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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다걸기 전략과 우려먹기

월드컵 올인으로 김성주 독점 이후 김주하까지

성경환 MBC 아나운서 국장은 'PD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전략적으로 투입한 것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전략적인 투입이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출연토록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아나운서들의 질시가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전략적 투입은 바로 월드컵 방송 이후 김성주 전 아나운서가 대중적 지명도를 폭발적으로 얻게 만들었다. 사실 아나운서 국장의 재가가 없었다면, 김성주 전 아나운서의 행보가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은 익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전략적 투입은 과히 MBC다운 것이었다. MBC의 기본적인 전략은 올인 전략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려먹기다. <환상의 커플>, <거침없이 하이킥>, <주몽>은 올인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될 만한 프로그램은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아우르는 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모두 언급 하고, 심지어 지방 MBC의 자체 프로그램에서도 띄운다. 이는 방송의 다양성과 공영성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다.

다시 독일 월드컵을 예로 들어보자. 민언련에 따르면, 2006년 새해 첫날 월드컵 관련소식을 MBC가 10건, SBS가 8건, KBS가 6건 보도했다. MBC는 독일 현지에 스튜디오를 설치해 위성 생중계로 월드컵 소식도 전했다. 방송모니터회의 분석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D-30일'이었던 2006년 5월 10일 MBC 20건, SBS 17건, KBS 10건의 보도를 했다. MBC는 이날 전체 보도량의 57%를, SBS는 50%를 월드컵 소식으로 채웠다. 다음날 11일 '월드컵 대표팀 최종명단'이 발표되자 MBC는 11건(42.31%)의 월드컵 관련 보도로 내보냈다.

한국·프랑스 전이 열린 직후인 19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오후 7시 55분부터 9시 50분까지 1백15분간 진행됐고 SBS ‘8뉴스’는 1백분, KBS '9시뉴스'는 60분의 시간이 할당되었다.

MBC ‘뉴스데스크’는 ‘한국·토고’전이 열리기 전날 전체뉴스 28꼭지 중 16꼭지를 월드컵 관련보도로 편성했다. ‘한국·토고’전, ‘한국·프랑스’전이 열린 뒤에는 첫 메인뉴스에서 전체 60꼭지 중 42꼭지, 59꼭지 중 44꼭지 등 3분의 2이상이 월드컵 보도였다. 한국과 토고전이 열리던 6월 13일 KBS가 14시간 40분, MBC가 18시간의 월드컵 방송을 내보냈다.

독일 월드컵에 다걸기를 하는 것은 광고 수입 때문임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MBC가 많은 비판을 받은 이유가 되었다. 사실 이는 보도기사만을 다룬 것이지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서 월드컵 이야기는 넘쳐났다. 너무나 많은 방송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사조차 어렵다.

그러한 덕분인지 김성주 전 아나운서는 이러한 월드컵 기간 중에 더욱 떴다. 김성주 아나운서가 뜬 것은 이러한 MBC의 월드컵 올인 방송에서 크게 기인한다. 물론 월드컵과 함께 찾아온 대중적 주목은 월드컵이 사라지면 끝난다. 사실 한국 팀이 16강전에서 탈락했으므로 재미를 별로 보지 못한 것이 MBC다. 그런데 월드컵이 끝나고 재미를 붙인 곳이 있었으니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김성주 전 아나운서였다. 방송국 아나운서실에서 적극적으로 예능 오락 프로그램에 그를 출연시킨 것이다. 물론 그것이 아나운서실의 단독 결정이었을까. 또 다른 MBC의 올인 전략의 발동으로 보아야 한다.

이 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김성주 전 아나운서에 대중적 주목은 거품이었다는 점이다, MBC의 인위적인 올인, 혹은 부양 전략의 산물이다. 이는 거꾸로 MBC가 받쳐주지 않는 김성주라는 아이콘은 가치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MBC가 김성주 전 아나운서를 비판할 자격은 없다. MBC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MBC로써는 손해 볼 것은 없었다. 그의 프리선언을 통해 아나운서실에 주목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이즈마케팅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프리선언으로 대중적 주목의 아나운서가 빠져 나가도 그 자리를 채우는 인물은 언제나 시스템에서 배출된다. 다만, 그 후광을 누가 입는가의 차이점만이 있을 뿐이다.

그 후광을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김주하 아나운서다. 아니 새로운 올인 전략의 주역으로 다시금 등장했다. 물론 김성주 전 아나운서의 한계를 딛고, 진보의 최전선에 있는 상품으로 등장했다. 여성 아나운서로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제2의 백지연 아나운서를 지향하는 것이다. 매체에서는 자신의 성공과 부를 마다하고 조직 속에서 충성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이 찬양된다. 프리 제안을 거절한 것이 마치 위대한 미덕이라도 뒤는 듯이 상품화된다. 오락이나 예능에서 난잡하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교양 있고 시사에도 밝은 아나운서의 탄생을 전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보수적 회귀로 보인다. 프리 선언 자체가 나쁜가. 개인을 버리고 조직에 끝까지 충성해야 하는가. 오락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아나운서들은 품위가 낮은 것인가. 근본적이 물음을 다시 과거로 회귀시켜놓고 있다. 무엇보다 아나운서이자, 기자인 김주하 씨를 MBC가 얼마나 또 우려먹을 것인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우려하는 것은 우려먹기가 결국 MBC에게도 자업자득의 우려스러운 효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김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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