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유령이 방송가와 증권시장을 배회하고 있다. 흡혈귀처럼 사람들의 피를 빨고 있다. 아니 유령이나 흡혈규의 망동(妄動)이 아닌 실제적인 ‘대국민사기극’에 가깝다. 일개 기획사의 문제가 아니라 부실 덩어리인, 이름 하여 팬텀엔터테인먼트 그룹과 DY엔터테인먼트사, 그리고 일부 연예인의 행동은 대국민 사기극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통해 유명해진 이들을 데려다가 기획사 몸집을 키워서 팔아먹거나, 부풀려진 하위 기획사를 사서 주식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생산성의 거의 없다. 매출액도 불확실하다. 확실한 것은 적자 규모다. DY 엔터테인먼트의 적자는 이미 9억 원이며, 이를 인수한 팬텀엔터테인먼트의 팝콘 필름은 2년 연속 자본 잠식 상태로 관리 종목이 됐다. 경상 손실도 자기자본 대비 50%를 넘고 있다. 그야말로 퇴출 위기에 있다. 기업의 재정은 회사 사무실 보증금밖에 없는 유령인데, 주식 시장에서는 상종가를 친다.
신동엽 씨는 DY엔터테인먼트에 단지 연예인의 이름을 가져다 회사 이름값을 올려 팬텀에 팔아치우고,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무슨 손정의나 유튜브 창업자 채드 헐리·스티브 챈이라도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생산성 혹은 실체라도 있었다.
신동엽 씨는 다른 전례의 연예인들보다 영리했다. 과거 서세원 미디어 그룹의 서세원씨와 개그맨 전문 매니지먼트 업체 ‘스마일 매니아’ 대표 박승대 씨는 다른 기업을 확보해 우회상장을 했다. 야심찬 추진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다. 실패한 이유는 비즈니스 경험이 없는 이들이 전적으로 경영을 장악하려 했기 때문이다. 경영을 누가 하건, 누구의 이름으로 되어있건 최종 결론은 수익을 챙기냐 다. 골치 아프게 운영하느니 적당히 연예인들 이름값으로 회사 인지도를 높여 팔아먹고, 수익을 챙기는 게 더 효율적이다. 다시 하나 만들면 된다. 그리고 팔아서 수익을 집어 삼키면 된다. 이른바 치고 빠지기다. 새롭게 등장하는 연예인 스타는 널렸다. 이러한 모델을 신동엽 씨가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는 애초에 경영의 뜻이 없었고, 팔아먹는데 뜻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제 모델의 급격한 확산만 남았다. 이미 많은 연예 기획사들이 이런 수익 모델에 올인 하고 있다. 다른 개그맨들이 만든 기획사들도 결국 유명 연예인들을 키워 팔아먹겠다는 것이다. 사람을 수단화하는 데 연예인 구분이 필요 없다. 방송과 스타 시스템의 증권 시장화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방송은 이제 대국민 사기극의 하청 기지, 증권 시장에 복속 되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MC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부산스레 난리를 피우는 것은 주식 딜러로써 아우성을 치는 것과 같다. 아니, 우리가 속한 회사의 주식을 사달라고 난장을 부리는 셈이다. 신동엽 씨나 김성주 씨는 주식 딜러 팀장들이다. 방송은 마케팅 행위일 뿐이다. 단순히 아나운서의 프리선언의 옳고 그름에 올인 하던 매체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아니 아나운서들이 집단 소송이라도 내야할 판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모든 시청자와 대중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 대중들이 보내준 인기가 그들의 국민 사기극의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눈길을 준 이들은 그들의 인기를 높여주었고, 그들이 인기를 이용해 마치 대국민적 사기극을 벌이게 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나중에 모든 독박을 쓰는 이들은 스타를 사랑하는 국민들이나 대중들이라는 사실이다. 스타를 사랑하는 이들의 피땀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모델이 이제 창궐할 즈음이다. 도대체 검찰의 눈은 어디에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위원회는 뭘 하는지.
주가 조작이나 주가 부양의 의혹에 있고 관리 대상이나 실체 없는 연예 기획사에 소속 되어 있는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을 금지시켜야 한다. 방송의 공영성이라는 점에서도 문제지만, 방송을 통해 도덕적 헤이를 광범위하게 유포시키는 치명적인 실수를 고의로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적 스타라는 유재석은 그러한 DY 소속인데 인기 많은 그가 겹치기 출연하면서 실체 없는 회사의 인지도를 높여 사람들이 부실기업에 투자를 유도하는데도 방관하는 게 우리 사회다. 뭐 유재석만이 문제일까. 그럼 김용만, 강호동, 강수정, 박경림이 단순히 막강한 파워를 지니며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 문제일까. 한순간 바람 같은 이름과 이미지들에 기댄 그들의 난장 까기에 모든 법과 제도적 시스템이 놀아나고 있고, 그것에 자발적 복종을 하고 있는 영혼의 문제다. 우리 사회의 영혼은 단지 IMF 10년 자본의 광풍에 죽어버렸나. 광풍은 지나가도 남은 상처는 깊다. 지금 ‘대국민사기극’이라는 광풍이 남길 상처는 얼마나 클 것인가 가늠하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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