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로 인해,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허수’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보진영이 대거이탈하고,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을 찬성하고 있는 측이 보수층인 상황에서 미묘한 정치적문제가 불거질 경우, 지지율이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FTA 타결직후인 3일, MBC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와 관련,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이 32%, '잘못하고 있다'가 57%였다. 지난달 20일 조사에서 22%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10%가 오르는 등 큰 폭 상승했다.
KBS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2%로 나와 지난 2월 23일 조사 때보다 8.9%가 올랐다. 한겨레신문과 리서치플러스 조사에서도 노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1.5%로, 지난 2월 24일 조사 때의 19.1%보다 12.4% 상승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번 협상 타결 후, 상당수 진보 그룹과 열린우리당 일부세력 등 실질적인 지지층에게는 완벽한 외면을 받았다. 최근 이들은 연일 비난을 쏟아내며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핵심 지지층 이탈로 임기 말 불안한 운행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보수층과 보수언론 등에서는 연일 칭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지지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개헌안에 대해 자진 철회를 요구하며 적극적인 대응은 자제했으나 최근 노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치자, 개헌관련 홍보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노 대통령은 오는 10일 임시국회에서 개헌안 발의를 할 예정이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정치적 의제로 노 대통령 영향력이 확대되는 걸 원치 않고 있다. 결국 보수 세력이 공격에 나설 경우, 노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이전보다 훨씬 열악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만약 관철이 된다 해도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노 대통령의 영향력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에서 터져 나온 노 대통령의 최측근 안희정 씨의 대북 비밀 접촉 또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 씨 비밀접촉 파문은 FTA 국면으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국정조사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한미 FTA 타결도 진통을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표면적으로는 "잘한 건 잘했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대선 틀을 바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혼재하고 있다. 벌써부터 차기 정권에서 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대두되고 있는 만큼 국회비준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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