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경찰청은 사건 당일 현장 2곳에 있었던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54)씨가 조직원을 동원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오씨가 한화측의 지원 요청을 받고 폭행 현장에 조직원들을 데려가 위력을 과시했을 수 있다고 보고 사건발생 시간 전후 접촉했던 인물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오씨가 평소 한화측 인사와 어느 정도의 친분 관계를 맺어 왔는지, 오씨가 이번 사건이 세간에 공개된 직후인 지난달 27일 캐나다로 출국한 경위 등을 캐고 있다.
경찰은 "한화측에서 30∼40명이 몰려왔다"는 목격자들 주장에 근거, 김 회장측 경호원ㆍ경비용역직원 등 17명에다 한화 협력업체 D토건 김모 사장과 거물급 조폭 오씨가 각각 인력을 추가로 동원했다고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내일이면 오씨와 김씨가 어떠한 인물을 동원했는지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검찰이 곧바로 `기소'할 수 있는 수준의 철저한 수사 자료를 원하기 때문에 보강수사에 시간을 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희락 경찰청 차장이 7일 "D토건 김 사장과 한화 비서실장 김씨, 김 회장 차남 친구 이모씨 등 3인을 끝까지 찾아내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 전원 사법처리하겠다"는 강경책을 발표하자마자 김 사장이 경찰에 자진출석해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통신수사 결과 폭행 현장 3곳에 모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김 사장에 대해 비서실장의 요청으로 인력을 동원했는지, 김 회장의 폭행장면을 목격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피해자 2명과 대질신문을 했다.
하지만 그는 "청담동 주점이나 청계산에 간 적이 없고 폭행에도 가담하지 않았다. 북창동 술집에서 싸우는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 사장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귀가시켰다.
경찰은 또 김씨에게 전화를 건 한화 김모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함에 따라 김 실장을 상대로 김 회장 부자의 폭행 가담 여부와 조직폭력배 동원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 회장이 비서실장 김씨를 통해 이번 사건을 총지휘한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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