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사장 등 일부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로 돈방석에 앉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액수는 3월말 현재로 2059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NHN직원 중 52명은 568억 원의 차익을 거두었다고 한다. <네이버, 성공 신화의 비밀>에 따르면 NHN은 국내 인터넷 유저의 80%가 매일 방문하는 사이트라는 지적도 있었다. 2006년 코스닥 시장 2위의 실적에 시가총액 6조원을 웃돌 정도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에는 인터넷 검색 시장의 지배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물론 이러한 인터넷 검색의 지배는 비단 NHN의 노력만으로 달성된 것은 아니다. 수많은 유저나 네티즌, 누리꾼들의 지적 노력 혹은 정보의 생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야말로 NHN은 생산은 하지 않고 연결만 시키고서 엄청난 수익을 누려왔다. 하지만 NHN이 리좀과 같은 수많은 생산자들에게 사회적 환원 차원에서 취한 조치는 없다. 자발성과 순수성의 네티즌들의 활동을 거의 대가 없이 먹고 자란 것이다.
최근 UCC 열풍으로 불거진 동영상 검색 시장을 두고 각 포털의 다툼이 더욱 치열해졌다. 2005년 1600억 원 규모의 국내 동영상 검색광고 시장은 올해 3200억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프리챌은 지난해 5월 동영상 'Q'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463% 성장했다. 40위권밖에 머물다가 10위권 안에 진입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모든 체제를 동영상 검색에 올인하고 있다. 연내 매출 25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수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전이 없다.
SBSi는 ‘NeTV 원클릭 원포인트’ 행사로 쌓인 1300만원을 UCC 제작자에게 현금 및 SBS보너스머니로 지급한 적이 있다. 방식은 클릭할 때마다 1원씩 지급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방송국에서 정한 작품에만 한정된 것이지 순수 창작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판도라TV는 동영상 UCC에 대한 사이버 머니 ‘큐피(CUPI)’를 지급해 왔다. 큐피는 실제 현금으로도 환전하여 받을 수 있는 사이버 머니다. 다만, 그 대가의 수준이 적정한 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이때 중요한 것은 유효 클릭 수다. 무엇보다 구글 에드센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수익배분 구조의 투명성이었다.
각 포털은 인터넷 유저들이 만든 UCC 동영상을 통해 성장의 꿈을 꾸지만, 수익 배분의 꿈은 별로 꾸지 않고 꾸고 싶어 하지 않아 보인다. 웹 2.0정신이라는 참여와 개방의 코드는 순수와 자발성이라는 이유로 부추겨진다. 이럴수록 대가를 바라는 이용자는 UCC에 대한 순수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쳐지게 한다. 이와 동시에 소통과 민주성의 명분으로 유저들의 피땀을 착취하는 것은 아닌가. 인터넷 자본주의도 역시 선한 사람들을 착취하며 성장하는 것은 아닐까. 각 포털은 성장의 비전만이 아니라 성장을 통한 선순환적 분배 문제에도 주목해야 한다. 지금은 성장과 분배의 동시성은커녕 성장 후 분배라는 개념도 없어 보인다.
김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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