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다, 앞으로의 과제가 더 많다."
중국과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을 펼치기 위해 최근 분당에 TD-SCDMA(시분할 연동 코드분할다중접속) 테스트베드를 구축한 SK텔레콤은 중국과의 3G 기술 협력과 이를 통한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SK텔레콤은 지난 13일 분당에 위치한 TD-SCDMA 테스트센터를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중국과의 영상통화도 시연했다. 분당 테스트센터의 오세현 SK텔레콤 전략기술부문장(CTO)과 중국 베이징 대당모바일 사무실에 있던 홍성철 SK텔레콤 S&T그룹장간의 영상통화는 화질도 깨끗하고 음성도 끊김없이 선명하게 들렸다.
오세현 CTO는 "지난 8월 중국 정부와 TD-SCDMA 개발협력 양해각서(MOU) 체결한 뒤 8개월만의 성과이지만 지금까지는 연습에 불과했다"며 "앞으로의 과제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3G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IT 기업, 콘텐츠 제공업체, 솔루션 업체들이 너무나 많다"며 "SK텔레콤은 이들의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중국 3G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기술지원 및 협력 프로그램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분당 TD-SCDMA 테스트 센터가 중국 정부의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TD-SCDMA망과 WCDMA망과의 연동 기술을 최초로 성공했기 때문. 지난 10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이 센터를 방문했을 당시 원 총리는 TD-SCDMA 기반의 이동전화망을, 최태원 SK 회장은 한국 3G 기술표준인 WCDMA 망을 이용한 영상통화를 해 원 총리가 크게 감탄한 바 있다.
오세현 CTO는 "당시 원 총리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한 것이 많다'고 얘기했는데 이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한 CDMA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TD-SCDMA가 WCDMA망과 최초로 연동된 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비동기인 WCDMA와의 연동은 와이브로 등과의 연동도 가능함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는 분석이다.
오세현 CTO는 한국에서의 TD-SCDMA망 구축과 관련해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한국에서 TD-SCDMA 망을 중국과 비슷한 환경으로 테스트하기 위해 교환기 1식, 기지국 17식, 이 둘을 연결하는 기지국제어장치(RNC) 2식을 구축하고 2월 말 삼성전자에서 장비를 들여왔다. 2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에 TD-SCDMA 망을 삼성전자 교환기에 붙이는 작업을 시도한 것.
오세현 CTO는 "중국에서는 대당모바일이나 ZTE 장비를 쓰라고 권유했지만 SK텔레콤 측은 정 안되면 고민해 보겠다며 국산 장비 사용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며 "엑세스는 새로운 것이지만 교환 기술은 기존의 것과 같은 만큼 국산 교환기 사용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한편 TD-SCDMA는 송신과 수신 주파수로 이원화돼있는 WCDMA나 CDMA2000 기술규격과 달리, 다수의 가입자가 하나의 주파수로 시간대역을 구분해 통신하는 기술방식이다. 동기와 비동기식을 적절히 혼합한 것으로, 5MHz를 1.6MHz씩 3개로 나눠쓰는 일종의 협대역 방식이다.
중국은 지난 98년부터 대당모바일을 통해 독일 지멘스와 손잡고 독자적인 이동통신 기술표준을 개발해왔다. 국제통신연맹(ITU)이 중국이 제출한 TD-SCDMA를 CDMA2000, WCDMA와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표준으로 인정함으로써, TD-SCDMA는 시분할(TDD) 기반에서 유일한 3G 국제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중국의 TD-SCDMA가 세계 유일한 기술표준이기 때문에 시장운영경험을 벤치마킹할 나라가 없다는 점이며 때문에 중국은 경쟁력있는 통신사업자의 지원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 정부가 SK텔레콤같은 해외 사업자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바로 산업의 틀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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