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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에 KO 당한 <거침없이 하이킥>

MBC의 올인 전략의 위험성

"<거침없이 하이킥>이 재밌다고 생각하는가. 주위 사람들이 재밌다는 말을 하니 한 번 본 사람들은 실망을 하기에 충분했다. 도대체 무엇이 재미있다는 말인가. 하나도 재미없다."

어찌된 일인가. 갑자기 <거침없이 하이킥>이 재미없어졌다. 사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청률이 얼마 나오지 않던 초반부가 더 재미있었다.

그 수많은 이야기 중에 단연 야동 이순재 이야기만 화제였다. 사실 야동 이순재도 거품이 농후했다. 상황이 웃기기보다는 기사로 썼을 때, 조횟 수가 높아질 만한 소재였다. "야동"이라는 자체가 이미 클릭수를 높일 소재였다. 즉 진짜 재밌기 보다는 기사용으로 아주 좋은 소재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에게 아주 좋은 호재였던 것이지 정말 재밌는 발상은 아니었다. 다만, 노인이 야동을 본다는 권위의 전복성이 있을 뿐이다.

<주몽>이 재밌다 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주몽>은 높은 인기를 유지한다. 물론 다른 드라마가 죽을 쑤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보게 된다. 더구나 길게도 하기에 그만큼 중독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크게 재미가 없어도 보게 된다.

대중문화에서는 한번 뜨면 그 내용이 재미가 없다고 해도 시청률은 떨어지지 않는다. 누구보다 제작진은 이를 잘 안다. 여기에 상대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죽을 쑤고 있으면, 시청률은 나올 수밖에 없다. 어차피 킬링 타임을 위해서 텔레비전은 보는 것이니, 그나마 볼 수 있는 차선의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가 가세함으로써 시청률은 더 올라간다. 다수적 증거 심리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하니 안 보던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어쨌든 무엇인가 사람들은 보고 즐길 거리가 필요하니 말이다.

더구나 사람은 한번 주의를 기울인 대상에 대해서는 관심을 유지하려 한다. 일관성 유지의 심리다. 여기에 인지적 구두쇠 심리도 작용한다. 한번 주의를 준 작품이 이미 존재하면, 다른 작품들에 주의를 주기가 힘들다. 이미 주의를 기울인 대상을 버리지 못한다. 예컨대, 새로운 드라마에 몰입하기 쉽지 않다.

요컨대, 보던 드라마는 생각이 필요 없이 계속 보게 된다. 그러다가 본전 심리, 매몰 비용에 대한 심리가 작용한다. 즉 한번 주의를 한 프로그램에 들일수록 쉽게 그 주의와 투입 시간을 포기하지 못하고 안주한다. 따라서 드라마가 재미없어도 시시하거나 엉터리라고 생각해도 붙잡고 있게 된다. 더구나 부여 효과(endowment effect)에 따라 보기 시작한 드라마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가치를 부여하고, 그 소속 집단이 클수록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한번 고착된 시선은 되도록이면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렇게 된 이후에 최후의 수단이 개입된다. 그것은 바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감각적인 내용이다. 즉 앞의 줄거리에 상관없이, 앞의 줄거리를 모르는 사람도 시선을 둘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감각적인 내용은 드라마에서는 불륜, 선정적인 장면, 출생의 비밀, 질병이다. 사극이라면 거침없는 전쟁 신을 무작위로 넣기 시작한다. 세밀한 심리나 상황의 묘사보다는 감각적인 에피소드 줄거리 중심으로 타락한다. 그래서 <주몽>은 지금 그 단계를 밟고 있다. <주몽>은 이미 드라마가 아니다. 광고 수익을 올려주는 강한 중독성 약품에 불과해졌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이미 관점이 흔들렸기 때문에 재미가 없어졌다. 처음의 탄탄한 상황 설정을 통한 시도들은 사라졌다. 각 인물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동시적으로 탄탄하게 맞물리는 상황 설정에서 유발되는 웃음 보다는 감각적인 에피소드에 얽힌 각 인물의 행동과 표정에 전적으로 의지하기 시작했다. <주몽>이 애초부터 각인물의 생생한 캐릭터 묘사를 포기했던 것도 시청률에 못 박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침없이 하이킥>은 작품성에 인기 있는 시트콤으로 보인다. 인터넷 검색 순위에 오르고, MBC에서는 홍보에 특유의 올인 전략을 사용 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작품인 것으로 인식된다. 이미 이름을 얻었으니 더욱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이한 내용을 엮어 넣으면 된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작가와 피디가 이미 마음대로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으니, 어떻게 관점을 유지하겠는가.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종 잔기술이 개입되고 있으니, 정말 재미없어졌다. 지금으로선 이미 <거침없이 하이킥>은 끝났다. 곧 종영되는 <주몽> 이후의 수익을 생각할 때 더욱 <거침없이 하이킥>에 대한 MBC의 올인 전략이 기승을 부릴 경우 더욱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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