부담스러운 가격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장기적인 상승을 위해서라도 중국증시는 당분간 조정국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증시가 일정 수준의 조정국면에 진입할 경우 한국증시도 중국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윤학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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